저는 널리 알려진 정치성향 분류에 따르면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하여 한때는
우리나라의 보수라 칭하는 자들의
허황된 구호에 잠시 현혹될 뻔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제가 세상을 온전히
인류의 보편적 상식에 기반하여
주도적으로 바라보게 된 이후로
맹세코 단 한 번도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참칭하는 수구세력의
허황된 구호에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계기는
그네들이 벌인 천막당사의 운동화 "쇼"였습니다.
이후에는 일일이 늘어놓기도 벅차군요.
게다가 지금까지도
가열차게 이어지는 수구의 수작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분이 차오릅니다.

그럼에도 인정하고 납득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세상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굽히고 왜곡하는 무척 영리한 짐승들이 있다는 것.
또한
세상에는 그 짐승들에게 놀아나는
무척 우둔하고 선량한 인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있습니다.
...  많습디다.
평소 함께 웃고 위하는 우리 이웃.
별 것 아닌 음료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아이가 아프면 서로 걱정해 주고
명절이면 작게나마 과일 하나, 떡 한 조각 나눌 줄 아는
참으로 고맙고 따스한 그 분들..

하지만, 선거철이 되면 빨간 옷을 입고
열기 띈 눈빛으로 거리를 누비는 그 분들.

제가 그 분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은
적개심이 아닙니다.
서글픔이고 애처로움이며 안타까움입니다.

아래에 어떤 글이 있더군요.
무척이나 많은 댓글이 달린..

그 글을 작성한 당사자에게 묻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지금의 민주당을 지지하는 너희돌도
반대의 경우가 되면 내란을 일으킨 세력을
무지성으로 지지할 것이다..
너희도 똑같은 놈들이니
상대에게 적개심 불태우지 말고 냅둬라..

정확히 같은 워딩은 아니겠습니다만
이런 의미로 정리되더군요.

아닙니다요 이 생각 짧은 양반아.
안 그랬습니다.
니가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지금껏 이뤄 온 역사를 모르고서,
혹은 알고도 적당히 뭉뚱그리며
펼치는 양비론일 뿐입니다.

박근혜 촛불 때,
소라탑 앞에서 모이던 1회 집회부터
파면 선고와 이후 일련의 처리가 끝나기까지
우리는 그 어떤 사고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서초동 앞에서도
지하철역 입구에 올라가 과격행위를 하던 시위자에게
제발 내려오라고 입모아 부르짖었으며

윤석열이 군대를 이용해 밀어 붙였어도
맨 몸으로 저항하고
응원봉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끝난 이후에는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는
시민 의식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우리는 긍지이며 자부심이고 떳떳함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이뤄낸 이후에도
우리는 우리와 정치적으로 견해를 달리하는
이웃의 그 분들을 마냥 적대하지 않습니다.

물론 함께 웃으며 이야기 하다가도
분위기 싸~ 해지는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분들을 천하에 몹쓸 놈.이라
함부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적으로 삼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짐승'들 입니다.

광복이후 친일 매국반역자 계보를 이어 온
국민의 힘과 그 세력이 우리의 적이고.
안타깝지만 그네들의 선동에 놀아나
돌이킬 수 없을만치 선을 넘어버린 일부가
우리의 적입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만은
어떤 용서도 관용도 보이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이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재명을 응원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짐승'을 상대하기에 가장 적절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이라면 아무에게나 적개심 불태우지 않고
우리가 적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그것들을 확실히 치워낼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정치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모두를 적대하지 않았습니다.

반대 입장이 되면..
문재인 전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켰어도
무지성으로 옹호했을 거라구요?

웃기지 마세요.
우리는 엄히 구별해왔습니다.
그 피말리는..
하지만 우리 주변의 이웃을
마냥 싸잡아 적으로 간주하지 않고자 애써왔던
우리의 노력을 함부로 무시하지 말란 말입니다.

그따위 알팍한 견해를 부둥켜 안고 옹송그리려 하는 용렬함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군요.
수백 개의 댓글에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 하는 당신에게
그저 돌려드릴 것은

명백히 비웃음이 섞였지만
굳이 그 기색을 가리고 싶지도 않은 한숨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