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무한도전에 이재진 씨가 나왔더군요.

덕분에 예전 군대 생활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71사단 이였습니다. 
수방사 예하사단이며 동원사단이라 인원이 굉장히 적었습니다.

사단은 163연대 165연대 166연대 사단직할대 포병연대 전차중대가 있었고, 전차중대는 유일하게 완편에 가깝게 인원이 배치 되어있어서 사단에서 먼 곳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 보급수송대대라는 사단직할대 중 하나에 있었고, 대대라고 해봐야 23명인 곳이였죠. 그 중에서 제가 맡은 보직은 1종 부식계원 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타 부대 소식들을 알음알음 얻어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재진이라는 관심병사가 있다는 것도 꽤 빨리 알 수 있었습니다. 

네, 이재진이라는 병사는 관심병사 였습니다. 제 후임도 아니고, 업무상 마주칠 일도 없는 연대의 소총병 아저씨라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말년에 지겨운 일과에 잠깐 지나가는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았죠.

그러다 허리를 다쳐서 청평병원으로 외진을 나간 적이 있더랬죠. 누군가 정신병동의 철문을 열고 나오는데, 정말로 낯빛이 어두웠습니다. 옆에 후임이 알려주더군요. 이재진이라고, 그래서 다시 얼굴을 보니 무표정하고 어시장에 내걸린 생선마냥 생기없는 얼굴이 그 연예인 맞나 싶을정도로 초췌하더군요. 

아무튼 그리고 나서 여러분이 아시는데로 이재진 씨는 탈영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제가 71사단에 배치 받은 이후 처음 나온 탈영이라고 하더군요. 
부대는 비상이 났고, 휴가 나갔다가 복귀를 안한 사람을 찾아 부대 전체를 샅샅이 뒤져야 했습니다. 
정훈공보부에서는 전 장병을 대상으로 그 어떤 말도 영외에서 타인에게 발설하지 말라고 교육을 시켰고,
꽤 장시간 휴가 외박이 통제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전 얼마뒤 전역했지만요.

무한도전에 나온 모습을 보니 그래도 건강히 잘 전역을 하신거 같아 다행이더군요.
생각이 나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