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전차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보병들과 함께 전선을 돌파하고 적의 참호를 뭉개버리고 시가지로 진입해 건물들을 모조리 때려부수는 강철의 괴물, 그것이 전차다.

하지만 하늘에서, 그것도 2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에서 전차가 갑자기 떨어진다면 어떤 느낌이겠는가.

 

 

ugcCA4WWCV9.jpg

 

[충격과 공포다 그지 깽깽이들아!!]

 

 

지금이야 우수한 과학력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가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

 

오늘 소개할 병기는 최초로 공수작전에 투입된 영국제 공수전차 '테트라크' 다.

 

 

 

GB-VickersLightTank-MarkVII-TetrarchICS.jpg

 

[역시 세상의 흉악하고 병신같은건 죄다 영국이 만든다.]

 

사실 테트라크는 처음부터 공수전차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1936년 영국의 비커즈 사에서 '푸다' 라는 개발명으로 경전차 A17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꼴랑 15mm 기관총 2문 탑재한 정찰용 차량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설계도중 대형 포탑을 탑재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이왕 이렇게 된거 '2파운더 대전차포 (40mm)' 를 달자는 의견까지 나와버렸고 진짜 2파운더를 장착해버렸다.

 

중기관총 단 고속 정찰 차량에서 2파운더를 장착한 고속 경전차로 설계 목적이 확 바뀌어 버린것.

그런데다가 이 전차 뭔가 심상치 않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일단 전차의 무한궤도 쪽 부터 살펴보자면 전륜과 기동륜의 크기가 같다.

 

 

-486359638.jpg

 

[나중에 리뷰하게 될 M4셔먼]

 

 

비교를 위해 M4 셔먼을 한번 살펴보자 전차 무한궤도에 거대한 톱니바퀴가 회전하면 나머지 바퀴들도 회전하며 전차가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셔먼은 이러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덕택에 주행속도는 조금 느릴지 몰라도 험지를 손쉽게 돌파할 수 있다.

하지만 대전차포나 대전차화기에 명중당한다거나 뜻밖의 사고로 무한궤도가 끊어지면 전차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한다.

만약 이런상황이 온다면 무한궤도를 수리할 여유가 있다면 무한궤도를 수리하고 그딴 여유 없으면 전차병들을 전차를 버리고 튀어야된다.

 

하지만 A17은 전륜과 기동륜의 크기가 모조리 통일되어 있다.

이로인해 험지에서는 힘이 딸려 제대로 운행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도로에서는 장갑차 마냥 빠른 속도로 질주할 수 있었고 무한궤도가 끊어져도 그냥 내달리는게 가능했다. 참 듣기에는 좋아보인다. 하지만 공습과 포격으로 초토화된 전장에서 깔끔한 도로를 찾는게 쉬운 일일까…

 

그리고 본디 전차라는 물건은 방향을 전환할때 한쪽 무한궤도의 회전수를 줄이고 다른쪽 무한궤도를 더욱 많이 회전시켜 방향을 트는 마치 노로 움직이는 보트와 같았는데 A17은  그딴거 없이 그냥 자동차처럼 전방 유도륜이 움직이면 방향이 움직이는 식이었다. 거의 전차계의 이단아 수준.

(이게 전차냐 아니면 장갑차냐?)

 

전차의 방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바퀴까지 장갑처리를 해 줄 정도로 공을 들인것 까지는 좋은데 엔진도 전차 뒤쪽에 후륜구동식 전차인 주제에 연료탱크는 전면에 달아놓는 괴이함을 보여 연료실과 후방전투실이 장갑판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비커스 사는 이딴 물건 만들어놓고는

 

올ㅋ 이정도면 지금 전장에서 굴리는 MK.VI  경전차 대체 가능할듯

 

이라며 내심 기대했지만 정작 영국 군부는.

 

MK.VI 만으로도 충분한데 저딴 이상한 전차 필요 없다.

 

라고 해서 A17은 매장당하는 듯 보였으나… 이후 무슨 꼴페미 양산 드라마와 같은 시련을 겪게된다.

 

아프리카 전선의 투입된 영국군이 독일의 전차와 맞설 화력 좋은 경전차를 요구, A17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시작된 독일의 전격전으로 인해 영국군이 전선에서 퇴각하고 우선순위가 중(重)전차 들로 돌려서 양산이 무산되고 그나마 생산된 초기 20대가 생산되자마자 A17을 찍어내던 공장이 독일의 공습으로 산산조각 나고. 초기에 생산된 20대도 영국군에서 굴리는게 아니라 무기대여법으로 소련에게 빌려줬는데 정작 이걸 받은 소련군은 기습용으로나 사용할 고속 경전차를 (심지어 소련 국토 특성상 A17이 진짜 기동성을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 구조도 더럽게 예민해서 쉽게 고장남) 급히 최전방에 꼬라박아준 덕택에 힘도 못써보고 전멸.

 

 '이딴 쓰레기를 도대체 왜 보낸거냐'

 

라며 역으로 욕만 잔뜩 먹는다. 결국 20대중 절반은 날아가버리고 그나마 남은 10대도 박물관으로 직행.

이후 일본군이 마다가스카르를 통해 인도양으로 진입할 것을 두려워해 마다가스카르 상륙작전을 시작할때 겨우 실전에 참가하게 됬는데 A17의 냉각장치가 열대 지형에서는 쉽게 가열된다는게 밝혀져 여기서도 퇴짜.

 

'이 물건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굴릴만한 물건이 아니다!!'

 

라고 낙인이 찍혀 진짜 매장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육군이 이걸 매몰차게 내버리자 이걸 주워가는 영국군 공수부대가 있었으니…

 

A17의 무게가 고작 7.6톤 정도에 지나지 않는대다가 화력도 뛰어나다!!

 

라는 점에 착안하여 공수부대는 이걸 글라이더에 싵고는 적진의 한복판에 떨궈버리는 미친 발상을 하게 되고 실제로 이게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70대정도 있던 A17을 전부 공수부대로 가져온 뒤 전차 명칭도 '테트라크' 로 변경하고는 1944년 6월, 영국 코만도들과 함께 글라이더 째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됬다.

 

ugcCAPTHDFS.jpg

[착륙하는 글라이더를 본 독일군]

 

 

독일군 : 방금 홍차국 새끼들 글라이더 떨어짐ㅋ 다 조지러 가자. 병신들이 시대가 어느때인데 글라이더나 떨구고ㅋㅋㅋㅋ

 

 

기껏 해봐야 글라이더 안에 코만도들이나 타 있겠지 하고 대전차화기 하나 없이 글라이더가 착륙한 지점으로 내달려가보니

 

 

 

-2122908771.jpg

 [어 씨발?]

 

 

글라이더 안에서 이런 물건이 뽈뽈뽈 기어나오고 있으니 독일군 입장에서는 대충격.

테트라크에 장착된 기관총과 빠른 속사가 가능한 2파운더 포를 사방에 갈기고 돌아다니니 더욱 충격.

기갑전력 최강이라 불리우던 독일군이 저딴 병신 전차에 털리고 있다는것을 생각해보니 더더욱 충격.

 

이후 마켓가든 상륙 작전이나 라인강 도하 작전등에 투입되어 독일군의 보병을 잡는 그럭저럭의 활약을 했다.

 

사실 앞서도 말했듯 테트라크 자체가 뛰어난 경전차는 절대 아니다. 무장으로 보나 험지에서는 활약도 제대로 못하는 어딘가 병신같은 설계로 보나.

후방 엔진, 후륜 구동식 전차인 주제에 연료 탱크는 전면에 배치하는 병신같은 구조로 보나.

이 경전차로는 독일군의 기갑차량을 상대하는것은 사실상 무리였다.

 

하지만 이걸 글라이더에 실어 적진 한가운데에 통째로 떨궈버린다는 영국 공수부대의 기막힌 생각 덕택에 빛을 본 최초의 공수전차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