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해서 달력에 표시되는 날은 딱 3가지 뿐입니다. 4.19 혁명일과 6.10, 그리고 광주사태입니다. 앞의 두가지는 사실상의 개헌과 정권교체를 이끌어낸 '혁명'이기 때문에 높일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사태는 당시 흔하디흔한 수많은 민주화운동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실패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식명칭으로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고 불러주는건 광주사태가 유일합니다. 아마도 희생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저건 광주사는 사람들 관련된 문제고 현재 '민주주의를 누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규모상으로 더 컸던건 광주사태가 아닌 부마사태입니다. 그러나 부마사태는 달력에도 표기되지 않고 따로 공식행사가 정해져 있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광주사태를 이용해먹은 정치인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이 광주사태 기념식 참석 안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명박은 원래 4.19와 6.10 제외하면 부마사태 기념식에도 참석 안합니다. 그런데 광주사태에 참석하는게 더 웃긴 겁니다.

그리고 이미 30년도 더 지난 광주사태 기념식이 현직 대통령이 반드시 가야 될 정도로 중요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노무현의 경우 자신 취임 직전에 있었던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행사에 단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으며 첫해에만 근조화환과 조전을 보냈을 뿐입니다. 2년차부터는 저나마도 없었죠. 물론 저걸 가지고 노무현 욕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지금 정치인들이 이명박을 광주사태 가지고 까는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광주사태가 암만 위상이 높다고 해도 나라를 지키다가 전사하신 연평해전 전사자 분들보다 높다는 생각은 전혀 안듭니다. 광주사태는 그냥 광주사태일 뿐이고 과거 신군부 시절 숱하게 있었던 민주화운동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이걸 가지고 굳이 '반란'이니 하면서 폄하하는 것도 웃기지만 저것자체에 무슨 신성성을 부여해서 신격화시키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저런 행사 하나 참석안했다고 욕먹는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