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세상이 그리 만만치 않은건 사실이야.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정의롭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가길 원하지.

하지만 현실에는 그걸 방해하는 유혹들이 굉장히 많다.

잠깐 정의에서 눈을 돌리면 재물과 일신의 안락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수두룩하단말이지.

거기에 정신이 팔려 한번, 두번 눈을 돌리다보면 결국엔 눈을 감게 된다.

뭐 그것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어. 본래 인간은 욕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거니까.


헌데 인간의 욕망이라는건 여러 의미로 끝이 없어서 말이지,

그렇게 재물과 안락을 취한 놈들은 대개 지들이 내다버린 정의라는 가치에까지 눈독을 들이더라구.

그렇다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손에 쥔 걸 놓은 생각은 없단 말씀이지?

그럼 어떻게 하느냐? 해답은 간단해. 정의의 기준을 바꿔버리는거야.

내가 이런저런 부도덕한 행위들을 하긴 했지만 '이건 사회를 살다보면 당연히 하게되는거야.'

나 정도면 그래도 정의로운 사람이야, 라며 자신을 속이고 남들마저 속이려 들지.

악행을 저지르지만 악인이라는 타이틀을 받아들이기는 또 두려운, 되다만 쭉정이같은 족속들.

실로 양심도 긍지도 없어보이지만 뭐 좋아,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기 싫다면 그렇게 눈 돌리고 살라 해.


하지만 말이다, 뭐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자기위로를 하든 탁탁탁을 하든 그건 알 바 아닌데 말이다.

그런 놈들이 실제로 정의롭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을 비방하는건 좀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냐?

누군가가 네놈이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는 꼴은 죽어도 못보겠다 이거냐?

전세계 60억 인류가 다같이 자신과 함게 똥받에서 구르지 않는 이상 그 왜소한 마음이 버틸수가 없는걸까?

아니면 포도나무 밑에서 멍때리고 있는 여우처럼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의 가치는 죽어도 인정 못하나?

이게 현실이라고? 현실을 모르는 놈들이나 그렇게 나설 수 있는 거라고?


진짜 현실을 가르쳐줄까?

사회의 온갖 방해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바로 현실이다.

어줍쟎게 사회 운운하고있는 놈들은 이미 자기 손으로 그 가능성을 내다버린 소시민이라는게 현실이고.

이 둘 사이에는 상당한 클라스의 차이가 있다는 것 또한 현실이다.

네놈들보다 도덕적으로 훌륭한 인간들이 실존한다는게 바로 현실이라고, 이 쭉정이들아.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싶다면 돌려라. 어차피 많은거 기대 안한다.

하지만 변질된 자신을 애써 긍정해보고자 변질되지 않은 놈들을 끌어내리는 짓거리는 좀 자제해라.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