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잔인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면 조낸 사람이 잔인해지고
조낸 야한 게임, 영화를 보면 사람이 조낸 야해지다 못해 성폭력범이 된다는 얘길 믿지 않는다.

시밤. 용불용설도 아니고 세상 참 단순하게 보는 책벌레들의 소리라고 믿어.

예전에도 썰을 풀었다시피 난 20년 가까이 사창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었다.
다섯살 때 이사가서 상병 휴가 나왔더니 집이 없어져 멘붕했던 때까지니까
20년이 조금 안되는 세월이었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 만났던 애들의 삼분의 일 정도는 아빠 없는 애들. 창녀들의 아이들이었다.
걔네들이라고 별반 다를 바 없었고 해당 지역사회가 창녀들의 아이라고
따를 시킬리가 만무한 곳이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잘 어울려 놀았다.

뜬금없이...

알겠냐?
자신보다 큰 권력이 문제삼지 않으면 사람의 새끼들은 대부분 아무 문제없이 잘 큰다.
내가 살던 곳에서  창녀 자식, 아비없는 사생아는 평균치에 속하기 때문에
애들의 정신상태, 발육상태 등등이 정상에 가까웠고 딱히 문제삼을만한 요소가 없다는 말.

여툰.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살고 있는 곳이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누구로부터? 그 당시에 인터넷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들이 누군가에게 우리동네는 어떤 동네에여? 물어볼 리도 만무하거니와
물어본다고 곧이 곧대로 성을 파고 사는 동네라고 대답해주지도 않지.

학교 선생들이 얘기하더라.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 빌어먹을 환경조사니 뭐니 해서 주소 쓰고
아버지 직업 쓰고 하는 짓거리를 하면서 말이다.
걍 조용히 걷어가면 좋을련만 그걸 또 애들 있는 앞에서 하나 하나 읽으면서
한 마디씩 해요.

"아버지 병원 잘 되시냐?"
"이번에 이사 갔구나?"
.
.
"블루엔은 집에 갈 때 붙잡는 사람 없냐?"

이런 식이지.
첨엔 애들도 뭔소린지 몰라 벙 찌다가 나중엔 다 알아듣고 조낸 웃는거야.
시바. 이 꼴을 중학교 때까지 겪었다.

여하튼.

난 그 곳에 살면서 옥상에 바람쐬러 나갔다가 남녀상열지사를 초등학교 5학년 즈음에 목격을 했고
그 이후로도 틈만 나면 옥상을 배회했을 뿐만 아니라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신참 창녀에게
불알을 잡혀 놀다 가란 소리를 들었으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발길에 차이는 플레이보이지,
펜트하우스를 비롯한 갖가지 도색잡지와 중학교 2학년 언저리부터 보편화된 비디오 플레이어를 통해
포르노를 접했더랬다. 그걸 구하려고 노력 따위 할 필요조차 없었어. 동네에 널린 게 그런 거였으니까.

근데 말이야.

오히려 그런 경험이 니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 반대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았어.
서울 생활을 하던 중에 유독 같은 동네물을 먹은 녀석들이 성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더군.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출입하는 방석집, 오팔팔, 옐로하우스 같은 델 출입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거야.

나 같은 경우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 없이 룸에 다닌 게 불과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전엔 업소녀가 옆에 앉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불쾌한 기분이 들었단 말이야.

그런 고로 책 펴놓고 제3자의 입장에서 어쩌구 저쩌구 게임이 어떻네, 영화가 어떻네 하는
얘길 들으면 믿음이 가지 않아. 그런 식의 논리라면 전쟁영웅은 전쟁이 끝나자마자 처단해야 하고
사람의 장기를 해부하는 의사들은 항상 감시인원을 붙여 면밀히 그 행동을 감시해야해.

포르노와 의료행위, 전쟁 중의 애국행위는 다르다고?

글쎄다. 그냥 사람에 따라서 다른거야.
전쟁 나서 사람 죽는 꼴을 보면 바로 미쳐 버리는 사람이 있고
본과 수업 들어가서 시체 해부해 보고는 멘붕하는 의대생들 쎄고 쎘어.
코드가 안 맞는거지.

근데 섹스는 그것과는 다르잖아. 게임이 그렇게까지 하드코어 하지 않잖아.
걍 사람이 하는 거잖아. 그거 한다고 사람이 죽거나 하지 않잖아.
물론 시바 그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지.

그런다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그걸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웃기는 논리야.

세상에는 복숭아 먹다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고
산삼먹고 두드러기 피는 사람도 존재해.

그렇다고 복숭아 재배를 금지하고 산삼채취를 금지하진 않아.

촛점은 다른 데 있는거지.

핑계거리가 될 뿐이야.
강간률을 낮추려면 치안에 투자하고 강간으로 인한 피해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조낸 영화, 포르노, 음악, 게임을 까면서 삥을 뜯는거지.

시밤. 깡패가 따로 없는거야.

고로 진언의 말 중에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 갱뱅 정도는 무시하고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진언 이 놈은 '취존 좀 해라'는 전체적인 문맥 속에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나쁜 버릇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