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가 재미있다고 너무 재미있다고 그래서 와우의 세계에 편하게 발들여놓을수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 남친을 너무 힘들게 한다.


힐을 줄거라고(타겜에서 힐러좀 해봤음)

암흑타라고 그리 말하고 특성 변경 비용은 걱정하지말라고 그래도 자기는 끝까지 신성타겠단다.

그것도 20렙 중반되니깐 힘든지 신성타다말고 암흑 타고있다.

특성변경하려니깐 자기는 자기만의 길을 가겠단다. 좋다, 그건 오빠가 이해한다. 니가 힘든거지 내가 힘든건 아니잖아.



비효율적인 퀘스트 진행방식도 답답하다.

단순한 지역 이동 퀘스트 (레벨대에 맞는 대륙이동이나 지역이동을 유도하는 퀘스트) 도 끝까지 가서 완료하고

힘들게 그리폰 돌아오는 내내 옆 자리에서 내 캐릭터를 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그야말로 남들은 2시간에 1렙할 레벨인데 너는 이틀에 겨우 1렙하는 그 답답한 레벨업 과정,

고통이랑 정신분열은 어디갔다 팔았는지 스킬배울때마다 하나씩 올려줘도 단축키 하나 누르지않고 법봉질하고있는 

너의 그 강인한 근성도 이 오빠가 이해한다.



죽어도 죽어도 끊임없이 달려가는 너의 유령화면을 보아하니 내가 참을 수 없어서 

공대원들에게 허리숙여 수십번 백번 사과하고 달려가서 도와주려 했더니

"뭐하러 왔어, 오빠 내가 치는건 잡지마. 경험치 깍인단말야."

이 오빠가 도와주면 그 깍인 경험치의 수십배는 돌려받을 터인데,

당장 50~60 되는 경험치가 깍인다고 이 도와주려는 내 마음을 무시하는

너의 이기적인 고집도 나는 이해한다.



오빠는 레벨이 높으니 물질적인 도움은 언제든지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레벨 30도 되지 않아서 16칸 가방도 부족한지 

오빠에게 더 큰 가방을 요구하는 너의 마음도, 잘 몰라서 그런거라고 오빠는 이해한다.

회색템은 가방이 부족하면 버리라고, 그 깟 골드 오빠가 마음껏 퍼 줄수있다고 말해도

티끌모아 태산이라며, 사냥하다말고-데피아즈단 강탈자(9/10) 퀘스트하다 말고-데피아즈단 두건(13/15) 

감시의 언덕까지 뛰어가서 굳이 몇 실버하는 아이템을 팔고와서 다시 한마리를 잡고 

감시의 언덕으로 다시 뛰어가는 것도 오빠는 이해한다.



인던을 돌아주겠다고 했더니 나보다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가 장렬히 전사하는 너의 캐릭터를 보고

나는 할 수 없이 60레벨에 봉인해두었던 누더기 사제를 꺼내고 말았단다. 부담없이 살릴수있도록.

만렙도적으로 돌면 금방 끝날 인던을 한시간동안 힘들게 돌아주었더니 너의 아이템은 빨갛게 물들고 말았구나

그것도 괜찮아, 새로운 아이템을 줍고 그걸로 교체하면 되니.

그런데 주문 공격력 증가는 상관없다며, 자기는 힐만하면 된다면서 파괴되어지는 파란색 장갑을 보면서

오빠는 너의 모니터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래도 좋다며 웃는 너의 얼굴을 보니 나는 차마 화를 낼 수 없었다.

두달을 겨우해서 찍은 30레벨 인간사제. 오빠는 너의 캐릭터 선택창에 당당하게 30레벨을 찍고

홀로 서있는 캐릭터를 보면 니가 느끼는 뿌듯함보다 아마 나의 뿌듯함이 더 클 것같구나.

오빠는 네가 와우에서 무슨짓을 하던지 다 이해한다.

남에게 피해를 줘도, 나에게 피해를 줘도 너는 나의 여자친구니깐, 다 이해한단다.






다만 컴퓨터앞에 앉아서 과자만 입으로 들이밀다보니 70킬로가 되어버린 너의 몸무게는...

오빠는 도저히 이해하지못하겠다.

한달 19,800원 하는 너의 계정 결제는 더 이상 해주지 못하겠구나. 컴퓨터 옆에 쌓인 과자봉지부터 치우고

우리 오늘 퇴근해서 천천히 상의를 해보자꾸나.

다시 50킬로로 되돌아가기전까지 네가 쓰는 컴퓨터엔 와우를 봉인시키겠다.

내가 그동안 이해했으니, 이번만큼은 오빠를 이해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