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분신을 하려고 작정을 하게 되는 내면의 가장 큰 동기가 뭔지 아냐?

 

분노와 무력감이야.

 

부당함에 대해서 분노하지만 그 부당함에 맞서 싸울 의지들이 너무 약한 것에

 

대한 무력감... 그리고 그 무력감에 빠진 사회를 향해 나의 죽음으로서 경종을

 

울리겠다는 각오.

 

 

이런 내면의 동기에 의해서 분신을 생각하는 사람은 숱한 날들을 자신의 죽음

 

을 걸고 번민과 고뇌에 빠지지... 어찌 그렇게 잘아냐고?

 

내가 실제로 분신을 했었으니까...

 

난 그분이 그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숱한 고뇌를 했었을지 충분히 이해하고

 

남음이 있다.

 

 

결단을 내리고 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은... 자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 그 하나 뿐이야. 그리고 이윽고 몸에 시너를 끼얹고

 

발화를 하게 되면, 고통은 없어. 그냥 순간 머리카락이 타는 역한 노린내가

 

폐부 깊숙히 흡수되었던 기억 밖에... 그리고 정신은 더 또릿해지지.

 

온몸이 고기굽듯이 지글지글 타들어가는 것을 본인의 눈으로 직접 보는

 

그 상황을 니들이 어찌 그걸 알수있겠냐... 근데 희안하게 고통이 안느껴져.

 

강한 의지가 육체적 고통을 거부하는 바로 그 장면이야.

 

그리고 불붙은 몸으로 팔차선 네거리 광장을 내달리며 소리쳐 외치지.

 

 

"군사독재 분쇄하고 민주주의 쟁취하자"... 

 

"백골단을 해체하고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하라" 이것은 내가 외쳤던

 

구호지만, 이남종씨의 경우는 '부정선거 규탄과 박근혜 정권타도'가 되겠지.

 

그 시간은 불과 2-3분.... 그리곤 무너져내리지.

 

 

나의 직접 경험에 의한 글이긴하지만... 이런 죽음이 니들이 생각하기에

 

전혀 안타깝지도 않고 하나도 마음이 아프지 않냐?

 

난 이남종씨의 죽음이 속이 터져버릴 것 만큼 마음이 아프다.

 

나같이 마음 아파 죽을거 같은 사람들이 그분을 열사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고 동의하는 것이고.

 

 

더 중요한건 부당함에 대해 항거하지 않는 너희들을 향한 질타라는거지.

 

알겠냐? 그의 죽음이 아무리 소영웅주의적 발로에서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부당함에 대해서 항거하지 않는

 

무력함에 젖은 사회이자... 바로 우리들이야.

 

그런데 분신 배후설이나 열사칭호 붙여주고 반정부 투쟁의 도구로 쓸려고

 

한다는 개소리는 제발 좀 자제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