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운운하는거 보니 어디서 어설프게 줏어듣긴 한거

같은데.물론 노무현 정부의 외교 국방 정책에 대한 비판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동의되는

지점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근데? 그래서... 결론이 뭐지?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 대체 뭔데요? "이명박 처럼 대놓고

빨지 어설프게 게기는 척 하려다가 쪽만 팔았다... 그러므로 노무현의 외교 국방 정책은

역대 최악이었다" 이게 최종 결론인가요?

 

즉... 최악과 최선을 구분하는 근거는 대놓고 빨아대냐, 좀 게기는 척 하느냐...

이게 기준 이로군요? 뭐 이런 기승전병이 다 있음? 비판 부분에서는 일부 동의되는

지점들이 분명 있다고 말했는데... 결론은 완전 병맛의 절정을 달리는구만요.

 

너님의 글중 <근거없는 국뽕에 심취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외쳐받자 현실은 냉정할뿐...

노무현 지지자들이 항상 이야기 하는 "역대 대통령중에서 노무현의 외교는 최고 였고

외교적으로 가장 세계에 영향력이 강하던 때였다 그때가 그립다" 주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는 그저 사실과는 거리가 먼 노무현 지지자들에게서나 통하는 괴담일뿐이다>

 

솔직히 이것이...

감성적 빠들이 보여주는 일종의 팬덤 행태라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근데 너님은 결정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어떤 배경에서 출발한

정책적 표현인지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갖추지 못하고 있어요.

 

'동북아 균형자론'을 단지 노무현 정부를 까기 위한 소재로만 파악을 하다보니까...

'정신나간 동키호테가 미국에 객기부리다 쪽팔렸음' 쯤으로 묘사하는 수준에 그치고

마는 것이죠.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말입니다.... 이 삼촌이 좀 심도 깊은 요약

강의를 해줄테니 눈 씻고 잘 보세요... 아시겠습니까?

 

소위 "동북아 균형자론'이 외교.국방의 정책기조로 채택된 것은 탈냉전 이후 20여 년

동안 동아시아의 경제적.정치적 관계가 일정하게 변해 왔음을 배경으로 한다는 말이죠.

2000년대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매우 커졌고,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화 획득 원천과 시장으로서 미국의 구실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습니까?

즉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지배자들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으면서도, 중국을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두고 있는 모순적 상황에 부딪치게 된 것이란 말입니다. 이 배경에서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일본 하토야마 정권의 "아시아 중시 외교"

같은 맥락에서 나왔던 거죠.

 

심지어 한국 보수파들도 "연미화중(聯美和中)", 즉 변화한 정세에 맞게 미국과의 동맹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중국과도 화합해야 한다는 '동북아 균형자론' 주장을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고. '뼛속까지 친미'라는 새누리당이 새로운 정강.정책에 "평화 지향적인 균형외교"를

넣기도 했고 말입니다.

 

예컨데 불안정한 동북아 정세속에서 미국과 동맹을 가깝게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고도 성장에서 이익을 얻는 소위 '균형'을 누리고 싶어 하는 자본 일반의 요구에

기반해서 수립된 된 정책 기조란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 대해서는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그저 반미에 미친

동키호테의 객기 정도로 이해하고 있으니, 그저 노무현 개인의 잘못으로 까내리며, 겉만

핧고 있는 것이죠... 아시겠습니까? '동북아 균형자론'은  탈냉전 이후 20여 년 동안 변해

온 경제적.정치적 관계를  배경으로 한단 말입니다... 밑줄 긋고 외우세요.

당신 '반자본주의자' 아니자나요? 근데 왜 자본 일반의 이해와 요구를 반대하십니까? 

 

물론 '동북아 균형자론'이 진보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선임보좌관이었던 마이클 그린이 노무현 정부의

대미 정책에 대해서 뭐라고한지 아십니까?  "한미동맹에 대한 그[노무현]의 기여는

전두환, 노태우 이상"이라 평가하는 발언을 했지요.

 

노무현 정부의 "친미적 자주"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균형자 구실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전략적 유연성' 합의 등에서 보여준 것 처럼 여전히

친미적 노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지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한국의 처지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통상 규모로만 따질 수 없는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죠.

아직은 미국이 세계 최대 경제고, 달러는 여전히 기축 통화며, 미국은 전 세계 군비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노무현 정부도 결국 이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계 제국주의 지배의 위계질서 하위라는 조건에 놓인 노무현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제국주의 열강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대적인 해외 파병국가가 되는 것 이었죠.

입으로는 균형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책기조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움직여야

했던 것이죠. 

 

혹시 그건 알고나 계십니까?

흔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반미 정부'로 생각하는 무식한 자들이 존재하는데, 그들

정부가 주창한 '동북아 균형자론'에는 "강력한 국방의 중요성"을 전제로, "열강들의 각축전

속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포함돼 있었어요.

 

그래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한국의 국방비가 2배로 증가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시기 이미 한국은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군비 증강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중 하나였죠.

더구나 자본주의 불안정성이 제국주의 국가간 힘의 균형을 변하게 하는 상황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이 설사 다자안보체제를 지향한다고 해도 그것이

평화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중국, 일본 등 이 지역의 열강들 모두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때론 군사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 즉 군비경쟁 자체가 동아시아를 불안정에 빠뜨

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죠.

 

그럼 진보적 대안이 무엇이냐.

반제국주의적인 국제 연대를 건설해 진정한 평화를 위해 '군비경쟁'에 반대하며 싸워야죠.

일본 도쿄와 오키나와에서 미군 신형 군용기 '오스프리' 배치에 반대해 10만여 명이 시위에

나선 것, 홍콩에서 중국 지배 체제를 옹호한 국민교육 도입에 반대하는 12만의 시위대가

보여 주듯이.. 그리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동북아 균형론자'로 대변되던 노무현 정부의 외교 국방 정책에 대한 올바른 비판점은...

빠돌이 팬덤에 대한 반발로서의 또다른 팬덤으로 대응하는 것... 즉 '반미를 외친 노무현

미국에 게기다가 개쪽팔림'식의 팬덤으로 접근해서 개인을 까내리는 것을 중심에 두고

논지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균형자론'이 절대다수 서민대중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고찰로서의 반박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전제를 두고 고찰했을

때 '반제국주의 군비경쟁 반대 평화주의'라는 대척점이 성립되는 것이고요.

 

빠돌이 팬덤에 발끈해서 팬덤대 팬덤으로 대응하니 매번 인식 수준이 그모양 그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