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각에서 삼청교육대를 부활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삼청교육대가 부작용이 있었지만 조폭, 강력범죄를 척결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삼청교육대, 더 나아가 제5공화국 정권이 과연 치안 유지에서 성과를 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1980년 7월30일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불량배 소탕 명목으로 삼청계획 제5호를 입안했습니다. 계엄사령부에서 1980년 8월4일 계엄포고령 제13호를 발령하면서 군경을 투입하여 별도의 체포구속 영장 없이 일제 검거를 시작했습니다. 2주동안 총 6만755명이 체포가 됐으며 이중 3만9742명이 순화교육 대상자가 되어 26개 사단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습니다. 1988년 국회의 국방부 국정감사 발표에 의하면 삼청교육대 현장 사망자가 54명,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 397명, 상해자 2678명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삼청교육대는 신군부가 내세운 불량배 소탕이라는 목표에도 충실하지 못 했습니다. 삼청교육대 대상자 중에 전과 초범은 22.3%이며 전과가 없는 사람도 35.9%에 달했으며, 5차례 이상의 전과가 있는 사람은 8.2%에 불과했습니다. 대학졸업자가 1.6%인 반면 초등학교 졸업자는 48.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힘없는 사람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죠. 삼청교육대 대상자를 검거하는 과정에 참여한 전직 경찰관의 증언에 따르면 검거 인원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 무차별적으로 대상자를 선별하여 수많은 사람에게 협박폭행을 가해 있지도 않은 범죄사실 자백을 받아냈다고 합니다. 군에서 삼청교육대를 평가한 자료에서조차 '실적 위주의 무리한 검거', '주모자급 불량배의 사전 도주'라는 문제점이 제기됐습니다.


 

 

법무연수원에서 발간한 범죄백서에 따르면 살인, 강도, 강간, 방화와 같은 4대 흉악 강력범죄의 발생건수는 1979년 전두환이 집권하기 전에는 5755건이었는데, 전두환의 마지막 임기년도인 1987년에는 9342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에서 4대 흉악 강력범죄의 연평균 증가율은 6.24% 였습니다. 민주화된 이후 4대 흉악 강력범죄의 연평균 증가율은 노태우 정권 0.70%, 김영삼 정권 6.03%, 김대중 정권 6.49%, 노무현 정권 3.33%, 이명박 정권 5.17% 였는데 전두환 정권과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더 적은 수준입니다.

 

1990년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조폭의 활동이 한풀 꺾이기 이전에, 전국에서 폭력 조직 294개파가 활동을 했고 한국 조폭(조직폭력배)의 전성기였죠. 서진룸살롱 살인사건, 뉴송도호텔 습격사건, OB파 두목 습격사건과 같이 조폭들이 이권을 다툼하는 과정에서 칼부림까지 하는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집권세력과 정치조폭이 유착하기도 했는데 1987년 안기부는 야당의 활동을 방해하려고 조폭에게 사주하여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을 일으키고 노태우 후보의 제13대 대선 유세현장에 조폭을 동원했습니다. 1990년대 초까지 안기부에서 조폭의 이권다툼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여성을 사창가, 윤락업소에 팔아 넘긴 인신매매 조직이 활개를 쳤습니다. 1984년 서울에 상경한 부녀자 500여명을 팔아 넘긴 인신매매 조직이 적발이 됐습니다. 1987년 3월 서울지경이 인신매매 조직 30개파를, 1987년 10월 서울 남부지검이 인신매매 조직 15개파를 적발했습니다. 1988년 서울에서 인신매매 조직 21개파가 적발되고 176명이 검거됐습니다. 

 

삼청교육대는 막 출범한 전두환 군사정권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할당량을 채우는 데 급급하여 힘없는 사람이 집중적으로 끌려가서 피해를 봤습니다. 삼청교육대는 그 자체가 인권유린의 온상이지만 태생상 한계로 어떤 성과도 거둘 수 없었습니다. 제5공화국은 민주화 이후 정권보다 강력범죄를 억제하지 못 했으며 폭력 조직과 인신매매 조직이 활개치게 만들었습니다. 삼청교육대가 부활할 필요가 있다거나 군사정권이 강력범죄를 억제했다는 주장은 무능한 정권의 프로파간다가 대중에게 먹힌 사례에 불과합니다.

 

-참고도표-

 

● 1964~2002년 4대 흉악범죄율 추세 도표의 링크
● 1979~1988년 강력범죄(흉악) 발생건수

-참고자료-

참고자료1)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삼청교육대 사건 조사결과
참고자료2) 삼청교육대 공 세운 전직 경찰관의 참회록
참고자료3) 22년째 방치된 '삼청교육'의 진실
참고자료4) 법무연수원 2004범죄백서, 2013범죄백서
참고자료5) 경찰청, 2013년 조직폭력배 검거현황 분석과 금년도대책
참고자료6) 조승식 변호사 “노태우 정부 ‘범죄와의 전쟁’은 뒷북”

참고자료7) 1984년 상경한 처녀 500여명 인신매매 조직 적발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4040600329207001

참고자료8) 1987년 3월 인신매매 조직 30개파 검거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7033100209211009 

참고자료9) 1987년 10월 인신매매 조직 15개파 검거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7100200329211005

참고자료10) 1988년 인신매매 조직 21개파 검거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812280020921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