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합격투기 선수가 있습니다. 세계랭킹이 10위에서 15위를 왔다갔다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약장사가 와서 이 선수에게 제안을 합니다. 자기가 파는 약을 먹으면 힘과 맷집, 스피드 등 격투에 필요한 모든 능력이 2배는 상승한다는 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약을 먹고 나면 2달동안 물과 소금을 제외한 어떠한 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기타 영양을 보충해주는 약이나 수단을 취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2달이 지나면 능력이 2배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2달동안에 어떤 일이 생기던 그건 자신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합니다.

사람은, 특히 격투기를 할정도로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2달을 어떻게든 물과 소금만으로 버틸 수는 있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선수는 평소부터 사이가 안좋은 세계랭킹 2위의 선수와 1달 후에 일생일대의 일전이 잡혀있습니다. 여기서 지는 쪽은 선수생명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이긴쪽의 노예생활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걸린 일전입니다. 이런 가정하에서 저 선수에게 약을 먹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 선수를 파멸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통일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통일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대한민국에 돌이킬 수 없을정도의 큰 타격을 줍니다. 그 기간은 낙관론자들의 입장에서 봐도 10년이며 비관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50년에 육박합니다. 저 기간동안 대한민국은 6.25 직후 개발시대 이전까지의 시대로 회귀하게 됩니다. 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 단기적인 고통을 견뎌내면 그 후에는 엄청난 성장가능성을 손에 쥐고 대한민국이 발전할 것이라고요. 그런데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을 일본을 비롯한 이웃국가들이 손놓고 그냥 볼거라고 보십니까?

구한말 대한제국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혼란에 빠지자 일본과 청 등 외세가 개입하였습니다. 이들은 대한제국의 혼란기를 틈타 불평등조약을 맺고 대한제국의 이권을 침탈하였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우리땅에서 자기들끼리 이권을 둘러싼 두차례의 전쟁(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일으켜 국토를 피폐화시켰습니다. 그걸로 그치지 않고 결국 대한제국은 망하고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일본과 중국등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일시적이나마 쇠퇴한다는 것은 저들에게 다시금 대한민국 식민지시대를 하게 만들겠다는 논리와 다름이 아닙니다. 바로 저 위에 예로든 약장사처럼 말입니다. 2달 후에 아무리 힘이 강해지면 뭐합니까? 이미 그는 1달 후의 일전에서 패하여 앙숙의 노예가 되어 있을텐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이 단기적으로도 손해를 보지 않고 통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기하는 사람은 애국자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건 매국노들의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