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 전쟁 MMORPG의 코어유저층 확대를 위한 게임 디자인 고찰
  • 강연자 : 넥슨코리아 임훈
  • 발표분야 : 게임 기획
  • 권장 대상 : MMORPG 게임디자이너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관련 전공이나 경력이 전혀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


  • [강연 주제] 이 발표는 전쟁 mmorpg 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 하고, 전쟁 mmorpg 의 핵심 플레이에 대한 정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플레이를 어떻게 확장 발전시켜 전쟁 mmorpg 재미를 확장하려고 했는지를 소개합니다. 확장을 생각해낸 사고 과정을 소개 함으로써 개발팀에서 생각한 게임 메카닉을 설명 하려고 합니다.

    많은 유저가 즐기는 MMORPG 장르 중에서도 전쟁 MMORPG는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쟁 MMORPG의 꽃인 공성전은 소위 최상위 랭커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이에 속하기 위해선 정말 열심히 게임을 하거나 돈을 투자해야 하는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는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전쟁 MMORPG의 대중화에 도전하는 프라시아 전기는 이러한 진입 장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고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려고 했을까. 이번 강연에서는 프라시아 전기가 생각하는 전쟁 MMORPG의 재미와 유저 권능의 질적 향상과 양적 확정을 통한 진입 장벽 완화에 대해 알아보고 공성전의 대중화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알아볼 수 있었다.




    PART#1 - 전쟁 MMORPG의 차별점


    전쟁 MMORPG 장르는 리니지 시리즈나 오딘처럼 PvP가 활성화된 MMORPG를 뜻한다. 먼저, 해당 장르를 알기 전 MMORPG의 특징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MMORPG의 주요 특징으로 크게 성장, 내러티브, 보상, 사회성, 퍼즐/ 조작 등이 존재한다.

    이중 MMORPG만의 차별화된 재미 요소는 바로 사회성이다. 이는 다른 장르에서 쉽게 느낄 수 없거나 깊은 재미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온라인 친구들과 캠프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거나 대규모의 적과 전쟁 등이 있으며, 아이템 거래와 아바타를 꾸미고 과시할 수 있는 것도 사회성 때문이다.

    전쟁 MMORPG 장르는 사회성이라는 재미 요소에서 전투와 경쟁에 더욱 집중한 구조를 띠는 게임이다. 물론, 단판으로 진행되는 슈팅 게임과 모바일 게임도 전투와 경쟁에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장르와 달리 전쟁 MMORPG는 내러티브가 있는 전투와 전쟁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내러티브가 있는 전쟁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시스템을 디자인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채널이 없는 월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채널이란, 쉽게 말해 하나의 서버에 같은 위치가 여러 계층으로 나뉘어 있음을 뜻한다. 대표적인 채널링 중 하나는 인스턴스 던전이 있다.

    MMORPG의 태동기에는 채널 없는 세계가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당시에는 전쟁을 위한 목적보단 가상 세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일 채널로 이뤄져 있다 보니 일반 몬스터는 물론이고 희귀 아이템을 드랍하는 보스 몬스터에도 수량에 제한이 생기기 시작했다. 몬스터와 싸우고 성장하는 게임에서 몬스터는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므로 이러한 자원량의 제한은 자연스럽게 경쟁의 심화를 이끌어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시스템 룰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발자가 적용하는 시스템을 최소화하고 단순하게 만든다면 게임 시스템에 공백이 생기고 이러한 공백 덕분에 유저가 규칙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유저가 규칙을 만든다면 이는 절대 규칙이 아니므로 이에 반발하는 세력이 형성될 수 있으며, 덕분에 자연스러운 전쟁 내러티브가 형성된다.


    그리고 두 가지의 핵심 요소가 모이면 또 다른 특징이 만들어진다. 자원의 희소성은 유저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여러 가지의 갈등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회 계약의 필요성이 생기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바로 혈맹, 결사, 길드, 연맹 등으로 불리는 게임 커뮤니티 시스템이다.

    따라서 내러티브가 있는 전쟁이 되려면 게임 커뮤니티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커뮤니티 시스템을 주축으로 활동이 이뤄진다면 유저간의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깊은 유대감을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PART#2 - 전쟁 MMORPG의 문제점

    독특한 재미를 갖춘 전쟁 MMORPG지만 문제점 역시 뚜렷하다. 먼저, 콘텐츠 독점과 최상위 유저 쏠림 현상이 있다. 사냥터 통제, 보스 통제가 여기서 비롯된다. 한정된 자원과 게임 시스템의 최소화는 자연스럽게 통제 혹은 독점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독점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일으키며,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라이트 유저와 후발 주자로 뛰어든 유저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경쟁과 PvP가 큰 재미를 주지만 그에 반해 큰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피로감을 줄여줄 생활 콘텐츠는 경쟁 플레이와 상충한다. 예를 들어 모닥불에서 지인들과 놀고 있는 상황에서 내 경쟁자가 사냥한다면 곧바로 경험치와 아이템의 손실로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콘텐츠를 회피하게 되고 반복되는 경쟁 플레이는 원래 경쟁을 굉장히 즐기던 유저들도 큰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외에도 다른 문제점이 있지만 대부분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에서 파생되므로 두 가지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PART#3 - 코어 유저 확대를 위한 방법론


    프라시아 전기 프로젝트의 시작은 넥슨도 "진짜 전쟁 MMORPG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전쟁과 게임성을 확장하여 새로운 전쟁 MMORPG를 디자인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프라시아 전기팀은 코어 유저들이 즐기는 재미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사회성이야말로 전쟁 MMORPG에서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결사 간의 경쟁과 협력 플레이 강화는 전쟁 내러티브의 재미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코어 유저의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봤다.

    결사의 경쟁과 협력을 확장하는 것을 조금 더 정리하면 유저의 권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권능이라는 것은 사전적으로 권세와 능력 즉, 권력과 세력과 능력을 뜻한다. 유저들이 느끼는 권능을 질적으로 향상하고 양적으로 확대되면 결사의 경쟁과 협력이 더 확장될 것이고 그로써 전쟁의 재미도 확장될 것이다. 따라서 유저들이 느끼는 권능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PART#4 - 유저 권능의 질적 향상


    유저 권능에서 소개할 부분은 영지 지배다. 프라시아 전기의 핵심 특징이라 볼 수 있는 영지는 심리스 월드 위에 지어져 채널링이나 인스턴스화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한다. 결사에 속한 유저들은 영자를 소유하고 이를 강화시키면서 권능이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사가 영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영지의 세금을 조정하거나 판매하는 상품을 조정할 수도 있다. 또한, 영지 내 주둔지에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지은 건물을 통해 다양한 물건을 생산하거나 전쟁에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영지 일부의 사냥터 난이도 조정도 가능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영지 경영과 결사 연구를 통해 상위 콘텐츠를 오픈할 수 있다. 콘텐츠의 오픈 속도가 결사 플레이에 연결되게 설계한 셈이다. 가령, 거점에 특정 건물과 연구를 완성해야 최상위 포션과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고 침식이라는 최고 난이도의 콘텐츠도 플레이할 수 있다.

    여기서 경영 플레이는 타 유저와 경쟁하는 플레이지만 단순히 전투나 전쟁 콘텐츠는 아니므로 기존에 전쟁 위주의 콘텐츠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결사는 시스템에서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직접 플레이 시간을 정해서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침식과 같은 PvE 콘텐츠뿐만 아니라 공성전 등의 PvP 콘텐츠도 포함된다. 이러한 자유도를 통해 훨씬 흥미로운 전쟁 내러티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PART#5 - 유저 권능의 양적 확장

    권능의 양적 확장이 필요한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콘텐츠 통제 등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영지 지배와 거점 경영 등 다양한 권능을 가질 수 있도록 확장했지만 결국 이러한 권능이 확장만 된다면 최상위 유저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도록 인스턴스화를 진행하고 조절을 한다면 유저들과 결사들 사이의 경쟁과 전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지 않게 된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더 많은 트로피를 제공하는 것이다. 프라시아 전기는 오픈 시 20개 이상의 점령 가능한 영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트로피가 의미 있으려면 누구나 쉽게 가질 수는 없어야 한다. 그렇지만 나와 우리 결사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영지별로 등급에 차이가 존재한다. 최상위 영지는 성으로서 가치가 유지된다. 다만, 최상위 영지만 차지하면 끝나는 구조는 아니다. 영지마다 개성 있는 파밍 지역과 사용처가 존재하고 서로의 영지가 상호보완적으로 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A지역과 B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조합해야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방식이다.

    영지는 경영 자원을 갖고 교역을 할 수 있으며, 결사 간의 교역은 우리와 상대 결사를 서로 이롭게 하면서 결사와 유저 성장의 토대가 되도록 설계했다.


    한편, 넓은 세계에서 유저가 순간 이동을 통해 거리에 제약 없이 이동한다면 최상위 결사가 너무 넓은 지역의 통제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거리감의 상실은 독점 현상의 심화를 불러온다고 보고 있으므로 프라시아 전기는 최소한의 편의 기능이 포함된 부분을 제외하고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물리적 거리의 유지는 프라시아 전기에서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만약 비슷한 시간대에 두 개 이상의 보스 몬스터가 스폰된다면 최상위 결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이로써 더 많은 결사가 자생할 수 있고 결사와 결사 간의 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다.



    PART#5 - 결론 : 프라시아 전기가 만드려는 세계

    강연을 정리하자면 프라시아 전기팀이 만들려는 세계는 유저들이 땅을 소유하고 통치하는 경험을 현실감 있게 살리고 직접 건설한 거점에서 전투하며 강력한 몰입감을 주는 전쟁 MMORPG이다.

    이 문장을 달성하기 위해 결사의 권능을 질적 향상과 양적 확장이 가능한 메카닉 설계가 이뤄졌다. 많은 결사가 세계에서 활약하고 영향을 미친다면 매력적인 전쟁 내러티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프라시아 전기팀은 이것이 진정한 공성전의 대중화를 만들어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