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슈팅게임 갤러그와 1945 시리즈를 기억하십니까?"

지난 80~90년대 오락실 문화를 거쳐온 세대라면 '갤러그'를 비롯해 '1945' 시리즈를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슈팅게임 마니아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던 추억의 게임들. 그런데 20년이 흐른 현 시점에 그들의 명맥을 이어나갈 신개념 슈팅게임이 등장했다면 어떻겠는가? 슈팅게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희소식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3차 CBT를 진행했던 '거울전쟁 : 신성부활'이 바로 그런 게임이다. 슈팅장르 본연의 재미 속에 RPG 요소를 녹여낸 게임. '엘엔케이로직코리아' 5년의 노고가 담겨있는 게임. 인벤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3차 CBT를 실시했던 '거울전쟁:신성부활'을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 전작으로부터 160년 후를 배경으로 - '거울전쟁:신성부활'의 세계관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지난 2000년 9월 PC패키지로 출시된 '거울전쟁-악령군' 이후의 최신 시리즈이다. '거울전쟁' 시리즈 최초 온라인으로 개발된 신개념 슈팅 RPG라고도 볼 수 있다. 게임은 후속 시리즈답게 전작으로부터 160년 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캐릭터를 생성하니 '거울전쟁:신성부활'의 오프닝 스토리를 알리는 간단한 컷신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용병단을 떠돌며 살아온 용병이였으나 이제는 여왕 데스모네와 흑마술파를 위해 싸워나간다는 스토리.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하는만큼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거울전쟁 : 신성부활'의 로그인 화면







◆ 3차 CBT에서 선택가능했던 흑마술파 4개의 직업

이번 3차 CBT에서는 악령군, 해방부대, 흑마술파 중 흑마술파 진영의 4개 클래스가 공개되었다. 투사와 무법자, 요마술사, 마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투사는 근접 클래스, 무법자는 원거리, 요마술사는 캐스터, 마녀는 마술사 계열의 컨셉을 각각 지니고 있다. RPG 요소가 가미된만큼 직업에 따라 사용 가능한 스킬과 장비, 전투 스타일이 각기 달랐다.


기자는 원거리 공격 스킬을 지닌 '무법자'를 선택했다. 역시 슈팅게임이라면 원거리에서 강력한 화력을 내뿜는 것이 묘미 아니겠는가. 무법자는 넓은 범위 전투에 특화된 클래스로 전투시 원거리 투척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쓸만한 범위 공격과 꾸준한 공격력이 일품인 클래스였다.


각종 스킬의 이펙트는 준수한 편, 스킬 활용도가 떨어져 일부 스킬이 버려지는 현상은 아쉬웠다. 실질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스킬은 1~2개에 불과해 스킬을 남발하는 요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기자가 선택한 무법자는 주무기와 보조무기를 이용해 각각 공격을 펼칠 수 있었는데, 레벨이 올라갈수록 시원시원한 연사력을 보여주어 나름대로의 묘미를 느낄수 있었다.



▲ '거울전쟁 : 신성부활' 3차 CBT의 4가지 직업



▲ 기자가 선택했던 무법자는 범위 공격 스킬을 지닌 원거리 클래스이다.





◆ 슈팅 게임 속에 RPG 요소를 효과적으로 녹여낸 거울전쟁

게임에 접속하면 특정 마을에서 시작하게 되고 마을 안에는 무기 및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들과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NPC가 존재한다. 캐릭터는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스킬 포인트를 획득, 능력치 또한 개인 취향에 맞춰 분배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거울전쟁'은 슈팅게임 속에 RPG 요소를 녹여낸 게임이다.



▲ MORPG를 보는듯한 '거울전쟁' 마을의 전경



시작 NPC에게서 첫 퀘스트를 수령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첫 던전에 진입했다. 각 던전은 총 5가지의 난이도 중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는데 쉬운 난이도를 클리어하면 이후에는 보다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는 형태. '던전앤파이터'에서와 같이 던전별 난이도가 세부적으로 나뉘는 부분은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의 욕구를 두루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5개의 난이도 중 본인 실력에 맞는 난이도를 선택하자.



한편 '거울전쟁:신성부활'의 퀘스트는 배경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메인 퀘스트'와 '일반 퀘스트'로 나뉘어져 있었다. 게임 시작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퀘스트가 제공되었고, 퀘스트 반복 수행중 자연스럽게 레벨이 상승했다. 레벨 상승시 획득하는 스킬 포인트와 스탯 포인트를 어떻게 투자하는가가 캐릭터 육성의 핵심.



▲ 메인과 일반으로 나뉘어져 있는 '거울전쟁'의 퀘스트



▲ 여타 RPG에서 보아오던 스킬 트리, 원하는 스킬을 습득해 사용할 수 있다.



▲ 클래스 특성에 맞춰 원하는 스탯을 중점적으로 키울수도 있다.





◆ 슈팅 게임 본연의 재미는? 흥미롭지만 금새 지루해지는...

MORPG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울전쟁:신성부활'이지만 핵심 장르는 어디까지나 '슈팅게임'이다. 짧은 클리어시간, 속도감 있는 전투, 적당한 긴장감을 통해 슈팅게임 본연의 재미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특히 일반 슈팅게임과는 달리 HP, MP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슈팅게임 초보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쉬웠던 점은 레벨이 상승할수록 방문하게 되는 던전들이 하나같이 식상했다는 것이다. 슈팅 게임 본연의 재미 속에 RPG 요소를 적절히 가미시킨 게임의 첫인상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게임 접속 3~4시간 후 문득 '이제는 그만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던건 왜였을까.







사방팔방에서 깨알같이 쏟아지는 몬스터의 총알을 피하고자 쉴새없이 안구를 굴려야했던 것이 첫 번째 이유, 배경 무대와 몬스터만 달라졌을뿐 매번 동일한 패턴의 던전이 선사하는 지루함이 두 번째 이유였다. 레벨이 오르고 새로운 던전에 진입할수록, 기대감은 지루함으로, 지루함은 이내 실망감으로 변하고 말았다.



▲ 금새 눈을 피로하게 만들었던(...), 다시 봐도 현기증이 난다



유저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다시금 던전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 반복 플레이에 있어서 동기부여 측면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업적 시스템이나 '마비노기 영웅전'의 달성률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 어떨까.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거울전쟁은 패키지 게임? 아쉬웠던 커뮤니티의 부재

'거울전쟁:신성부활'에서 유저는 마을에서 퀘스트를 수령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던전으로 이동하게 된다. 던전 클리어 후 마을로 돌아와 보상을 받은 뒤 다시금 던전으로 향하는 것의 반복. 레벨이 상승할수록 다양한 던전게이트가 오픈되고, 포탈을 통해 각 던전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심리스의 거대한 월드가 RPG의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거울전쟁:신성부활'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혹은 극소수의 파티원들과만 보내게 된다. 던전 플레이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어가 서로 접촉할 일도, 만날 필요도 없었다는 이야기. 말하고 싶은 것은 커뮤니티의 부족이다. 기자는 거울전쟁을 플레이하며 다른 유저들과 말을 섞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럴 이유도 딱히 없었다.


일반, 파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던 채팅창 역시 마찬가지.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파티를 맺고 클리어하는 정예퀘스트의 부재, 플레이어간 협동을 통해 유저 개개인의 성취감을 유발시키는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 혼자 플레이해도 무방한 '거울전쟁'



▲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으니...





◆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거울전쟁', 미래의 가능성은?






'거울전쟁:신성부활'은 과거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슈팅과 RPG 장르를 혼합시켜 색다른 모습을 구현해냈다. 어찌보면 매우 단순해질 수 있는 슈팅게임 속에 캐릭터 육성의 재미, RPG 요소를 곁들인다는 발상은 독특했다. 이런 발상은 슈팅게임의 향수에 젖어있는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입맛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금방 질린다는' 크리티컬한 단점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슈팅게임이 지니는 내재적 한계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인데, 던전 디자인의 있어 다양성을 꾀하고 유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화려한 액션성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 나아가 반복 플레이에 대한 목적성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한층 재미있는 게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 흥행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짓기에는 독특하고 참신한 발상이 아까운 게임."

이것이 이번 '거울전쟁:신성부활' 3차 CBT에 참가한 기자의 소감이다.


▶ 거울전쟁:신성부활 플레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