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에서 필진으로 활동 중인 vincentfaust 님의 타르타로스 온라인 클로즈 베타테스트의 체험기입니다.






타르타로스의 인트로 음악과 일러스트로 리뷰를 시작한 것은, 지금은 느끼거나 맛볼 수 없는 아련한 향수가 떠올라서다. 타르타로스는 제작사가 ‘처음에는 패키지’를 염두고 만든 것이라 했던 것대로, 지금은 수많은 MMORPG에 묻히고 와레즈로 인해 꺾여버린 패키지RPG의 기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게임이다.


일단 리뷰를 읽기 전에 인트로 음악을 30초 정도 들으면서 일러스트를 보길 바란다. 타르타로스라는 게임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 뭔가 친숙하고 익숙한 장면이다 ]



시리즈 RPG가 아니라면 언제나 그렇듯 게임 시작과 함께 약간의 배경설명이 나오고 게임이 시작된다. 사실 이 게임도 전작이 있긴 하다. 꽤 예전에 나온 ‘슈팅게임’이었고 스토리의 연관성을 가질 뿐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그 게임을 구하기도 힘들고 또 그 게임을 해본 사람도 그다지 없기에 큰 비중을 가지고 있진 않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해도 된다.




[ 기억을 잃은 여인과 여인을 죽자 살자 쫓아다니는 암살자들. 똑같은 색의 옷 뭔가 뻔 한 복선? ]




[ 첫날엔 캐릭터가 혼자 맵 밖으로 튀어나가는 일들도 있었지만
성실한 운영자들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크지는 않았다. ]



매뉴얼이 없는 RPG답게(사실 홈페이지에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 친절한 설명이 부가된다. 난독증이 아닌 이상 이래도 게임 키가 헷갈린다거나 어려워 못하겠다고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




[ 게임은 홀로 3인의 파티를 짜 진행하는 시나리오 퀘스트와
다른 유저와 협력해서 할 수 있는 미션모드가 있다. ]



미션모드에서는 일반퀘스트 혹은 시나리오퀘스트 선행을 위한 필수퀘스트를 선행하게 된다.


이 게임은 최종적으로 한 유저가 모든 캐릭터를 갖게 되기 때문에 딱히 캐릭터의 외적특징을 부각시키긴 힘들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세세한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특히 스킬의 차이가 크다.


스킬 포인트는 한정되어 있지만 스킬 숙련도는 사실상 무한정으로 획득할 수 있기에 스킬숙련도만 필요한 패시브 스킬의 경우 모두 획득할 수 있지만 액티브 스킬을 전 캐릭터 모두 익히기란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인다. (아직 만레벨도, 모든 캐릭터도 공개된 게 아니기에 함부로 장담할 순 없지만 4명의 캐릭터라도 스킬포인트가 많이 부족했다.)


게임 내 필요악이라 할 수 있는 '아이템강화' 역시 존재해서 (아직 구현되진 않았지만 상점은 존재한다) 결국 자신의 주력 캐릭터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시나리오 퀘스트를 계속 진행한다고 해도 메인 캐릭터 2~3명을 주로 키우게 될 것이며 약간이나마 다른 유저와 캐릭터의 차이점을 가지게 된다. MMORPG였다면 '이정도의 커스터마이징이냐?'라고 비판할 부분이지만 이건 MMORPG가 아니라 그냥 온라인화한 RPG일 뿐이므로 크게 문제 삼을 건 없다.




[ 캐릭터 각각 고유의 플레이 패턴이 정해져 있다. ]



캐릭터 설명에서부터 '이 캐릭터는 이렇게 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써져 있기 때문에 딱히 이 흐름을 역류하려고 했다간 푹푹 고꾸라지는 캐릭터만 보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게임은 성장의 자유도가 있는 MMORPG가 아니라는 것.




[ 왠지 상위 장비를 입을수록 살색이 드러나는 이실리아 ]



메인 일러스트도 그렇고 근래엔 보기 드물게 '캐릭터성'이 크게 부각되는 게임이다. '9색 감성 로드무비'라는 부제답게 캐릭터들 머리색부터가 다양하다. 그만큼 캐릭터의 성격들도 플레이스타일 못지않게 두드러져 있어 타르타로스 게시판은 벌써부터 유저들의 2차, 3차 캐릭터 재생산이 일어나는 중. (진리의 이실리아 교도들 이라든지 소마&슈발만의 여성향 팬들 기타 등등)




[ 고져스한 은행원 쌍둥이. 왠지 주인공 일행을 제외한 남캐들은
개성적이지 않은데 여캐들은 NPC라도 특색이 있다. ]




[ 소마를 플레이중. 캐릭터 성격에 맞게 원거리에서 원호를 해야 도움이 된다. ]



그럼 게임 플레이 자체는 어떨까?


아군은 시나리오의 경우 3유닛, 일반 미션의 경우 6유닛까지 동시에 나오는데 적 유닛은 한 구역 당 수십 마리씩 몰려나온다. 시나리오 모드의 플레이 스타일과 미션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다른데 시나리오 모드부터 설명하자면 스페이스 키로 컨트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진형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 모드에서 본인이 원거리 캐릭터인 소마를 플레이 중이라면 다른 근접 캐릭터를 앞으로 배치하는 진형을 선택해 싸워야 되고, 반대로 파티가 2근접 캐릭터, 1원호 캐릭터에 본인이 근접 캐릭터를 선택 했다면 그에 맞는 진형으로 조정을 해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퀘스트 중에도 쉬프트 키를 이용해 컨트롤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으니 나름 진형을 짜는 맛이 있다. 사실 레벨 노가다를 해서 렙으로 밀어붙일게 아니라면 이 정도는 고려하면서 시나리오를 진행해야지 무턱대고 돌진을 하다보면 허망하게 죽는 일이 허다하다.




[ 거기에 시나리오 퀘스트 중엔 한번 KO당한 캐릭터는
부활이 안 되고 물약 사용, 휴식을 할 수가 없다. ]



그에 비해 미션모드는 플레이가 편하다. 일단 아군이 A. I가 아닌 사람인 점도 도움이 되고(쫄 받는 기분으로 온 저렙이라든지 잠수를 타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무엇보다 캐릭터가 사망했다 하더라도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면 부활이 되고 물약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미션모드 클리어 후의 보상화면.
아래의 상자에 뭐가 있는지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은근히 가슴 졸이는 순간이다 ]



미션모드와 시나리오모드의 공통점이라면 '몰이사냥'이다. 캐릭터들 성격을 봐도 슈발만은 강한 체력과 넉백 스킬로 몹들을 한 곳으로 밀어넣기 딱 좋고, 이실리아는 강한 공격력과 매우 넓은 기본공격 범위로 슈발만이 몰아넣은 몹들을 일망타진 하는데 진가를 발휘한다. 물론 어떤 조합이 정답이라고 정해진 건 없고 자신이 맘에 드는 캐릭터와 조합한 파티에 맞는 최선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내서 하는 게 타르타로스다.




[ 사실 이런 식의 전개를 모두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재밌는 게 RPG아니던가? ]




[ 시나리오를 클리어 해야 다음 챕터로 진행이 되며
다음 동료를 얻고 더 높은 레벨대의 사냥이 가능하다. ]



타르타로스의 전투 비주얼은 조금의 아쉬움을 남긴다. 콘솔용 액션게임처럼 엄청난 그래픽과 화려함도 없고 물리 엔진을 사용해서 맵의 모든 기물을 활용하거나 파괴하는 액션성도 없지만 (사실 그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나름 다른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온라인 RPG로써는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지만 다른 수많은 컨텐츠들을 접하여 화려한 '액션'에 이미 익숙해진 요즘 게이머들을 매우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외에 벌써부터 걱정되는 건 시나리오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 아무리 한 때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이야기 컨텐츠라 하더라도 지지부진하게 끌다보면 결국 소비자에게 나쁜 인상만 남기고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몇 명으로 고정된 타르타로스의 경우 이야기 전개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결국 '문어발식' 세계관 확장이 필요한 부분인데 시나리오 라이터가 그 정도 능력이 된다면 다행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템 옵션. 현재 제련석은 구현되지 않아서 사용범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유저들이 체험할 수 있었던 건 D등급까지의 장비뿐인데 흔히 RPG게임에 따라붙는 '접두' '접미' 인챈트는 아직 확인할 수가 없었다. 제련석의 능력이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자율이 제한된 온라인RPG라 하더라도 다양한 아이템의 지원이 없이 제한된 아이템 밖에 제공하지 못한다면 유저들이 게임에 더 빨리 질리게 될 것이다.




[ 뭔가 노리고 만든 듯 한 느낌의 여성 NPC ]



타르타로스 온라인은 수년전 패키지RPG들을 재미있게 플레이 해봤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해서 그 시절의 향수를 얻고 싶은 플레이어. 게임에 집착을 하며 시간을 과도하게 낭비하고 싶지 않은 유저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옛날의 패키지RPG를 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뻔 한 패턴으로 눈물 짜내는 신파극이나 고대 그리스의 데우스엑스마키나 같은 전개가 오히려 참신하게 느껴지는 새로운 세대의 게임 유저들에게도 추천한다.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해보길 권한다. 앞서 말한 대로 가볍게 즐기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게임이니 플레이 하다 게임을 그만둔다 하더라도 시간이 아깝다는 식의 불평은 없을 것이다.


허경영 씨 같은 자칭 초능력자(합성 실력은 비범하다)나 빵상 아줌마로 불리는 우주만물의 소통자가 큰 관심을 받는 등 수년 전 유행한 '엽기'가 ‘디지털 황당족’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다. 트렌드는 시대에 따라 반복되니 이런 시대에 '타르타로스'가 새로이 뜨는 만월의 그림자가 될 지 누가 알겠는가?


인벤 객원 필진 - vincentfaust
(http://vincentfau.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