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퀀틱 드림 ⊙장르: 어드벤처 ⊙플랫폼: PS4 ⊙발매일: 미정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로 인터렉션 게임의 명가임을 입증한 퀀틱 드림이 이번 E3 2016을 통해 자사가 개발중인 신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지난 2015년 파리 게임위크에서 최초로 공개된 퀀틱 드림의 신작으로, 그보다 역사를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2년 퀀틱 드림이 발표한 엔진 데모 '카라'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당시 공개된 여성형 안드로이드 '카라'가 안드로이드 공장을 벗어나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러한 추측은 반만 맞았던 셈이 되었다.

이번 E3 2016에서 공개된 '디트로이트'의 게임플레이 영상은 '코너'라는 이름의 다른 안드로이드로, 앞서 공개된 '카라'와는 반대로 감정이 없는 냉철한 수사관으로 비쳐진다. 과연 신작 '디트로이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일까. 데이비드 케이지 퀀틱 드림 대표를 만나 디트로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안드로이드가 생활 깊숙이 자리한 시대, '디트로이트'


'디트로이트'의 프레젠테이션은 약 40분 정도의 실제 게임플레이 장면 시연 이후 개발자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게임플레이 시연은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에 나오는 안드로이드 '코너'의 미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해보는 것으로, 같은 구간을 두 번에 걸쳐 플레이하면서 선택지를 다르게 선택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의 세계관은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로, 사람과 똑같이 말하고, 외형적으로는 전혀 구별이 되지 않는 안드로이드가 생활 전반에 자리하게 된 시대를 그린다. 안드로이드들은 정원사나 선생, 가정부 등 인간을 대체해 활동하게 되었지만, 사람과 완벽하게 똑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로서 대우받는다.

어느 날, 일부 안드로이드들이 이유도 없이 사라지거나, 자살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중 일부는 안드로이드로서는 가져서는 안되는 '감정'을 마치 주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을 향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트레일러의 주인공인 '코너'는 프로토타입 안드로이드로서 '디트로이트' 세계관에서 빈번히 발생하게 된 소위 '일탈 안드로이드'들에 대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코너는 사건 현장의 단서를 확인하는 즉시 분석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방 안에 장식되어 있는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코너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능력은 '재건 모드'로, 특정 증거 주변에 있는 단서의 조각을 분석하고, 조합해서 당시의 상황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재건 능력을 사용하면 게임 도중 숨겨진 증거를 발견하거나, 당시의 상황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재건 모드는 듀얼쇼크 컨트롤러의 터치패드를 사용한다.

'마음의 궁전'(Mind palace)라고 명명된 AR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 주인공인 코너의 미션 목표는 물론 성공에 필요한 힌트, 또한 미션 성공 확률이 표시된다. 마음의 궁전을 켜게 되면 화면은 잠시 흑백으로 변하게 되며,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물건에 파란색 점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좀 더 간편하게 주변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은 주변에 흥미로운 사물이 있을 경우 특정 방향을 통해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이를 활용하여 더욱 쉽게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

'미션 성공 확률'은 찾아낸 증거와 인질범(이번 시연에 한하여)과의 대화를 통해 높아지거나 줄어든다. 인질범을 맞닥뜨리기 전에 중요한 증거를 찾아낼 경우 미션 성공 확률이 올라가며, 인질범이 궁지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경우 성공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인질범과 만나기 전에 주변을 수사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기 때문에, 증거를 찾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오히려 성공 확률이 줄어들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 "모든 캐릭터는 죽을 수 있다. 그래도 스토리는 흘러간다"


'디트로이트'에는 플레이어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들에 대한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이중 어느 것도 '필수로' 해야하는 행동들은 아니다. 즉,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것 또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표와 상관없는 사람을 돕는다든가, 어항에서 빠져나온 금붕어를 다시 어항에 넣어줄지 와 같은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선택은 모두 플레이어의 몫이다. 물론, 자신의 행동이 이후에 미칠 영향 또한 플레이어가 짊어져야 할 짐이 된다.

첫 번째 시연은 가급적 많은 단서를 찾지 않고 곧바로 인질범을 마주해, 그의 요구를 무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시피 '마음의 궁전'에서 보이는 미션 성공 가능성은 대화를 이어갈수록 낮아졌고, 결국 인질범과 인질 모두를 구하지 못한 채 미션을 실패하고 말았다.

두 번째 시연은 반대로 '재건 모드'를 십분 활용해 단서를 모으고, 인질범에 대한 정보를 모아 미션 성공률을 높인 후 인질범을 대면했다. 인질범은 '다니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안드로이드다. 주인이 새로운 기종의 안드로이드로 자신을 대체하려는 것을 알고 분노한 다니엘은 급기야 권총을 이용해 주인을 살해하고, 친구처럼 지내던 소녀를 인질로 삼게 된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듯 인질극은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어떤 선택은 심지어 주인공인 코너를 죽게 만들기도 한다.

시연을 감상하고 있던 기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 코너는 권총을 이용해 인질범 다니엘을 사살하고 소녀를 구출해낼 수 있었다. 시연을 맡았던 퀀틱 드림의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세계관에서 안드로이드는 법적으로 권총을 소지할 수 없다. 코너가 권총을 이용해 인질범을 사살한 경우도 어떤 형태로든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개발자 인터뷰

▲ 데이비드 케이지 퀀틱 드림 대표


신작 '디트로이트'를 기획하고,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첫째로, 지난 2012년에 공개했던 엔진 데모 영상 '카라'가 공장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인공지능이나 기계,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안드로이드의 시점에서 인간이 가진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할까.

스티브 풀러 교수의 '휴머니티 2.0'이라는 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그리고 기계의 자아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기술의 발전 끝에 만약 기계가 감정을 갖게 된다면, 과연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정말 흥미로운 주제이지 않나.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디트로이트는 20세기 자동차 산업이 가장 부흥한 도시였다.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회사의 주력 공장이 집결해 있는 도시이기도 하고 그밖에 정유소나 조선소 등 공업적으로 상당한 발달한 도시이기도 하다.

미래에 안드로이드 산업이 활발해 진다면 분명 어딘가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디트로이트야말로 그 무대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번인가 답사를 가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도시를 다시 부흥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에너지에 많이 놀랐다.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그릴 게임으로 아주 알맞은 도시라는 확신이 생겼다.


디트로이트를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새로운 엔진의 특징을 몇가지 들어줄 수 있는가?

렌더링이나 셰이딩 등 모든 면에서 말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우리가 가장 초점을 두었던 것은 광원 효과에 대한 것이었는데, 새로운 엔진을 사용해서 물리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라이팅 효과를 구현하도록 신경썼다.

또한, 클로즈 업 라이팅을 차용해서 카메라가 캐릭터들의 얼굴에 아주 가깝게 다가가도 그림자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거나, 빛을 귀 뒤에 대면 피부가 붉게 비치는 것 같은 반투명한 피부 효과 등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밖에도 새로운 엔진으로부터 다양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트레일러 모두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다"(This is our story) 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플레이 가능한 주인공은 모두 안드로이드인가?

그렇다.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러 안드로이드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며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모두 안드로이드이다.


예전에 공개된 '카라'나 이번에 공개된 '코너' 이외에도 플레이 가능한 안드로이드가 더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늘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더 있을 수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안드로이드 '코너'는 재건 능력을 통해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중점적이었다. 또 다른 안드로이드인 '카라'의 경우는 어떤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코너가 '일탈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인 것처럼, 모든 안드로이드는 저마다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특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늘 그것을 밝힐 수는 없을 것 같다. 카라 또한 분명 그녀만의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시연 장면에서 '미션'의 성공 여부가 눈에 띈다. 미션을 실패해도 게임은 그대로 진행되는 식인가?

시연 장면 도중 나타났던 미션 성공 확률과 미션 성공 여부는 모두 주인공인 코너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코너가 마음속으로 목표했던 바를 이루게 된다면 미션을 성공한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실패라고 표시된다. 이런 맥락에서 존재하는 미션일 뿐, '디트로이트'는 전체적으로 미션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미션은 성공하고, 어떤 미션을 실패하게 된다. 어떤 선택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으며, 캐릭터의 죽음은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의 한 방향을 차단할 뿐 그 자체로 스토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헤비 레인'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래서 유저 여러분들에게 첫 번째 플레이는 세이브, 로드로 자신의 선택을 번복하는 일 없이 한 번에 끝까지 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시연을 통해 한 사건 내에서도 상당한 양의 선택지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엔딩은 총 몇개나 되는지 궁금하다.

'디트로이트'에서 플레이어가 결정하는 특정 장면의 선택은 이후 다른 장면들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때문에 결말은 계속적으로 확장된다. 엔딩에 대해서 좋은 엔딩, 나쁜 엔딩이라고 구별 짓는 것도 사실 힘들다. 아마 유저가 선택한 엔딩이 좋은 엔딩이 되지 않을까.

"엔딩이 정확하게 몇개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작인 '헤비 레인'보다 다양한 과정과, 결말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