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스타 게임즈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2D 액션 게임 '언소울드'가 오랜 개발 기간 끝에 금일(28일) 정식 출시를 알렸습니다.

스팀은 물론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된 해당 게임은 국내 인디 게임 중에서는 드물게 Xbox 게임패스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Xbox 게임패스를 구독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오늘부터 '언소울드'를 즐길 수 있죠.

인디 게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이제 익숙하지만, 메구스타 게임즈는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증권사를 박차고 나온 정진섭 대표가 설립한 1인 개발사입니다. 그리고 '언소울드'는 그가 즐겨 하는 대전 격투 게임 장르의 문법이 담긴, 호쾌한 액션을 추구하는 2D 게임이죠.

물론 지난 11월 얼리 액세스를 통해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지만, 6년이 넘는 1인 개발에 마침표를 찍는 정식 출시는 정진섭 대표에게 있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언소울드'의 정식 출시를 기념하여, 메구스타 게임즈 정진섭 대표를 만나 게임 출시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메구스타 게임즈 정진섭 대표


비전공자, 그리고 1인 개발 -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다


오랜 개발 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언소울드'의 정식 출시를 이뤄내셨습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 아무리 봐도 너무 오래 했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웃음).

그래도 결과를 떠나서, 처음 만들고 싶었던 구상에서 80% 정도는 원하는 느낌을 잘 나타냈다는 생각이고, 개인적인 목표로서도 만족스럽다고 생각이 드니 이제는 조금 쉬어가는 기간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출시 이후에도 업데이트를 계속 준비해야 하지만, 출시에 대한 소감 자체는 '후련하다' 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IGC, 유나이트 서울 등 강연을 통해서도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 보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출시 이후에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신가요?

- 지금도 그 대답은 똑같습니다. 요즘 잘 되는 게임들, 예들 들면 '뱀파이어 서바이벌' 같은 게임은 접근이 상당히 쉽잖아요. 하지만 그 비슷한 종류의 게임이 굉장히 많이 나왔고, 좋은 성과를 나타낸 것은 그 게임 단 하나였죠. 그저 트렌드를 좇아 내가 모르는 부분을 파고든다고 해서 지금처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는 의문입니다.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을 한다면야 다른 말씀을 드렸겠지만, 인디 게임은 어떤 길을 가든 성공 확률은 희박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돈으로만 평가되는 결과가 아니라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이)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제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사람들과 공유하다 보니 사람에 대해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 자신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많아지고요.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만큼 스스로 성장하는 데 큰 동력이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출시된 정식 버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먼저 말씀드릴 게 있는데, 정식 출시 시점에 처음에는 로그라이크 모드를 추가하고자 했어요. 그런데 여러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작업을 다른 업체에 외주를 맡겨놓은 상태였는데, 그 업체가 사라지면서 모든 포팅을 제가 하게 됐죠. 그래서 콘텐츠 준비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그래도 정식 출시 버전인 만큼 다른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바로 고도화된 심연거울의 공간입니다. 심연은 일종의 트레이닝 모드인데, 격투 게임의 트레이닝처럼 더욱 구체적인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습니다. 다수의 적들과 싸워 보면서 최적화된 전투 방식을 다듬어 나갈 수 있는 모드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거울의 공간은 단순하게 말하면 도전 모드인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즐길 수 있습니다. 액트에서 미처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 기획 과정에서 본편에 실리지 못한 전투 등 극악의 난이도(?)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 준비했죠. 보통 도전 과제들이 그렇잖아요. 한 번 갈 때까지 가볼 수 있는 모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로그라이크 모드는 출시 이후에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시군요.

- 그렇습니다. 어쨌든 메인 스토리에서 제가 다 보여 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마지막까지 해야 진정한 마무리라는 마음가짐을 담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가 보스도 최소한 하나 이상 포함해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진행된 얼리액세스 기간동안 많은 피드백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어떤게 있었나요?

- 일단 게임 자체가 대중성보다는 매니악한 측면을 겨냥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받는 피드백이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분은 닌자 크리틱(Ninja Critics)이라는 액션 게임 비평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제가 먼저 피드백을 요청했더니 안 그래도 제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는데, 게임의 재미를 떠나서 구석구석 저의 의도를 파악해 주시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게임개발자는 게임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잖아요. 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때 정말 기뻤죠.

그 외에도 몇몇 유튜버나 스트리머 분들이 플레이 영상을 올려주시던 것도 정말 좋은 피드백이 되었습니다.

▲ 4챕터의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남양주 홍유릉(홍릉, 유릉)

▲ 싸움에 적합한 복잡한 구조의 맵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챕터4의 한국적인 분위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혹새 해당 챕터를 만들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 답사를 많이 했죠. 제가 남양주에 살고 있는데, 근처에 있는 홍유릉에 혼자 놀러갔을 때 그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게임 속에 이런 배경을 넣어볼까' 하고 자료도 많이 준비했는데, 결국 만들어보니 싸우는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더라고요. 좀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경복궁이나, 불국사 등을 많이 참고로 해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아트만 좀 더 잘할 수 있었으면 더 분위기가 살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부분이 많죠. 시인성이라든지. 개인적으로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조금 다듬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챕터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1인 개발을 계속해 오시면서 그런 부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했거나, 안 해도 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든지 말이죠. 좀 어떠셨나요?

- 1인개발 자체가 삽질의 연속인걸요(웃음). 지금은 3D 라이팅을 넣으면서 예전 구조를 완전히 바꿨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을 테고. 인공지능같은 것도 한 번 삐끗하면 처음부터 다시 갈아엎어야 하는 부분이었죠. 그런 것들 말고도 받아서 잘 쓰던 에셋들이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는다든지, 그런 것들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 1인 개발의 문제라기보다는,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군가가 물어보면 항상 친절히 이야기해 드리려고 노력해요. 같은 고통을 나누고 싶지는 않잖아요. 항상 이런저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개발할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리고는 합니다.


Xbox 게임패스의 꼼꼼한 심사, "들어가는 것만으로 게임의 퀄리티를 인정받는 느낌"

▲ 출시 첫날부터 Xbox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는 '언소울드'

햇수로 치면 첫 공개후 거의 7년 만에 게임을 정식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어려웠던 시기가 너무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전 퍼블리셔와 헤어질 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동안 퍼블리셔 측에서 해온 것들에 대한 정산을 다 해줘야 하거든요. 다행히 해당 퍼블리셔와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예를 들면 얼리액세스 런칭 초기에 반응이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반응 자체가 적었어요. 그런 부분이 제일 힘들었고, 또 계속 힘들었죠. 그리고 출시를 준비하면서 플랫폼이 늘어나니까 그만큼 업무량이 늘어난 것도 힘들더라고요. 새로운 업무면 차라리 나은데, 반복하는 일들이 많아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사실은 딱히 있던 건 아니었고요. 철권이나 엘든 링 같은 게임으로 풀고는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 다 스트레스를 받는 게임이라 생각보다 잘 풀리지도 않더군요. 잠 많이 자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는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 차례 실패도 있었던 만큼, 퍼블리싱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네오위즈와 협업을 결정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 네오위즈 이전에 같이 하던 퍼블리셔가 영국에 있었는데, 함께 일을 하다보니 정서가 다르다는 것과, 커뮤니케이션이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하나의 게임을 서로 같은 단계에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영어를 넘어 깊이 있는 이야기가 필요한데, 거기에 소모되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트워크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도 일반적인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것과 이들(영국 퍼블리셔)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더라고요.

또 해외 기업과 협업하게 되면 시차도 있으면서 피드백마저 빠르지 않은 부분이 어려웠고, 이들과 헤어진 뒤로 혼자 퍼블리싱할 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네오위즈 측에서 확실히 다른 제안을 주셨어요.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색다른 제안과 함께 앞서 퍼블리셔와 일하며 느낀 문제점들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 '스컬'과 같이 직접 성과를 알 수 있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 아무래도 퍼블리셔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 스팀에서 판매중인 '소울&본' 번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 퍼블리셔를 선정하는 기준도 생겼을 것 같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퍼블리셔를 선택할 때 어떤 부분이 중요할까요?

- 실제로 많은 분이 그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제게 물어보시는 분들의 개발 상황을 다 알 수는 없으니, 제일 중요한 것은 MG(미니멈 개런티, 게임의 수익 정도와 관계없이 무조건 지급을 보장하는 최소의 금액)라고 말씀을 드리는 편입니다. MG는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그 회사의 자신감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그 다음에는 해당 퍼블리셔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너무 많이는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좋은 퍼블리셔라도 흥행에 실패하는 게임이 있고, 그보다는 퍼블리셔가 실질적으로 무엇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언소울드'는 국내 인디 게임 중에서는 아주 드물게 Xbox 게임패스 데이원 출시를 진행합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Xbox에 입점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Xbox 게임패스 라이브러리에 들어가는 것은 제가 결심을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고요. 원하면 들어가는 게 아니라 게임패스가 선택을 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Xbox 게임패스에 들어있다는 것 자체로도 게임의 퀄리티를 보장받는 느낌이기 때문에 심사도 무척 까다롭고요.

1인 개발 작품 중에는 Xbox 게임패스에 입점한 사례를 국내에서는 아직 못 본 것 같은데, 저도 운이 좋게 계약이 되어서 데이 원 타이틀로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네오위즈 측에서 힘을 많이 써 주시지 않았을까요? 게임패스에 입점한 다른 타이틀도 있고.

예전 강연해 주신 내용을 살펴보면 ID@Xbox같은 인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에 가능한 많이 신청할 것을 강조하기도 하셨습니다. 혹시 ID@Xbox에 지원했던 이력이 Xbox 게임패스 입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그런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ID@Xbox 지원을 신청하면 개발킷을 받을 수 있어요. 인디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킷만으로도 이미 많은 도움이 되니 무조건 신청하는 게 좋다는 뜻으로 그렇게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다 다를거에요. 저는 ID@Xbox 지원 이후에 한국에 계신 담당자 분께 연락이 왔고, 이야기하다 보니 게임패스 입점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던 와중에 네오위즈와 퍼블리싱을 협업하게 되면서 Xbox 게임패스 출시까지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흘러간 사례인 셈이죠.

다시 말하지만 ID@Xbox의 경우는 지원도 지원이지만 일단 자신의 게임에 대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무조건 하시는 게 좋습니다. 요즘은 스팀 페스티벌이라든지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어요. 할 수 있는 대로 다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닌텐도 개발자 등록도 마찬가지고요.


닌텐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언소울드'는 닌텐도 스위치로도 정식 출시했습니다. 타 플랫폼 이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많이 이야기를 들으셨겠지만, 닌텐도가 가장 힘들어요. 다른 플랫폼도 테스트는 깐깐한데, 닌텐도의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하드웨어의 스펙이죠.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은 워낙 잘 만들어져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휴대용 게임기에서 오는 제약이 많은 편입니다.

'언소울드'를 예로 들면 PC에서는 폭발 연출에 사용하는 파티클이 100개가 넘어도 무리가 없는데, 스위치에서는 20개 정도로 확 줄여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동일한 게임 경험을 전달해야 하니 포팅에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게 되죠.

플랫폼 중에서는 스팀이 제일 개발하는 게 쉬웠습니다. Xbox만 해도 가이드라인이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데, 스팀은 제약이 거의 없는 수준이거든요. 콘솔 플랫폼에 도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비전공자, 1인 개발로 출시까지 성공하셨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한참 전이지만 IGC, 경기게임아카데미 등에서 1인 개발 노하우를 알려주셨는데, '언소울드'의 출시를 마친 지금 다시 1인 개발을 꿈꾸는 이들에게 말씀해 주실 팁이 있을까요?

- 팁이라기 보다는,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도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흔이 다 되어가긴 하지만 지금도 아직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있거든요.

굳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코딩을 할 수 있게 되면 효율적인 차이가 정말 큽니다. 단순, 반복적인 작업은 대부분 (코딩을 통해) 사라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많이들 도전하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 요즘은 정말 쉬워졌거든요. 간단한 앱을 개발하는 것 정도는 누구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도전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비전공자 입장에서 코딩은 한번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어떤 것부터 해야 될지 너무 막막해서 시작을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 처음 배우는데 이것저것 언어도 많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체계가 접히고 나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집착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보다는 만들고 싶은 게 어떤 것인지 미리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내 수준에서는 불가능해 보여도 상관 없어요. 내 실력이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늘 당장 '지금부터 1년 동안은 애니팡 같은 게임을 만들어볼까?' 하고 바로 시작하는 거예요. 책 한 권을 다 읽고, 코스를 다 떼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무작정 따라해 보는 거죠. 그렇게 하면 어디까지 배워야 하는지 감이 잡히고, 뭘 배워야 할지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파이썬 책을 마지막장까지는 다 읽고 나야 뭔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죠?

- 책 다 읽고 시작하는 건 제 생각엔 불가능한 일이에요. 분명 몇 장 읽다 보면 어려우니 더 엄두가 나지 않을 거예요. 제 생각에 개발은 만드는 즐거움이 가장 큰 일입니다. 그래서 직접 뭔가 만들어 보지 않으면 중간에 멈추게 되어 있죠.


혹시 '언소울드' 이후 후속작이나, 새로 만들어보고 싶은 게임은 없으신가요?

- 제가 만들고 싶었던 액션 게임에 대한 구상, 디자인은 '언소울드'에 다 녹여냈습니다. 차기작은 아직 구상하고 있는 단계이긴 하지만, 시뮬레이션 쪽으로 개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머릿속으로 생각했을 땐 FTL과 비슷한 게임이 될 것 같은데, 아무튼 새로운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두어 개 정도 있는데 대중적이라기 보단 매니악한 장르가 될 것 같습니다 (웃음).

또, 이전에 플래시로 만든 '픽셀로'를 유니티로 다시 옮겨오는, 그런 사이드 프로젝트도 생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전에 어떤 인터뷰를 통해 격투 게임 프로게이머에 도전하시겠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혹시 아직도 그 꿈은 유효한가요?

- 실현 가능성은 잘 모르겠지만, 꿈은 아직 유효합니다. 안그래도 이번에 '스트리트 파이터'가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들어갔잖아요. 제가 지금 당장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런 목표를 가지고 해 나가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그런 도전은 언제든지 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소울드'를 기다려온 게이머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제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보답하기 위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하고 지켜봐 주신 만큼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처음 '언소울드'를 접하시는 분들은 어려운 게임이라고 약간 꺼려지실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 중에서도 이 게임만의 매력이 있다고 판단하신 분들도 많았기에 모쪼록 열린 마음으로 플레이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Xbox 게임 패스를 구독하고 계신다면 '찍먹'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