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서울 D.CAMP에서 다양한 실험적인 게임들을 알리고 체험해보는 행사인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게임 페스티벌이 열렸다.
본 행사는 네이버 앱스토어와 앤비디아(nVidia)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실험적인 게임'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이를 체험하고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먼저 계획되었다. 이를 위해 전세계의 개발자들이 72개의 작품을 응모해 이중 14개 작품이 최종적으로 선택받아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소개되었다.
박선용, 전재우, 김종화의 세 인디게임 개발자가 주축이 되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3개의 한국 게임과 11개의 해외 게임이 소개되었고, 모든 작품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또한, 게임 플레이 결과에 따라 쿠폰 스티커를 주어 상품과 교환하거나,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도 함께 진행했다.
■ '아웃 오브 인덱스' 게임 페스티벌 - 게임시연 소감
■ 익스팬드(Expand) - by Chris Johnson & Chris Larkin
극좌표계를 정말 잘 활용한 게임이다. 모든 것의 중심은 중앙의 작은 원이고, 그 원으로부터 펼쳐지는 공간은 하나의 예술이다. 움직일 수 있는 흰 공간과 지나가지 못하는 검은 공간을 원으로 표현한 이 게임은 스테이지가 나뉘어 있다기보다 하나로 이어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두 공간이 만들어내는 끝없는 세계. 마치 뫼비우스 띠를 연상케 하는 흑백의 조화는 보는 사람을 빠지게 한다. 원의 일부만을 이용하는 듯하다가 갑작스레 전체를 사용하고, 분홍색 네모가 겨우 지나갈 만한 공간을 주다 넓은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는 등 큰 원 안의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중간에 등장하는 빨간 벽의 존재는 게임이 밋밋할 때 다시 한 번 긴장감을 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에 추가되는 빨간 벽의 장애물. 반복되는 플레이로 지루해질 것도 같지만, 실수할 때마다 90도씩 회전하는 구조는 반복되는 패턴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조작하게 하면서 단순해지지 않도록 했다.
송재경, 김성완 등 다양한 개발자들이 다양한 작품 중에서 공통으로 손꼽은 게임, '익스팬드'는 올해 11월 출시될 계획이다.
■ 워즈 워리어(Words Warrior) - by Below The Game
'글의 단어가 아이템으로 등장한다면'이란 생각으로 개발된 게임이 '워즈 워리어'다. 이 게임의 주 무대인 문장 속에는 모든 아이템이 숨어있다. 그중에는 도움이 되는 단어들도 있지만, 장애물도 존재한다. 문장 위에서 펼쳐지는 수수께끼랄까. '워즈 워리어'는 학습용 게임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을 지닌 게임이다.
특정 지역에 불이 나서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비로 불을 끄고, 날씨를 맑게 해 다시 불을 붙여 장애물을 지나가야 한다. 혹여 뱀파이어를 만났을 경우에는 밤을 선택하면 강해지고 낮을 선택하면 약해져 어떤 단어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단순히 한 단어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어의 조합으로 새로운 해답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있다.
다만, 이 게임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콘텐츠다. 분명 게임의 소재는 좋다고 생각되지만, 이 게임의 핵심은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이다. 전체 문장을 읽었을 때 이상한 점이 없도록 하면서, 문장 내에 아이템으로 사용할만한 단어를 담는 것은 어렵다. 앞으로의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 수 있으면, 괜찮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 인사이드 마이 라디오(Inside My Radio) - by Seaven Studio
리듬이란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노트다. 키보드 판 위로 쏟아지는 노트를 연주하는 재미는 리듬 게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완성된 곡을 완벽히 연주하는 재미가 리듬 게임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사이드 마이 라디오'는 분명 그런 리듬 게임과는 다르다. 게임의 첫인상은 다른 러닝 게임과 유사하다. 장애물을 피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막상 플레이해보면 점프도 되지 않고 장애물 통과도 못 하는 난해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게 '인사이드 마이 라디오'다. 무수히 흘러내려 오는 노트를 캐릭터가 점프하는 행위나 장애물을 통과하는 수단 등으로 바꾼 느낌이다.
'인사이드 마이 라디오'는 단순해질 수 있는 러닝 게임에 리듬으로 생기를 불어넣은 게임이다. 러닝 게임이냐 리듬 게임이냐는 투표를 한다면, 오히려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리듬 게임에 가깝다. 조작과 플레이 방식은 분명 러닝 게임과 유사하지만, 플레이하다 보면 리듬 게임처럼 느껴지는 독특한 플래포머 게임이다.
■ 오! 나의 미녀(Oh! My Beauty) - by 김신협, 박재환, 신명식
'오! 나의 미녀'의 룰은 정말 단순하다. 유리를 깨다가 중간에 등장하는 장애물을 피하면 된다. 그런데 그 장애물이 광고다. 정신없이 유리를 깨다가 등장하는 광고를 피해야 하는 것. 수많은 광고를 피해 그 끝에는 도달 하면 미녀가 기다린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정신없이 유리를 깨다가 중간에 등장하는 광고를 실수로 클릭할 때마다, 괜히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다. '다음엔 꼭 잘해야지'라는 다짐과 함께 다시 도전하게 되는 단순한 재미가 '오! 나의 미녀'의 재미다. 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얻는 미녀는 추가 재미요소다.
보통 게임 속 광고는 게임을 진행하는데 느껴지는 방해물이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오! 나의 미녀'는 광고를 게임 일부로 사용했다. '유저에게 불편할 수 있는 광고를 하나의 재미 요소로 변경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오! 나의 미녀'. 광고가 유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흥미를 주는 수단으로 바꾸게 한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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