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건프라가 연동된다? 건담 컨퍼런스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반다이남코는 오늘(15일), 건담 IP 관련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제 1회 건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건담 컨퍼런스는 반다이남코의 기간 IP 중 하나인 건담의 2020년의 성과 및 앞으로의 사업 전망,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후지와라 코우지 CGO가 건담 IP 사업의 경과 및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 반다이남코 핵심 IP '건담', 2025년까지 1,500억 엔 매출 달성 목표
1979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 건담은 2019년 40주년, 2020년 건담 프라모델 40주년을 맞았다. 그간 건담은 전세계적인 호응을 얻어 다양한 국가와 연령대의 팬을 확보했으며, 반다이남코에서는 팬들과 건담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요코하마에 기간 한정으로 오픈한 건담 팩토리 요코하마 외에도 건담 온라인 엑스포 등 세계 각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8년과 2019년에는 건담 관련 매출이 781억 엔(한화 약 7,932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950억 엔(한화 약 9,64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후지와라 CGO는 건담 IP의 앞으로의 목표를 2025년까지 1,500억 엔(한화 약 1조 5,233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룹 단위에서 진행하게 될 '건담 프로젝트'에 대해서 발표했다.
건담 프로젝트는 크게 그룹 차원에서 전략 강화와 지속 가능한 건담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건담이 반다이남코 그룹 최고의 IP 중 하나인 만큼, 이를 그룹 차원에서 더욱 끌어올리면서 사회적 공헌 등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테마와 엮어 IP 그 이상을 노린다는 것이 건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룹 차원에서 건담 육성 방안은 크게 세 가지가 언급됐다. 후지와라 CGO는 가장 먼저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창출해나가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건담의 매출액 비중은 일본 국내가 68%, 아시아가 22%, 북미 유럽이 1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후지와라 CGO는 이 지표가 일본 대비 아시아 및 북미 유럽에 아직 건담을 모르는 유저층이 더 많아 잠재적 시장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매출액 자체는 전지역별로 높아질 수 있도록 하되, 해외권의 매출 비중이 더 비약적으로 높아져 일본 50%, 아시아 30%, 북미 유럽이 20% 가량의 비율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노린 건담 관련 프로젝트를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선라이즈, 레전더리, 넷플릭스와 협력해 실사화 영화 제작을 발표한 바 있으며, '콩: 스컬 아일랜드'의 감독을 맡은 조던 복트 로버츠를 감독으로 섭외해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담 시드 20주년을 맞아 건담 시드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 및 복합 프로젝트 '건담 시드 프로젝트 이그나이티드'를 언급했다.
또한 건담에 대한 세계 유저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 세계화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G베이스가 일본 국내에 5개점, 중국에 18개점,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 12개점이 있고 그외에 프랑스 하비스토어, 태국의 G베이스 팝업, 미국 LA의 반다이 하비 팝업스토어 등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플래그십의 수를 세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상으로 언제든지 건담을 만날 수 있는 G베이스 VW을 2021년 여름 내로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담 IP의 게임을 토대로 한 e스포츠 대회, '건담 게임 그랑프리'도 언급됐다. 건담 게임 그랑프리는 2018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건담 e스포츠 대회로, 건담 배틀 오퍼레이션2와 스마트폰용 게임 건담 브레이커 두 종목의 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후지와라 CGO는 코로나19 상황이었지만 2020년에는 기동전사 건담 익스트림 버서스 맥시 부스트 온을 메인 종목으로 해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건담의 e스포츠 전략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물크기 건담을 세워서 세계 각국에 홍보하는 '라이프사이즈 건담 스태튜 프로젝트'도 확장해나갔다. 2009년 오다이바에서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오다이바 유니콘 건담, 요코하마 건담 팩토리에 이어 상하이 라라포트의 프리덤 건담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국내에서의 건담 활성화를 위한 전략도 언급됐다. 반다이남코에서는 각 지역별 인구 대비 건프라 유저를 파악, 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건프라 유저 비율이 낮은 지역에서 좀 더 건프라에 관심을 갖는 소비층을 늘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건프라 유저 비중이 낮은 후쿠오카에서 올해 4월 24일부터 5월 30일까지 커널시티 하카타에 건담독스 행사를 개최, 건담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7월에는 맨홀 뚜껑에 건담 캐릭터를 입히는 '건담 맨홀 프로젝트'를 오타와라 시에서 진행할 계획이며, 건담 종합 전시회인 '건담 월드'를 새롭게 리뉴얼, 오사카 회장에서 2021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겟층 공략에 앞서 후지와라 CGO는 일본과 중국, 북미쪽 건담 팬들의 연령대와 주요 작품에 대해 언급했다. 반다이남코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주로 40대에, 초창기 건담을 아는 팬층이 많은 반면 중국은 건담 시드를 통해 접한 30대 팬들이 많았다. 북미에서는 그보다 더 어린 20대에서 팬이 많았으며, 건담 더블오로 접한 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다이남코에서는 이와 같은 연령대 및 팬층 분포에 맞춰 다각화 전략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사례로 게임 친화적인 유저층을 위한 건담 브레이커 배틀로그, 최근 애니메이션 및 건프라에 관심이 많은 20~30대를 위한 실사판 건프라 시리즈 '건담 빌드 리얼', 옛날 건담에 대한 향수가 있는 30~40대에 맞춘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등이 언급됐다. 이 중에 건담 브레이커 배틀 로그는 게임과 건프라가 연계된 새로운 프로젝트로, 게임 내 오리지널 개체를 건프라로 출시할 뿐만 아니라 커스터마이징도 연동될 예정이다.
■ 건담, 한 회사의 IP를 넘어 사회에 공헌하는 SP로
후지와라 CGO는 건담의 매출 및 IP 파워 강화와 함께 사회 공헌 실현으로 건담을 널리 알리는 또다른 건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프라모델을 제작할 때 남는 플라스틱 찌꺼기나 런너를 최대한 재활용하는 건프라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한 층 더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다 쓰고 남은 런너는 수거 후 고형 연료로 재활용되거나 에코프라 제작에 활용됐는데 한 발 더 나아가 런너를 재활용해서 건프라 제작에 다시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온라인 수업에 프라모델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 중이며, 현재 반다이 하비 센터에서 온라인으로 프라모델로 만들기 수업을 개설했다.
이와 함께 우주 개척 시대에 맞춰 건담을 활용한 소셜 액션 프로그램 '건담 유니버설 센트리 디벨롭먼트 액션'도 공개됐다. 후지와라 CGO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건담이 미래의 인구 문제, 지구 환경 및 우주에서의 여러 갈등을 다룬 작품인 만큼, 이를 교훈삼아서 미래에 닥쳐올 수 있는 위기 및 문제에 대해 성찰해보자는 취지로 발족된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첫 발로, 건담에서 묘사되거나 작중에 표현된 환경 및 인구 문제들을 해결하고, 우주 진출 이후의 미래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등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건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건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 관한 설명회 및 작품 접수는 7월 중순 내에 진행할 예정이며, 8월에 1차, 9월에 2차 및 최종 작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후지와라 CGO는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우주 이민으로부터 시작된 역사를 다룬 것이 건담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다룬 것이 건담인 만큼 건담 유저 모두가 미래를 같이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건담 IP의 매출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아이콘, 사회적 자산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건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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