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없이도 콘솔 게임을! '엑스클라우드'
윤홍만 기자 (Nowl@inven.co.kr)
내장용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업무용 노트북으로 최신 게임을 FHD 60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말도 안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미래의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를 지포스 나우와 스태디아는 현실로 가져왔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아직은 그들이 추구하는 것만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완벽하지 않다. 입력에 대한 지연 시간(Latency) 문제도 있고 플레이 내내 안정적인 네트워크 상황을 마련해야 한다. PC로 게임을 즐기다가 렉이 발생하는 것처럼 네트워크가 순간적으로 나빠지면 버퍼링이나 화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해 쾌적한 플레이 경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지만, 업계에서 거는 기대는 예사롭지 않다. 최근에는 글로벌 IT 기업인 아마존마저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루나(Luna)를 발표하며, 각축을 예고했을 정도다.
그런 가운데 여기 좀 다른 도전을 하는 업체가 있다. 오늘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3강 중 하나인 MS다. 지포스 나우, 스태디아가 PC라는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 반면, MS는 엑스클라우드(xCloud)를 통해 자사의 콘솔인 엑스박스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엑스박스를 안 사도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이러한 행보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콘솔이 없는 게이머에게도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엑스박스라는 게임 생태계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의도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 법하다. 그래서 정말 콘솔 게임을 엑스클라우드로 아무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이 의문을 해결할 기회가 마침 찾아왔다. Xbox Series X(이하 XSX) 출시까지 한 달여 남은 시점에서 MS로부터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 키트가 온 것이다. 과연, 엑스클라우드는 콘솔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순수 게이머 입장에서 체험해 봤다.
게임패스 키트에는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레이저 키시(KISHI) 컨트롤러와 엑스박스 컨트롤러 거치 클립, 보조배터리, 그리고 게임패스 얼티밋 12개월 코드가 동봉되어 있다.
이번 체험에 쓰인 레이저 키시 컨트롤러는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휴대용 컨트롤러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퀄리티다. R1, L1과 트리거가 작은 게 좀 아쉬웠지만 중요한 그립감과 기능 자체는 부족한 부분 없이 무난했다. 다만, 그립감과는 별개로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부분에서 다소 헐거운 느낌이 들었다. 밀착한 형태가 된다면 발열을 해소하기 어려워서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호불호가 가릴 부분이라고 여겨졌다.
지원하는 게임은 다양하다. 헤일로와 기어즈 시리즈처럼 퍼스트 파티 게임들은 물론이고 '데스티니 가디언즈',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니어 오토마타'를 비롯해 최근에 인수한 베데스다의 '둠 이터널'도 이제 엑스클라우드로 즐길 수 있다. 게임패스 얼티밋에 엑스클라우드가 포함된 만큼, 사실상 월 16,700원만 내면 매달 100여 개 이상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체험에는 '데스티니 가디언즈', '기어스5', '포르자 호라이즌4', '마인크래프트 던전스'가 선정됐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들자면 지연 시간을 얼마나 잡았느냐와 얼마나 안정적인 환경을 구현하는지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빠르게 화면이 전환되고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FPS 장르는 이러한 조건을 확인하기에 최적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기어스5' 둘 다 큰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어떤 환경에서든 쾌적한 플레이 경험을 안겨준 건 아니었다. 집처럼 네트워크가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간혹 버퍼링이 발생하거나 화질이 순간 저하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5Ghz 와이파이를 썼음에도 여럿이 공용으로 쓰고 있었기에 버퍼링이 심하게 발생하거나 화질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엑스클라우드의 목표인 언제 어디에서든 최고의 콘솔 플레이 경험을 안겨준다는 이상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싱글 게임에서는 좀 달랐다. '포르자 호라이즌4'의 경우 회사에서도 큰 불편 없이 쾌적한 플레이 경험을 안겨줬다. 레이싱 게임 특성상 정교한 조작과 빠른 반응속도가 필수임에도 반응이 느리다거나 하는 문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어떻게 보면 가장 완벽하게 엑스클라우드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자체적으로 터치 컨트롤러 옵션을 지원하고 있어서 컨트롤러 없이도 완벽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잘못 터치하거나 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체험한 게임 중에선 가장 쾌적한 플레이 경험을 안겨줬기에 터치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더 늘어난다면 엑스클라우드에 대한 진입 장벽이 한층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결론을 내리자면 엑스클라우드는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5G 시대라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집처럼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이 구축되지 않으면 어정쩡한 결과물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집에서 한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즐기는 것보다 PC로 즐기는 게 더 좋은 것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으로 즐기기엔 글자가 너무 작다거나 화려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작다는 아쉬움 역시 플랫폼이 확대되면 단번에 해결될 문제다.
다행스러운 건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먼저 네트워크 안정성에 대해서는 5G 커버리지가 더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플랫폼 제약 역시 마찬가지다. 애초에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자체가 플랫폼에서 자유롭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인 만큼, 향후 PC로까지 더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물론, 아쉬움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큰 장점은 최신 콘솔 게임도 언제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가격도 저렴하다. 월 16,700원이면 퍼스트 파티 게임을 비롯해 100여 개의 게임을 매달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스태디아와 지포스 나우는 서비스와는 별개로 게임을 사야 즐길 수 있는 반면, 엑스클라우드는 게임패스 얼티밋에 포함된 형태이기에 부담도 덜하다.
잠재 고객층이 탄탄하단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고 해도 이용자가 적다면 그대로 묻히기 마련이다. 게임패스는 2017년 정식 서비스 이후 지금까지 약 천만 명이 넘는 게이머를 유치했다. 이들 전부가 엑스클라우드를 이용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일부만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엔 충분하다.
사실상 차세대 콘솔 대전을 앞둔 MS의 투 트랙 전략의 한 축이라고 봐도 무방한 엑스클라우드다. 과연, 앞으로 엑스클라우드는 어떤 진화를 이룰까? 어쩌면 몇 년 후에는 콘솔 없이도 PC로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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