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별명보다, 선수의 실력이나 특성에 관여하지 않는 특이한 연관어를 가진 선수도 있는데요. 바로, 잭선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캡틴잭' 강형우 선수입니다. 팬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독부왜노'. 언뜻 보기에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독부왜노는 캡틴잭이 자신의 SNS를 통해 "독수리 부리는 왜 노랄까?"라고 올린 게시글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뜬금없이 독수리 부리에 의문점을 품는 4차원적인 모습으로 많은 팬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독수리 부리가 노란색인 이유는 비타민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캡틴잭은 독특한 4차원의 매력을 발산하며, 재미있는 연관어를 얻었습니다. 물론 선수 본연의 실력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시비르 4단 CC는 캡틴잭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되었습니다. 이번 롤 스타즈에서는 오랫동안 활동하고, 원딜러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캡틴잭' 강형우가 열한 번째 롤 스타즈의 주인공입니다.
■ 데뷔부터 패패승승승?! 캡틴잭 최고의 전성기, 잭선장의 칭호를 얻다!
캡틴잭은 2011년 1차 인벤 대회에서 당시 저평가 받던 애쉬를 이용해 엄청난 궁 명중도를 보여주며, 승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당시 MIG 프로스트를 상대로 패패승승승의 역전승을 거두었고, 이후 캡틴잭은 MIG 블레이즈 영입되었습니다.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갑작스레 진행된 영입은 아니었고, 이전부터 영입 제안이 있었다고 합니다. 인벤 대회 이후 캡틴잭은 블레이즈의 팀원으로 프로 무대에 서게 됩니다.
이후, OGN 첫 공식 리그인, 2012년 아주부 롤 챔피언스 스프링이 열리게 됩니다. MIG 블레이즈에 입단 후, 처음으로 치러진 정규 리그에서 블레이즈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결승전에서는 형제팀인, MIG 프로스트를 만나게 되는데, 캡틴잭은 자신의 상징적인 챔피언인 그레이브즈와 시비르, 애쉬를 사용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캡틴잭의 그레이브즈는 E 스킬인 빨리 뽑기로 스킬을 피하며 전장을 누비는 장면은 '잭 선장이 쓰러지지 않아'라는 패러디 영상까지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캡틴잭의 장점으로 부각되었던 '한타 교전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1팀인 MIG 프로스트와 2팀 취급을 받던 MIG 블레이즈, 서열이 정해져 있는 형제간의 대결이었습니다. MIG 프로스트의 승리로 예상했던 결승전에서 블레이즈는 커다란 반전을 선사했습니다. 블레이즈는 프로스트와의 결승전에서 3:0으로 압승을 거두며, 롤챔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그 중심에 블레이즈의 원딜인 캡틴잭이 있었습니다.
이후 치러진 2012 롤챔스 섬머 시즌에서 캡틴잭의 기량이 폭발합니다. 2012년은 그야말로 캡틴잭의 전성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죠. 섬머 시즌, 제닉스 스톰과의 경기에서 모두 알고 있는, 명장면인 시비르 4단 CC가 등장합니다.
팽팽했던 경기 양상에서 변수가 되었던 것은 원거리 딜러였던 캡틴잭이었습니다. 제닉스 스톰의 CC기가 강력했던 반면에, 블레이즈의 CC기는 빈약했죠. 그래서 제닉스 스톰은 교전마다 집요하게 캡틴잭을 노리기 시작합니다. 경기가 더욱 후반으로 진입하기 전, 바론에서 결단을 내린 제닉스 스톰이 억지 이니시에이팅으로 싸움을 열고, 여기서 캡틴잭의 엄청난 집중력이 발휘됩니다.
먼저 점멸을 활용한 말파이트의 궁극기를 '주문 보호막'으로 흡수합니다. 이후 다시 점멸까지 활용해서 진입한 모르가나의 궁극기를 맞 점멸로 피하고, 우르곳의 궁극기를 수은 장식띠로 풀어버립니다. 마지막으로 레오나의 궁극기를 정타로 맞지만, 정화를 활용해서 풀고, 성장을 잘한 캡틴잭의 시비르의 거침없는 딜링으로 게임을 마무리합니다.
캡틴잭의 장점이 최대로 부각되는 경기였습니다.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극대화된 '생존력'이 한타 교전능력의 바탕입니다. 그와 더불어 상대 CC기를 고려한 스펠과 아이템 빌드, 그리고 엄청난 반응 속도의 합작으로 나온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캡틴잭의 뛰어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섬머 시즌에는 4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합니다.
■ IEM 우승 기록. 하지만 전성기 지나가나? 캡틴잭의 치명적인 약점 발견!
2013년 IEM7 카토비체 월드 챔피언십인 첫 국제 경기에서 CJ 블레이즈는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형제팀인 CJ 프로스트와 맞붙게 됩니다. CJ 블레이즈는 패 승승승으 3:1의 스코어로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결승전 경기에서 캡틴잭은 이즈리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스킬샷 문제를 극복하고 이즈리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약점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형제팀인 프로스트의 천적이라고 불려도될 좋은 경기력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약점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는 것. 장단점이 극명한 캡틴잭은 약점을 공략하는 모습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캡틴잭은 한타에서의 위치 선정과 생존력을 기반으로 한 뛰어난 딜링 능력은 최고라고 평가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전히 한타 페이즈로 접어들었을 때의 캡틴잭의 능력은 눈에 띄었죠. 하지만, 약점이 드러나고 공략의 대상이 되기 시작합니다.
캡틴잭의 약점으로 지목되었던, 라인전과 맵리딩 능력의 부실함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캡틴잭의 장점은 한타 교전 능력과 뛰어난 CS 수급력이 있습니다. 이런 뛰어난 파밍력 덕에 후반 캐리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로 자리매김했던 캡틴잭은 부실한 라인전을 극복하지 못하고, 게임의 진행이 급격하게 기울어지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또한, 맵리딩 능력이 부족해, 적의 매복이나 급습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원딜러 없는 4:5 싸움 구도를 만들어 불리한 싸움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교전에서의 딜링 능력은 타 원딜들에게 밀지 않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실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라인전과 맵리딩 능력이 개선되지 않았고, 결정적인 약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의 구멍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이러한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해야하는 것이 캡틴잭의 우선순위가 되었습니다.
■ 정든 팀을 떠나 새로운 출발한 캡틴잭! 복수와 재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캡틴잭은 2013 롤챔스 윈터에서 SKT T1 K, Team NB전에 잠깐의 공백을 깨고 등장했습니다. 여전히 안정적인 포지셔닝과 딜링 능력은 큰 장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SKT T1 K와의 2경기는 엎치락뒤치락하는 흥미진진한 경기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캡틴잭은 상대 봇 듀오에게 라인전부터 밀리며, 성장에 제동에 걸렸지만, 귀신같은 파밍력과 복구력으로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캡틴잭은 CJ엔투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진에어 스텔스로 이적했습니다. 진에어 이적 후, 배틀로얄 시즌3에서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캡틴잭의 화려한 무빙과 안정적인 딜링을 보여주었고, 그와 더불어 라인전에서부터 상대에게 강력한 압박을 넣으며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캡틴잭의 약점 극복에 대한 단서는 배틀로얄3 3회차 진에어 스텔스와 삼성 블루와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딜 명가 삼성과의 대결에서 캡틴잭은 루시안 장인으로 유명한 데프트를 상대로, 루시안을 사용하며 놀라운 활약을 보여줍니다. 5경기에서는 캡틴잭 혼자, 상대 봇 듀오를 끊어내는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며 경기를 승리로 견인했습니다.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라인전은 강력해졌고, 끊기는 실수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전성기 시절로 되돌아간듯한 모습에 많은 팬은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롤마스터즈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진에어 스텔스, 하지만 많은 팬의 기대와 달리 롤챔스 스프링 예선에서 아마추어 팀에게 2:1로 패배하며 탈락하게 됩니다. '광탈'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참혹한 결과였습니다. 꾸준히 롤마스터즈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진에어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다음 섬머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어서 2014 롤챔스 섬머에서는 원딜 캐리 메타가 돌아옵니다. 원딜이 팀의 캐리에 큰 관여를 하게 되었고, 캡틴잭이 선호하던 코그모가 캐리력 원탑 챔프로 등극했으며, 성장과 시간이 필요한 트리스타나도 하드 캐리형 원딜러로 등극하게 됩니다. 새로 영입한 '체이'('체이야~') 최선호와의 호흡도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롤챔스 섬머. 16강에서 캡틴잭은 친정팀인 CJ블레이즈와 대면하게 됩니다. CJ블레이즈는 2:0으로 완승을 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 진에어 스텔스는 1세트만 따내도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캡틴잭은 전 시즌의 한풀이를 하게 되죠. 트위치를 활용한 매복, 암살 플레이로 게임을 주도했고, 시원하게 1세트를 가져오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한 맺힌 총잡이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캡틴잭은 친정팀의 복수와 재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됩니다.
■ "왜 안 캡틴잭이요?" 파일럿의 등판과 새로운 출발의 발판인 2016년
2015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서, 캡틴잭은 완전체 원딜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약점이던 맵리딩 능력의 부족과 라인전 능력을 향상시킨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기 출전의 기회가 적었습니다.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초반에 '파일럿' 나우형 선수의 부진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캡틴잭이 등판하는 일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캡틴잭이 등장한 경기마다, 향상된 실력과 경기력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던 시기입니다.
이후 섬머 시즌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경기에 출전하며, 평가가 상승한 파일럿과 함께 팀을 2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진에어의 고질적인 문제인 질질 끄는 운영을 극복하지 못했고,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게 됩니다.
케스파컵 이후 캡틴잭은 진에어에서 나오게 되고,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롱주 게이밍으로 이적하게 됩니다. 당대 최고의 '드림팀'으로 많은 팬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롱주,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 반응은 정반대가 되었습니다. 캡틴잭의 단점은 더욱 부각되었고, 뛰어난 장점이었던 한타 능력 또한,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히려, 잠깐동안 전성기 시절로 돌아갔던 모습에서 다시 부진했던 모습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상 출처 : OGN)
또한, 팀 자체의 경기력도 매우 아쉬웠습니다. 실력 있는 거물급 선수들로 짜인 엔트리가 오히려 독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특성과 특색의 조화가 어우러지지 않았고, 장단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튕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유리한 경기에서 보여준 캡틴잭의 움직임은 아직, 건재한 프로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보였습니다.
롱주는 2015년 한 해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SKT T1을 상대로 2:0 압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간 '페이커' 이상혁에게 꾸준히 고통받던 캡틴잭은 경기 승리 후, 누누 춤 세레모니로 많은 팬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페이커 누누 사건'에 대한 화끈한 복수전을 치렀기 때문이죠. 이 두 선수의 브로맨스는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인기는 더 올랐다고 해야 할까요? 아쉽게 마무리 지은 스프링 시즌이지만, 팬들은 여전히 롱주와 캡틴잭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롤챔스 섬머 시즌 시작을 앞두고, 돌연 캡틴잭의 해설 전향설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떠돌기 시작합니다. 루머로 돌고 돌던 소문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을 때, 5월 19일에 열린 2016 LoL 프로 플레이어 서밋에서 캡틴잭이 해설자로 전향 결심을 내비친 질문을 던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후 캡틴잭은 김세진 감독에게 은퇴 후 진로에 관해 물어보며, 해설자로 성공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것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은퇴는 아니지만, LoL 해설자로 전향하려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후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LCK 중계를 시작하게 됩니다.
■ 아직은 멀기만한 해설의 길,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때!
먼저 공식적인 은퇴를 하지는 않고, 해설로서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OGN에서 한 시즌 간 해설 위원으로 활동했던 '래퍼드' 복한규도 선수로 복귀한 경험이 있는 만큼 선수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캡틴잭이 원래 소속되어있던 롱주의 로스터에 '엠퍼러' 김진현이 영입되며 팀 내 원딜이 3명이 된 상황이라 해설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캡틴잭은 2016년 롤챔스 섬머 개막전 ESC 에버 vs CJ엔투스의 경기로, 첫 해설을 시작하게 됩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히 보이는 캡틴잭의 해설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정확한 발음이나 발성의 불안정으로 나타나는 음 이탈 현상, 흔히 말하는 삑사리가 자주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말을 더듬거나 실수하는 장면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같이 해설자 데뷔를 한 '헬리오스' 신동진의 경우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랜 선수 생활을 토대로, 경기에 대한 분석력이나 식견 등은 모자라지 않는 만큼, 발전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습니다.
5월 30일에 치러진, 아프리카와 삼성의 경기에 대한 해설을 비판하는 글이 인벤 e스포츠 이야기 게시판에 올라왔었는데, 의견을 수용하고 피드백을 통해 발전하겠다며 본인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며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비판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본인의 모습에 팬들이 응원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해설로서의 경험이 점점 쌓이고, 피나는 연습의 결과인지 3주차부터 발음과 톤이 많이 개선 됐다는 평이 늘었습니다. 또한, 적응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여유를 조금씩 갖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투나 늘어지는 해설에 대한 비판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스프링 시즌까지 경기에서 '선수'로 활약하던 그가 빠르게 문제점을 개선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설로서의 캡틴잭을 충분히 기대해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막 시작된 여름 전쟁! 2016 롤챔스 섬머, 앞으로 더 많은 재미가 함께할 이번 롤챔스에서 '선수'아닌 '해설'로 활약할 캡틴잭의 모습을 기대하며, 열한 번째 롤스타즈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Ka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