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결승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롤드컵 8강 토너먼트 대진에서 ANX, H2K, Cloud 9과 한 조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락스 타이거즈, SKT T1, EDG, RNG 등 한국과 중국의 1,2 시드 팀들이 모두 남은 한 곳에 모이면서 삼성이 웃었다.

상위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삼성이 조별 리그서 보여준 경기력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5승 1패, TSM에게 패한 것을 제외하면 전승을 기록했다. 라이너들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졌다. '크라운' 이민호는 '비역슨'을 솔로킬했고, '코어장전' 조용인은 자이라를 꺼내들어 봇 라인전을 지배했다. '큐베' 이성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삼성은 강팀의 냄새가 난다.

8강전 첫 상대는 미국의 Cloud 9. '임팩트' 정언영이 버티고 있는 팀이다. C9은 지난 주 8강을 오르는 과정에서 다소 위험한 다이브를 수 차례 선보이며 북미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몇 번이고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는 실수였다. C9이 8강 무대서도 이러한 실수을 계속 한다면, 상위 라운드 진출은 분명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

지금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픽이다. 빅토르-알리스타로 대표되는, 불리하더라도 경기를 후반으로 끌고가기 쉽고 시간이 지날수록 승리에 가까워진다. 이유는 명확하다. 다전제 경기에서 한 판을 놓치더라도 그 다음판을 가져올 수 있는 확실한 승리가 필요하다. 삼성은 이미 정규리그서 후반 운영을 통해 승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해외팀은 대부분 후반 운영에서 실수가 나왔다. 삼성이 충분히 노릴만한 헛점이다.

'레이스' 권지민의 출격도 기대된다. '코어장전' 조용인의 활약도 분명 좋았다. 그러나 조용인이 보여줬던 자이라, 카르마 같은 원거리 견제 서포터는 라인전이 말릴 경우 갈수록 존재감이 떨어진다. 만에 하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알리스타에 대한 정점의 이해도를 보여준 권지민을 선발로 내세우고 이후 조용인을 조커 카드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작년 스프링시즌 리그 꼴찌를 기록할 때, 삼성이 오늘 롤드컵 8강전에 오를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루하루 기적을 써내리고 있는 삼성. 아직 그들의 드라마가 막을 내리긴 이르다. 삼성이 C9전을 통해 결승에 오를 재목임을 증명하길 바란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6 8강전 일정

삼성 vs Cloud 9 - 14일(금) 오전 7시 미국 샌프란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