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적을 만들며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DRX가 23 시즌을 맞아 완전히 바뀌었다. 서포터인 '베릴' 조건희를 제외하고 '라스칼-크로코-페이트-덕담'이 새로 합류했다. 전력이 강해졌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22 시즌 DRX가 그랬던 것처럼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또한,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도 각자 이전 소속팀에서 제 몫을 톡톡하게 해주던 선수들이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나 점점 성장 중인 선수들이라 새로운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꽤 크다. 그리고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라스칼' 김광희였다. 모든 선수들이 1년 계약인데, '라스칼' 김광희만 2년이었기 때문이다. 97년생으로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인 '라스칼'인데 2년 계약은 단순한 2년이 아니라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Q. 오랜만이다. DRX 합류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팀원 모두가 합류한 건 1~2주 정도다. 친분이 많았던 선수들은 아니라서 팀원들과 친해지고 있는 단계다. 다들 활발한 편이라 불편한 건 없다.


Q. 97년생으로 LCK에서 '페이커', '데프트'를 제외하면 거의 최고참이다. 그런 점에서 DRX와 2년 계약은 프로게이머 인생 후반부를 불태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원래부터 가능한 한 팀에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 그래서 팀을 옮기게 되었던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DRX로 합류하면서 입대 전까지 최소 2년은 한 팀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마침 DRX도 나와 생각이 잘 맞아 흔쾌히 팀에 합류했다.


Q. 평소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데프트' 김혁규의 롤드컵 우승이 여러 가지 면에서 꽤 의미 있게 다가왔을 것 같다. 어땠나?

프로게이머 활동을 하면서 대단한 선수들과 많이 지내봤다. 하지만 한명을 고르라면 '데프트' 선수다. 항상 프로페셔널하고 언제나 성적, 기량에 대한 갈망이 있더라. 옆에서 지켜봤을 때 '데프트' 선수가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을 때, 스스로 '역시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될 때도 있나' 싶었는데, 이번에 보여주지 않았나.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된다는 마음,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인가?(웃음). 나에게도 도움이 많이 됐다.


Q.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팀, 선수들과 만나봤다. 개개인의 기량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름값만큼의 시너지가 나오지 않았던 적도 있고, 성적이 좋았던 경우도 있다. 좋은 팀에는 단순한 선수들의 기량이나 지표 외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느낄 텐데, 연차가 쌓이면서 새로운 팀을 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개인 기량이 좋다는 건 당연히 긍정적인 지표다. 다만, 모두가 뛰어난 사람일수록 각자 입장이 다른데, 욕심이 많아져서 팀적으로 삐끗거리는 경우가 있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봤을 때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희생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DRX 합류 후 팀원들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때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Q. 연차를 거듭할수록 스스로 더 나아지기 위해 변화를 주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본 적도 있을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게임에만 몰두했던 적이 있다. 인게임 적으로 기량이 올라가는 부분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상실감이 너무 크더라. 그래서 취미 생활을 만드는 게 좋다고 느껴서 작년부터 최소한의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DRX에서 '데프트' 선수가 남긴 필라테스 이용권을 양도받아서 잘 쓰고 있다(웃음).


Q. LoL은 매 시즌 패치를 통해 많은 것들이 바뀐다. 이번 시즌은 어떤 것 같은가?

스크림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다. 정말 대격변 수준이 아닌 이상 엄청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Q. 현재 팀원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다고 들었다. 상대 팀으로 만나면서 현 팀원들에 대해 어떤 이미지, 혹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경기장에서 보면 인사만 하는 정도로 친분이 거의 없었다. 게임적으로는 모두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했고, 로스터가 완성됐을 때 만족했다.


Q. 본인이 생각한 이미지와 가장 다른 선수는 누군가?

음.. '크로코' 김동범 선수다. 뭔가 차도남 이미지 같았는데, 생각보다 애교도 있고 형들한테 잘하더라(웃음). '베릴' 선수는 독특하다는 말이 많던데,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쩌다가 가끔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포인트가 있다. 이유는 모른다.


Q. '라스칼'하면 역시 솔로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대회에서 솔로킬을 많이 달성하는 특별한 노하우나 챔피언 상성 연구에 있어 본인만의 팁이 있을까?

챔피언 구도나 상성에 대해 다른 선수들보다 특별히 더 신경 쓰거나 몰두하는 건 없다. 개인적으로 대회 때 느끼는 건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나보다 잘하는 경우도 나올 텐데, 신중하게 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연습 때 쌓은 데이터만 있으면 대회라고 망설이지는 않는다.


Q. 스프링에서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 팀은 T1과 담원 기아다. 나머지 팀들도 잠재력이 다 있다고 느낀다. 어떤 팀이든 잘하면 점점 탄력을 받을 것 같아서 바짝 긴장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새로운 코칭 스태프와 호흡은 어떤가?

선수들을 잘 챙겨주시는 편이다. 신동욱 코치님이랑 룸메이트라서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올해 왜 우승했는지 좀 알겠더라.


Q. 끝으로 23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스프링까지 아직 시간이 좀 있는데, 열심히 준비하겠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겠지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