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세 달이 넘었지만, 하스스톤 유저들에겐 이제서야 연말입니다. 가라앉은 도시로의 항해, 나스리아 성채 살인 사건, 리치 왕의 진군의 3가지 확장팩이 출시되었던 히드라의 해가 저물고 있고, 신규 확장팩 '전설노래자랑'이 다음 새해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4월이 되면 신규 확장팩과 함께 그리핀의 해 확장팩이었던 불모의 땅, 스톰윈드, 알터랙 계곡 카드가 야생으로 전환되는데요. 하스스톤 연말을 맞아 그리핀의 해 카드 중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굵직한 카드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천체의 정렬]의 최초 스펙은 7마나이며 양 플레이어의 마나 수정을 0으로 만들고 카드의 비용을 1로 줄이는 카드였습니다.

서로 마나가 0이 되므로 상대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라 여겨졌지만, 드루이드는 마나를 늘릴 수단이 많아 수정을 다시 복구하기 쉬운데 반해 상대는 매 턴 1마나 씩만 늘어나니 운영 플랜이 크게 망가졌으며, 특히 콤보 덱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반대로 드루이드는 복구한 마나 수정을 토대로 고비용 카드들을 난사하며 유리한 운영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는 [대영주 데나트리우스]라던가, 더 옛날에는 [산산조각난 크툰] 등을 넣어 피니시하곤 했습니다.

여기에 불모의 땅 미니 세트에서 추가된 [여군주 아나콘드라]를 내 두면 [일식][세나리온 수호물]과 같은 자연 주문을 0마나로 연타하는 것도 가능해서 천체의 정렬 덱이 한동안 드루이드의 주된 아키타입 중 하나를 차지했었는데요.

이후 8마나로 비용이 늘었다가, 결국에는 내 마나 수정만 0으로 만들도록 너프되었고, 상대를 방해하는 효과가 없어진 후에는 천체의 정렬 덱이 사실상 사장되었습니다.



현재에도 마법사의 여러 유형에 널리 쓰이는 영웅 능력 패키지는 불모의 땅 부터 출발했었습니다.

먼저 [불길]은 출시 당시에는 쓰이지 않았으나 2번의 버프를 통해 지금의 스펙이 되었습니다. 본래는 2마나였으며 현재 영웅 능력의 피해를 올리는 형태라 영웅 변신 시에 버프가 초기화되었으나, 1마나로 비용이 주는 한편 영웅 변신과 시너지를 위해 이번 게임 동안 피해가 증가하도록 바뀐 점이 컸습니다.

그리고 영웅 능력을 모든 적에게 뿌리는 [무모한 견습생]과, 강력한 한 방을 보여주는 [불꽃눈 모드레쉬]는 지금도 잘 쓰이는 영웅 능력 유형의 정리 겸 피니시 카드입니다. 스톰윈드 확장팩의 [원소술사 던그래스프]와 함께 이 카드들이 야생으로 전환되면 영웅 능력 유형은 성립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리고 불모의 땅 마법사 카드에서 [맑은 샘물]도 한때 최상급 드로우 수단으로 주목받았었습니다.

당시 [열광의 덱]을 필두로 한 노 하수인 마법사 유형이 강력한 덱이였는데, 여기서 [맑은 샘물]은 최소 0마나 2장 드로우를 보장했고 만약 [주문술사의 흐름]으로 비용을 줄였다면 카드를 뽑았는데 마나가 늘어나는 카드였습니다.

결국 비용이 1 늘어나는 너프가 진행되었고, [열광의 덱] 약화 및 덱에 하수인을 채용하며 자연스레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기사의 [쓰러진 자의 검]도 기억나는데요. 현재는 내구도가 줄어들었는데, 출시 당시에는 2마나 1/3 무기였습니다. 2턴부터 3번의 비밀을 덱에서 바로 시전할 수 있어 초반을 강력하게 가져가는 한편 덱압축도 겸할 수 있었니다.

특히 불모의 땅 출시 직후에 많이 쓰였는데, 상대의 주문을 방해할 수 있던 강력한 비밀인 [요그님 맙소사!]가 있었고 불모의 땅에서 같이 추가된 [달려오는 구원마]도 채용해 초반을 쉽게 넘기는 비밀 성기사나 성서 성기사 유형이 높은 티어에 자리 잡았었습니다.



너프라 하면, 불모의 땅 흑마법사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하스스톤 최초로 야생 금지까지 지정된 미니팩 카드 [영혼약탈자]가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자해 시너지까지 있는 흑마에게 생명력을 비용으로 지불하는 건 오히려 이득이었으며, 야생전에서도 각종 어썸한 콤보들이 등장했었고 다음 확장팩인 스톰윈드에서 흑마법사의 퀘스트와 궁합이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결국 6마나로 늘어나는 너프로 속도가 크게 느려져 사용할 이유가 줄었고, D6 유형을 포함한 자해 유형이 직간접적으로 같이 하향되며 자해 유형 일부 카드의 야생으로 전환됨에 따라 현재는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모의 땅에서 나온 [탬신 롬]도 히드라의 해 마지막까지 잘 쓰이는 카드였습니다. 암흑 주문을 저렴하게 2번 사용할 수 있던 만큼 단순 필드 정리부터 온갖 콤보까지 잘 쓰였습니다. [탬신의 향수]와 함께 [초대형 올빼미] OTK도 유행했었고, 지금은 더 저렴한 [기뢰]를 활용하는 OTK 콤보덱이 상위 티어에 있습니다.



도적에서 큰 임팩트가 있었던 카드는 [효율적인 문어로봇]이 있었습니다. '일회용 2코 타우릿산'이라 불릴만한 성능을 가졌었고, [그림자 밟기]로 재활용하며 목조르기나 미라클 유형 덱 등에 빼놓지 않고 채용되었던 카드였습니다.

생명력이 높아 초반에 광폭을 발동시키지 않는 것도 어려웠고, [깃펜 장난꾼]이나 기타 번 카드로 광폭을 직접 발동시키는 것도 가능해 비용 감소를 통한 카드 연타가 중요했던 도적에게 유용한 카드였는데요. 현재는 3마나로 비용이 너프되었습니다.



불모의 땅은 중립 카드도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는데, 우선 초소 세트가 있습니다.

상대를 방해하는 컨셉트의 3가지 초소 하수인 및 초소 지원 [카르갈 배틀스카]가 출시되었는데, 그중 가장 저렴하면서 상대 카드의 비용을 올릴 수 있어 어그로 덱 상대로 큰 힘을 발휘하는 [천리길 경비초소]가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천리길 경비초소]와 함께 상대의 하수인 플레이를 견제하던 [몰샨 경비초소] 또한 초반에 처리가 상당히 까다로워 이득을 보기 너무 쉬웠고, 결국 두 초소의 생명력이 1씩 줄어드는 너프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외에, [만크릭]은 덱에서 튀어나오는 토큰이 3/10이었습니다. 이 역시도 만크릭 토큰이 튀어나오면 처리가 정말 까다로웠어서 여러 덱들이 일단 집어넣어 사용하곤 하는 카드였습니다. 지금은 3/7로 생명력이 줄어들어 잘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상대의 손에 직접 개입해서 하수인을 제거하는 효과로 화제를 모은 [걸신들린 무타누스]도 불모의 땅 미니 세트에서 발매된 카드였습니다. 비용이 다소 무거워 컨트롤 성향의 덱이 채용했고 주로 콤보 덱을 이기기 위해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