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근방은 늘 새롭고 즐거운 곳이다.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고, 골목골목마다 분위기도 다르다. 네온불빛과 음악이 꺼지지 않는 밤거리였던 곳이 낮에는 조신한 카페거리가 되어 있기도 하고, 옷과 구두 가득한 거리에서 한 골목 꺾어지면 악기를 파는 거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동네다 보니 살고 있는 사람들도 가지각색이다. 교복 입은 여고생부터 빨강머리 길게 땋은 음악가, 팔자주름 깊게 패인 만화가 등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홍대에 모여 있다. 슈퍼맨이 불쑥 등장한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있다.

이 독특한 곳에 독특한 뜻을 모은 독특한 사람들이 있다. 일전 유료 모바일게임 '라디오해머'를 출시한 개발사 '바이닐랩'이다. 캐주얼 열풍이 몰아치고 있던 중에도 아는 사람만 한다는 모바일 리듬게임을 선택하고, 유저 대부분이 구매를 포기한다는 유료 어플로 게임을 내놨다. 거기다 돈 한 푼 안 받고 업데이트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선포까지 해버렸다.

돈 들어올 틈새를 스스로 틀어막은 셈이 됐지만, 그들은 재미나게 살고 있다.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만들고, 짬짬이 음악도 즐기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하나 둘 이뤄나가고 있다. 돈에 연연하기 보다는 여유 있게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마치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인 홍대와 굉장히 많이 닮았다.

일전에 '라디오해머'리뷰를 쓴 덕에 연이 닿아 방문하게 된 홍대 근방 상수동의 바이닐랩 사무실. 홍대의 소울을 살려 게임을 음악처럼 만드는 바이닐랩의 나동현 대표와 조형호 작가를 만났다. 손수 내려준 따뜻한 커피 손에 들고 나눈 게임과 음악의 이야기를 여기 옮겨 적는다.

▲ 바이닐랩 조형호 작가(좌)와 나동현 대표


끼를 주체할 수 없던 개발자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다!

"다들 업계에서 꽤 굵직한 경력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원활한 대화 진행을 위해 각자 소개 한 마디씩 해주시겠어요?"

조형호 작가 :
원래 저는 문학 쪽에 몸담으면서 소설이나 시, 작사가 등 인디 컬처 안에서 활동을 해왔죠. 여기에 음악 쪽으로도 관심이 많았어요. 라틴 타악기를 주로 만지면서 밴드에 소속되어 공연도 몇 번 뛰고... 게임 개발을 업으로 삼은 이후에도 지산이나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등 대형 행사에도 참가했었죠. 게임 개발은 대략 7~8년? 여기 대표님과 계속 함께 하고 있죠.

나동현 대표 :
저는 이 사람보다 좀 더 경력이 됩니다. 사실 이 사람 제가 뽑았어요. 그 당시 저는 데카론2 개발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스토리라이터가 필요해서 사람을 모은 결과 이 사람이 확 눈에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냉큼 곁으로 데려왔습니다. 뭐, 개발 외의 영역도 경력으로 쳐 준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 게임업계에 몸담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개발 외의 영역이 뭔가요? 어떤 분야에서 일하셨는지 궁금한데, 괜찮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나동현 대표 :
음... 그게, 학생 때 전자상가에서 오락기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좀 했어요(웃음). 그게 제 게임업계 첫 직장이라 보면 됩니다. 거기서 만난 지인들이 게임매체를 꾸렸기에 기자로 활동하며 도와주기도 했었죠. 이후 기획자로서 본격적으로 업계에 뛰어들었고, 10년 가량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형호 작가 :
여기 대표님은 어떤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지금도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최근에는 개발 외의 영역에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요.

나동현 대표 :
암요, 판매업, 개발은 물론 사업과 경영도 책임지는 전천후의 인재죠. 그런데 요즈음은 오히려 다른 쪽의 업무를 해야 하더군요.


"오, 그렇죠. 아무래도 한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가 되면 이러저러 할 일이 많아지잖아요."

나동현 대표 :
잘 아시네요. 저 요즘 되게 바빠요. 음...야식을 주문하거나 떨어진 원두를 채우는 일, 쾌적한 개발환경을 위해 사무실의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 같은 걸 하고 있죠.


"네? 아니, 그런 걸로 바쁘신 건 좀...그런 일이야 다른 분들과 나눠서 해도 될 일이잖아요. 거기다 대표 권한으로 각자에게 일을 좀 분배해줘도 될 것 같은데요?"

나동현 대표 :
자긴 프로그래머니까 프로그래밍에 집중해야 하니 안된다고 하고, 또 다른 누구는 기획하고 스토리 써야 된다고 하고...저마다 아티스트네, 뮤지션이네 하는데요, 뭘. 괜찮아요 전. 괜찮습니다...네.

조형호 작가 :
다들 각자의 사정이란 게 있으니까요(긁적).

▲ 대표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두루두루 친한 바이닐랩



가슴 가득 음악을 품고 홍대 앞에 자리 잡다

"하하...판매업을 제외하고도 10년 이상 게임업계 경력을 보유했는데 이런 대우를 받고 계셨군요. 좋게 얘기하자면 대표님은 모든 멤버들에게 친구 같은 존재시네요. 다들 알고 지낸 분이세요?"

조형호 작가 :
저와 요기 이 대표님, 그리고 AD는 원래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동료입니다. 원래 AD는 프로그래머인데 그림도 잘 그려서요. 그 귀여운 '라디오해머' 그림이 사실은 그 프로그래머의 손에서 탄생한겁니다. 아무튼 ,이 사람도 데카론 2를 함께 작업하던 사람이거든요. 회사를 몇 번씩 옮기는 내내 저와 대표님, 프로그래머...이렇게 세 사람이 항상 함께였어요.

나동현 대표 :
맞습니다. 개발도 잘하면서 그림도 그리는 친구, 기획을 하면서 시나리오도 담당하는 작가. 그리고 전반적인 개발도 보면서 다른 업무(?)도 처리할 줄 아는 저까지 딱 모이면 핵심 시스템은 얼추 갖춘 거니까요. 여기에 함께 일해오면서 서로의 업무방식이나 역량을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니 그야말로 완벽한 구성이 된 거죠.


"세 분 이외에도 원래 지인인 분들이 많겠군요. 뜻이 맞는 사람들 찾기도 쉽지 않은데, 모두 함께 일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겠어요."

나동현 대표 :
뭐, 그렇지요. 창업 후에 새로 뽑은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건너건너 알고 지낸 사람들입니다. 보통 함께 지내면서 눈여겨 봐왔던 실력파들이에요. 여기 이 작가 친구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모든 사람이 각자의 분야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이고 있는 인재들입니다. 다만 나이가 많다는 게 흠이죠(웃음). 제가 39살로 제일 나이가 많고요, 다른 친구들도 서른 살을 훌쩍 넘습니다.

조형호 작가 :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만난 사람도 있지만 뜻하지 않게 연이 닿게 된 사람도 많아요. 기자님께서 관심을 보여주셨던 구인광고 영상을 연출한 영상 감독은 저와 클럽에서 만난 VJ였어요, 그 구인광고 영상을 통해 멋진 프로그래머분이 최근에 합류했죠. 우리 프로그래머는 원래 리듬게임을 만들고 있다가 바이닐랩에 합류한 건데, '라디오해머'와 비슷한 시기에 그 게임도 출시된 덕분에 우리 프로그래머는 동기간 내 유무료 순위권에 든 리듬게임 2종 모두 개발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게 되었죠.



"회사 동료를 클럽에서 영입하다뇨. 사무실 위치대로 정말 홍대 스타일이네요(웃음)."

나동현 대표 :
네, 우리 회사 사람들이 모두 홍대 감성이에요. 좋은 장비나 좋은 사람도 물론 중요하지만, 업무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여기만큼 예술성이 돋보이는 곳도 없다고 봐요. 저희의 색깔도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조형호 작가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요기 이 사무실을 얻게 된 배경이 있죠. 인테리어 예쁘죠? 이거 다 거저 받은 겁니다. 인력도 충원하고 다른 게임도 개발해야 하니 좀 더 큰 사무실이 필요했는데 마침 요기가 딱 매물로 나온 거죠. 인테리어도 다 되어 있고, 권리금도 없이 월세만 내면 되는 좋은 조건이었죠. 하지만 거기엔 엄청난 비밀이 있었으니...

나동현 대표 :
아...하하...그게 원래 입주해 있던 회사가 투자를 받게 되어 사무실을 강남으로 옮겨야 해서 급하게 내놨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냉큼 계약했는데, 나중에 부동산 아주머니한테 들었어요. 그 회사 대표, 알고 보니 횡령 혐의로 수배됐다더군요. 후에 자수하셨다고 들었는데...아무튼 지금은 자숙하고 계신 그분 덕택에 좋은 곳에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거 감사드려야 할까요?

▲ 유리 위주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무실. 여기엔 굉장한 비밀이...


"그런 사연이...근데 보니까 작가님도 음악 활동을 계속 해 왔고, 첫 작품도 리듬게임이잖아요. 거기다 팀원 분들 모두 홍대 감성이라 표현하기도 했고요. 회사 이곳저곳에 악기도 많은데, 대부분 음악을 하시나 봐요."

조형호 작가 :
신기하게도 대부분 훌륭한 연주자이자 뮤지션들입니다. 다룰 줄 아는 악기들도 많아 가끔 신나게 잼을 벌이기도 하죠. '라디오해머'의 70곡을 혼자 만들어낸 우리 작곡가는 사실 서로 다른 밴드 활동을 해오다 공연장에서 만난 사이입니다. 의기투합해서 같은 밴드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제가 음악과 개발을 병행하다 보니 도저히 시간이 안 나는 거에요. 그러다 보니 서로 데면데면해지고...

"그런데도 용케 같은 팀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네요. 라디오해머의 70여 개의 수록곡을 몽땅 작곡할 정도로 실력파셔서 이곳저곳에서 영입하길 희망했을 것 같아요."

조형호 작가 :
아, 그렇죠. 그래서 제가 한 발 앞서 움직였어요. 이전 회사는 지금보다 꽤 규모가 컸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생활과 급여가 보장된다고 유혹했죠(웃음). 인디 밴드에게는 먹고 사는 일도 참 중요하니까요. 당시에는 정말 좋아했는데, 이후 이 회사 와서는... 뭐, 한동안 월급없는 생활로 돌아갔고요.


▲ 라디오해머의 70여 개 수록곡을 모두 담당한 서영일 작곡가

▲ 작업 도중 모바일게임도 하는 프로의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아니, 월급이 없었다고요? 왜 월급이 없어요...? 이 부분을 해명하려면 아무래도 대표님이 직접적인 설명하셔야 할 것 같군요."

나동현 대표 :
(긁적)아니...그게 변명 같겠지만, 창업은 외부 도움 없이 우리 손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껏 업계에 있으면서 초기부터 외부에서 도움받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투자 없이 일을 진행하니 초기 자본도 없었고, 정부기관에서 예쁘게 봐 줘서 중소기업 지원은 받았지만 여러모로 돈이 많이 부족했죠. 다행히도 팀원들 모두가 이 궁핍한 상황을 숙명처럼 받아들여 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조형호 작가 :
지난 2013년에는 사무실도 옮기고, 직원도 새로 뽑고 개발만 충실히 하던 시기였잖아요. 수익이란 있을 수 없었지요. 회사 매출이라곤 제가 게임테크와 KGC에서 받은 강연비가 전부였어요. 그러니까, 제가 2013년 바이닐랩의 전체매출 100%를 달성한 사람인 겁니다. 하하. 이거 자랑스럽네요?

나동현 대표 :
그래도 '라디오해머'가 출시됐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서서히 수익이 나올 겁니다. 북미 쪽에서도 반응이 꽤 괜찮고요. '라디오해머'가 원래 국내 시장보다는 북미나 일본 등 해외를 겨냥해서 만든 타이틀이기에 앞으로 해외에서 좀 더 괜찮은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많아요. 이젠 좀 넉넉하게 월급을 줄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형호 작가 :
흠흠,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우리에게 음악이라는 건 게임 개발 이외에 서로 간에 교감을 나눌 수단이에요. 개발 중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건 어떤 팀이든 참 중요한 일입니다. 또 이만큼 어려운 일도 없죠. 저희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특별하고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어요. 모두가 좋은 연주자이자, 음악인입니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죠.

나동현 대표 :
맞습니다. 아까 말씀 드렸던 전직 AD였던 프로그래머분도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와 노래 실력을 갖고 있죠. 또 이번에 새로 들어온 프로그래머분 또한 힙합 랩퍼로 오랜 활동을 해온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음악의 즐거움을 아는 친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죠.

조형호 작가 :
이렇게 비슷한 감성과 언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조금 부족하고 아쉬울 수도 있는 환경이었지만, 저희가 무사히 첫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 곳곳에 음악이 담겨 있는 바이닐랩 사무실



단 하나의 대박이 아닌, 게임계의 어벤져스를 꿈꾸다

"하핫...서로 매우 친하시네요. 하하...아무튼 라디오해머의 음악성이 단순히 작곡가 혼자만의 감성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음악적 교감으로 이뤄진 회사라...색깔이 확실하군요. 그래도 음악으로만 위로받기에는 참 고달픈 시기였을 텐데, 매출이 없던 지난 2013년을 어떻게 극복하신 건가요?"

나동현 대표 :
우리는 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에요. 목표 시장에 대한 관점도, 어떤 색깔의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도 비슷비슷합니다. 창업한 이래 계속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공통된 소망은 '어떤 게임을 만들어서 대박 나자!'가 아니라 '우리가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들을 계속 만들어보자!'니까요.

조형호 작가 :
저희가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게임계의 '어벤져스'를 만들자는 거에요. 그러니까 각 영웅 하나하나의 사연도 재밌지만, 그 모두가 합쳐져 '아, 이런 세계관이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시리즈 같은. 전에 플레이했던 게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실마리를 다음 게임에서 발견하게 되고, 그게 하나의 스토리로 귀결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세계관 기반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어벤져스 시리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서 잘 알지는 못하는데... 제가 아는 이야기를 들자면요. 픽사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나온 등장인물의 과거를 다음 후속작 '몬스터대학교'에서 알게 되고,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거든요. 그런 형태려나요?"

조형호 작가 :
비슷해요. 바탕이 되는 세계관이 있고, 각각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타이틀이 서로 연관되어 전체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거죠. 또, 전체 세계관을 통해 예전 이야기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었는지를 다시 일깨워주는 거고요. '라디오해머'만을 본다면 다소 가볍고 정신 나간 스토리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나올 바이닐랩의 게임을 하나 둘 접하다보면 결코 가볍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실 거에요.

▲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라도 나중엔 좀 더 심오해질 수 있는 거다


나동현 대표 :
사실 뭐 '라디오해머'를 두고 세계관을 비판한다면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스토리가 아주 우주로, 농담이 아니라 정말 우주로 가잖습니까. 이게 전문작가가 쓴 글이라는 게 슬플 따름이죠...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될 거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형호 작가 :
허 참, 가벼운 비주얼을 가진 콘텐츠에서 스토리텔링은 한계가 있다고요.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해야 할 일이란 단순히 서사적 가치가 충만한 이야기들을 무작정 게임 속에 때려 넣는 게 아니라, 그 게임이 가진 특성과 분위기에 최적화 된 좋은 이야기를 선보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세계관은 무겁더라도, '라디오해머'가 가진 분위기에 맞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게임일수록 이야기의 심오함보다는 누구나 한번쯤 '쿡'하고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나동현 대표 :
뭐, 일리는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괴랄한 스토리도 무난히 통과된 거겠죠. 엉뚱하긴 하지만 모두가 좋아라 했던 것도 많아요. 이 사람이 의견 낸 '붓다핸섬' 같은 보스들은 회의할 때도 빵 터졌고,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할 줄 알았던 유저들도 꽤 좋아해 주셨습니다.

조형호 작가 :
하지만 다음 타이틀에서는 그렇게 마냥 가볍지는 않을 거에요. 짜놓은 전체 세계관은 부분적으로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전혀 다른 장르의 성격을 갖고 있죠. 저희는 그러한 다양한 장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탄탄한 세계관을 숨겨두고 있습니다. 계획과 목표대로 하나씩 만들어나간다면 언젠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옴니버스 월드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파이널판타지 7'처럼 다양한 미디어에서 각기 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런 게 바로 게임계의 어벤져스죠.


▲ 공개한 다음 차기작 '런어웨이즈' 컨셉아트



우리가 비주류에 유별난 사람들이라고?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

"워낙에 큰 꿈을 바탕으로 두고 있어서 그랬는지, 라디오해머는 유독 시장의 대세를 따르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스타트업 치고 꽤나 게임의 규모도 큰 데다가,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 유저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캐주얼퍼즐도 아니라 하는 사람만 한다는 리듬게임을 선보였고요."

나동현 대표 :
여러 질문을 한 번에 다 하시네요(웃음). 일단 첫 작품을 만들 때의 목표를 말해드려야 할 듯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던 '어벤져스'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대략 5년 정도로 잡았습니다. 물론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요...아무튼 첫 작품이다 보니 나름의 색깔을 보이면서도 개발력도 드러낼 수 있게 평가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조형호 작가 :
수익도 수익이지만 스스로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는 욕구가 강했어요. 리듬게임도 그렇게 만들게 된 겁니다. 대부분이 음악을 하던 사람들이니까 누구보다도 음악을 좋아하면서 잘 이해하고, 그걸 게임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특히 전 타악기를 다루던 사람이다 보니 리듬 게임에 대한 소재가 있었습니다.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음악적 재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노트 스타일의 게임보단, 리듬의 기본에 충실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피아노를 잘 칠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박수는 누구나 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시작점을 가진 리듬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 타악기를 다뤘던 경험으로 '라디오해머' 타격감을 만들어냈다


나동현 대표 :
물론 리듬게임 만들자고 합심했을 때, 이렇게 대규모 작업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다시 생각하니 울고 싶네요. 이 친구가 '박수'는 리듬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심플할 거라고 그렇게 추천했는데 알고 보니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조형호 작가 :
아, 그게요...타악기 연주자의 입장에서 스마트폰의 터치 UX와 리듬 게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터치와 타격의 감성이 다르니까요. 리듬 천국과 같은 작품들이 이에 대한 훌륭한 해법을 보여줬고, 저희 역시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기 위해 '타격감'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왔습니다. 실제 연주자로서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죠.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수준의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죠.

나동현 대표 :
보통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개발을 접고픈 마음마저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 때 다 치우고 횡스크롤 액션이나 만들자면서 모티브로 삼았던 게임이 '오보로무라마사' 입니다. 근데 이 게임을 얘기하다가 '칼이 너무 평범하니까 망치로 바꿔 볼까?' 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이게 라디오해머의 타격감을 한층 살릴 방법이 된 겁니다.

조형호 작가 :
고마웠어요. 비주얼과 리듬이 딱! 맞물리는 그 접점을 표현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연출 수단이었으니까요. 보기에도 직관적이고 리듬을 맞춰서 때린다는 경험도 주고. 그 고마움을 담은 '오보로무라마사' 헌정 곡이 게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동현 대표 :
근데 뭐, 좀 더 만들어보니 자꾸자꾸 욕심이 커져서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한층 멋지게 다듬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만들어 볼 수 있는 건 다 시도했고요. 적어도 익숙하지 않았던 모바일 시장을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봅니다.


"음, 대세를 따르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 부분이 하나 더 있어요. 2.99달러의 어플 가격만 내면 모든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해놨잖아요. 또, 앞으로 업데이트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렇게 매출 좋다는 부분유료화를 마다한 이유가 뭔가요?"

나동현 대표 :
외부에서 보면 시장도 안 보고 자기네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유별난 사람들로 보일 겁니다. 그에 대한 타박도 많이 들어오고요. 하지만 이 세상에 정답이 어딨겠습니까.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나름의 해법과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하기 마련입니다. 대세에 대한 각자의 선택과 의견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해법이 공존할 수 있는 산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형호 작가 :
제가 게임테크나 KGC에서 강연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그런 이유였어요. 솔직히 저희가 좀 다르다는 걸 알아요. 마인드도 다르고 업무 방식도 다르죠. 저희 스스로는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봐주시진 않더라고요. 종종 비판도 들려오고. 하지만 저희는 스스로의 방법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이런 생각도 있다, 이런 방식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에 그 생각을 토대로 강연한 겁니다.

나동현 대표 :
'라디오해머'가 대세에 따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만들 때부터 특정 시장을 염두에 둔 타이틀입니다. 일본이나 북미 지역은 리듬게임에 대한 수요도 높고, 선결제 시스템에도 상당히 익숙합니다. 이걸 노린 거죠. 이 때문에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일본어나 영어 등 로컬 쪽으로도 많이 신경 썼습니다. 지금은 북미와 일본에 다 선보인 상태로, 여러 방법을 통해 게임과 회사를 알리는 중입니다. 꽤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 같아요.

▲ 바이닐랩의 생각도 알리고 매출도 올렸던 조형호 작가의 KGC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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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또 한 발…더 큰 시장을 향해, 더 멋진 미래를 위해!

"게임계의 어벤져스를 꿈꾼다며 파이널판타지 7을 언급했어요. 파이널판타지 7은 영화와 콘솔 타이틀,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려는 계획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죠. 그 게임을 언급한 건 바이닐랩 역시 모바일말고도 다른 플랫폼 사업도 펼칠 계획이라는 건가요?"

조형호 작가 :
그렇죠. 당장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크게 보이겠지만, 좀 더 시야를 확장하면 더 큰 시장이 많아요. 해외를 노릴 수도 있고, 콘솔이나 패키지 시장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어요. '라디오해머'도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저희는 항상 눈앞의 시장보다 좀 더 큰 시장을 노려보려고 해요.

나동현 대표 :
'라디오해머'가 유료 어플인 것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봤기 때문입니다. 다른 플랫폼으로도 사업을 진행할 생각이니, 그 전에 조금씩 시장을 바꿔가고 싶었어요. 최근 모바일 게임이 보편화되고 부분 유료화 모델이 대세가 되니까, 원래 게임 플레이에 대한 비용 지불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문화도 좀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우리가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한 발 씩 꾸준하게 내딛다 보면 꽤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모습의 시장으로 바꿔 나가고 싶은 건가요?"

나동현 대표 :
최근 분석을 보면 부분 유료 타이틀의 결제 비율은 전체 유저 중 5% 정도에요. 95% 이상은 게임에 돈 쓸 필요성을 굳이 못 느끼는 겁니다. 부분 유료화의 악용 사례가 많아서 게임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도 있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건전한 콘텐츠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첫 작품임에도 과감하게 유료 어플로 선보인 '라디오해머'

"의미는 잘 알겠습니다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글쎄요. 부분유료화 타이틀이 굉장히 많은데 유료 게임을 살 사람은 많지 않아요. 실제로 유료 어플의 판매량도 많지는 않아요."

조형호 작가 :
맞습니다. 유저 유입은 정말 적겠죠. 하지만 그간 돈을 낼 생각이 없던 유저라도 '라디오해머'를 플레이하려면 기본 금액은 지불할 수밖에 없어요. 대부분 플레이를 포기하겠지만, 그래도 게임에 흥미를 느끼고 결제를 해 주시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 한 명이 열 명이 되고, 백 명이 되면 그만큼 유료 시장도 넓어지겠죠.

나동현 대표 :
개인적으로 게임은 '가장 대중적인 문화 상품'이라 생각합니다. '상품', 즉 수익을 내야 하죠. 수익을 내려면 당연히 좋은 제품이어야 하고 좋은 콘텐츠여야 합니다. 회사가 좋은 콘텐츠 생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건 당연하죠. 여기에 지금 시장을 우리의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로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조형호 작가 :
일단 목표는 1년에 게임 두 개씩 출시하는 거에요. 그리고 올 한 해 목표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올해 성과가 좀 좋으면 내년엔 스팀 플랫폼이나 콘솔 등 다른 시장도 공략해보려고 해요. 몇 년이 흐른 뒤, 전세계 모든 플랫폼에서 타이틀 한두 개씩은 낸 회사가 되고 싶네요. 하나의 스토리를 토대로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계획한 사례는 많지만 국내에는 없죠. 저희는 그 첫 사례가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인 만큼 하나하나 해 보려고요.


"모바일게임 하나는 출시했으니 올해 안에 모바일게임 하나 더 나오겠군요. 이미 라디오해머를 통해 이름을 공개한 후속작 '런어웨이즈' 개발은 잘 되고 있나요?"

나동현 대표 :
올해 3~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색다른 경험과 고유의 재미를 선사하는 로그라이크의 특성을 담은 타이틀인데요. RPG를 좋아하는 기존 게이머라면 정말 매력적인 게임이라고 느낄 수 있게끔 여러 부분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를 어떤 누가 봐도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근엔 투자 유치도 좀 알아보고 있습니다.

조형호 작가 :
후속작도 후속작이지만, 당장 또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요. 말씀 드렸듯이 저희 일이 하나의 세계관 아래 파생되는 이야기들을 각각의 컨텐츠로 분산시키는 형태고, 이를 게임으로만 제공하지는 않거든요. e북 앱 소설, 디지털 음반, 영상 컨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구요. 그 첫 번째로, 라디오해머와 런어웨이즈 사이에 얽힌 이야기가 담긴 e북 앱 소설을 3월 중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라디오해머 DJ ‘줄라이 앤’과 관련된 사건의 프리퀄을 컨셉으로 한 디지털 음반도 4월 중에 배포할 거고요. 기대해주세요.


▲ 매 번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로그라이크 RPG '런어웨이즈'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준비 중이군요. 지금껏 말씀한 꿈만 해도 굉장히 많은데요. 그 꿈들을 하나하나 이루며 성장할 바이닐랩의 미래 모습이 궁금합니다. 혹시 정해 놓은 수익이나 회사 규모 목표치가 있나요?"

나동현 대표 :
당연히 있죠. 좋은 사업은 잘 짜인 계획 아래 진행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아무리 수익이 잘 나온다 한들 회사 규모를 막 키우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현재 5개년 계획을 세워둔 상태인데, 대충 계산해보니 개발 팀 18명에 원년 멤버 3명을 합해 총 21명 정도의 인원이 적당할 것 같더군요. 이 정도면 1년에 게임 2개 개발하기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규모를 크게 불리기 보다는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단단하게 자리 잡고 싶습니다.

조형호 작가 :
이룰 수 있는 적절한 목표와 좋은 콘텐츠 브랜드를 가진 강소기업으로 태어나는 것이 우리의 목표에요. 목표를 다 이룬 5년 후에는 또 다른 모습을 꿈꾸겠지만, 뛰어난 개발력을 가진 기업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놓지 않고 싶어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가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말솜씨가 뛰어나셔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덕분에 신선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바이닐랩이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 많은 유저 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할게요.”

나동현 대표 :
바이닐랩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라디오해머' 출시 때도 기뻤지만 무엇보다 기뻤던 건 유저분들의 리뷰 한 줄, 페이스북 좋아요 천 명 돌파 같은 호응을 받았을 때에요. 요즈음 북미와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니 여러 나라에서도 많은 편지를 받게 되더군요. 너무나 감사하는 마음에 하나하나 다 답변해주고 있습니다. 작은 기업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충고 부탁합니다.

조형호 작가 :
옳은 뜻을 이야기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이뤄나가는 데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야 간신히 한 작품을 만들어낸 작은 회사고, 이룬 것보다 앞으로 이뤄야 할 것들이 많겠죠. 오늘 드렸던 말씀 중 꿈처럼 허황된 이야기도, 그저 막연한 말처럼 들리는 것도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꿈과 목표를 갖고 열심히 나아가는 개발자들도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과분한 응원과 관심에 늘 감사 드리고, 뜻을 가진 게임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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