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퓨전 판타지를 내세운 신작, '도사'가 오늘(11일)부터 1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PlayX4에 B2B로 참가했다. 각종 전래 동화 속 인물들과 도술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도사들의 활극을 수집형 RPG로 담아낸 '도사'는 지난 지스타 2022에 참가, 조선시대 양식을 퓨전식으로 재해석한 게임플레이를 시연 버전으로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전통을 퓨전으로 재해석하고 카툰렌더링으로 새롭게 구현하는 과감한 시도를 시연 버전으로 한 차례 증명했던 '도사'였던 만큼, 라이펄스 부스는 바이어와 퍼블리셔 미팅 약속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현장에서 잠시나마 라이펄스의 장수민 대표에게서 '도사'가 어떤 게임인지, 또 어떻게 개발 중인지 근황을 들어볼 수 있었다.

▲ 라이펄스 장수민 대표

장수민 대표는 아이온,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개발팀을 거친 베테랑으로, 에너지 전문 기업 알피오 컴퍼니가 게임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에 합류해 알피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부임했다. 그 뒤 작년 2월부터 '도사'의 개발에 착수해왔다. 현재 알피오 엔터테인먼트는 에너지 기업인 모회사와는 다른 게임 부문의 독자적인 방향성을 보여주고자 삶에 파동을 주는 게임사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라이펄스'로 사명을 개명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시장이 크고 접근이 쉬웠던 만큼, 라이펄스의 초기 프로젝트 역시도 모바일 그리고 수집형을 키워드로 개발이 진행됐다. 그리고 무언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소재를 찾던 중, '전통 문화'와 '퓨전'이라는 두 키워드가 와닿았다. 특히 '퓨전'이라는 키워드는 그가 우리나라 전통 문화라는 다소 까다로운 소재를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최근 국내 아이돌이 퓨전 한복을 입거나 우리 전통 문화를 현대식으로 퓨전하고 재해석한 것이 해외에도 인기를 끌지 않았나. 또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처럼 우리나라 문화, 조선시대 이런 한국적인 것이 세계에도 어필할 수 있고 니즈도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전통문화하면 고증, 이걸 먼저 생각하게 되지 않나. 엄격하고 빡빡한 고증이 물론 우리의 전통을 복원한다는 측면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긴 하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진입장벽이 되는 느낌이었다. 손을 대려니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서 손이 잘 안 간다고 할까. 그런데 아이돌들이 보여준 퓨전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다. 물론 고증에 안 맞는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퓨전'으로 조금 더 느슨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낮은 진입장벽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전통 요소를 퓨전으로 재해석, 게임으로 녹여낸 '도사'

그 확신부터 시작한 '도사'는 조선이 만약 망하지 않고 현대까지 이어졌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을 확장해나간 결과물이었다. 그 옛날의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팀펑크나 디젤펑크처럼 조선시대의 틀이나 분위기는 이어지되 이를 현대식 혹은 여러 스타일과 결합해서 가상의 발전된 조선을 보여주자는 것이 '도사'의 컨셉이었다.

"현실적으로 옛날 그대로의 조선시대를 보여주기에는, 아무래도 조선시대 전통적인 여성상이 얌전하고 조신한 그런 유형이 고증에 좀 더 맞다고 보이지 않나. 그렇게 되면 수집형 RPG에 맞는 다양한 캐릭터, 유저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유형의 캐릭터를 선보이기 어렵다는 생각도 있었다.

각 캐릭터마다 유저들이 흔히 말하는 '특성'을 각양각색으로 부여하고, 그것이 중첩되지 않도록 여러 모로 고심했다. 의복이나 디자인, 코드 또한 이 부분을 신경쓰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해야 전통의 미를 담을 수 있을까도 고려했다. 그래서 현대의 파격적인 디자인에 전통의 문양을 가미하거나 혹은 한복의 요소를 캐릭터 의상 디자인 곳곳에 반영하는 등 아트팀에서 여러 모로 심혈을 기울였다."


수집형 RPG에 중요한 요소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스토리, 세계관을 어필하기 위한 노력도 언급됐다. 신생 개발사의 첫 작품이었지만, 유저들에게 '도사'의 이야기를 좀 더 다방면으로 전달하기 위해 게임의 프롤로그 시점 기준으로 2년 전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미리 선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각종 신묘한 기술에 요괴까지 부리는 도술뿐만 아니라 '이도공학'이라는 특수한 기술이 어우러진 '도사'만의 퓨전 세계관의 모습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데에 큰 도움이 됐다. 아울러 웹툰을 좀 더 많은 유저들에게 보여주고자 지난 3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한 화씩 공개하고 있다.


▲ 공식 웹툰을 네이버, 카카오페이지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사' IP의 기반 자체는 웹툰이 아닌 '게임'인 만큼, 과연 실제 인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개선되고 있을지도 관건이었다. 작년 2월 개발에 들어간 프로젝트가 그해 11월 지스타에 출품한 터라 불안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렇지만 여러 피드백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방향성도 살짝 바뀌었다.

최초 '도사'의 개발 방향은 캐주얼, 쿼터뷰, 3D 카툰렌더링 세 카테고리에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강조한 형태였다. 인게임 플레이는 통상적인 수집형 RPG처럼 4인으로 팀을 편성한 뒤, 가상패드와 회피기로 적의 패턴을 피하면서 일반 공격과 스킬의 연계를 펼치는 쿼터뷰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는 메인스토리와, 적 보스의 다양한 패턴을 피하면서 공략하는 하드모드까지 공개한 상황이었다.

▲ 2022년 지스타에 참가

▲ 시연을 통해 게임플레이의 기본 구조를 유저들에게 검증 받았다

시연한 유저들 사이에서 각자 개성이 있는 스킬을 보유한 4인의 파티를 직접 조작하고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는 인정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모바일보다는 PC, 콘솔이 더 맞을 것이라는 피드백이 많았다. 장수민 대표는 그 피드백을 수렴, 현재는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특히 PC 버전 빌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집형의 기본 문법에 콘솔 RPG나 시즌제 RPG의 방대한 스킬트리처럼 다양한 잠재력, 부리고 다니는 요괴의 종류에 따라 똑같은 캐릭터도 다양하게 육성하는 요소와 액션에도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는 모바일에 맞춰서 그때까지 일반적이었던 스테이지 방식에, 4인 파티를 짜고 스테이지에 투입해서 한꺼번에 전투를 펼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유저 피드백을 받은 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고 더 다양한 플랫폼에 맞춰서 게임을 바꿔나갔다.

우선 게임 방식도 세미 오픈월드로 변경했다. 마을이나 광장 등 유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되, 외부의 필드로 나가서는 솔로로 플레이하는 그런 방식이다. PC 온라인 액션 RPG의 사례를 참고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전에는 4인 파티를 꾸리면 한꺼번에 출격하는 형태였지만, 캐릭터의 액션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 태그 액션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기존의 4인 파티 플레이의 느낌은 멀티플레이 콘텐츠에 담았고, 주요 던전에서 그 느낌을 체험할 수 있게끔 했다.

우리 전통, 특히 조선시대 느낌이 나면서 SF 퓨전으로 더 다양한 가능성에 비주얼, 액션까지 챙긴 게임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PC쪽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지스타에서 여러 모로 좋은 말씀을 많이 주신 유저들에게 감사하고, 더 좋은 결과물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