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넥슨이 '공성전의 대중화'를 내걸며 '프라시아 전기'를 선보였다. 이미 모바일 MMORPG가 과열된 시기에 넥슨은 깊이 있는 세계관, 다양한 역할을 지닌 클래스로 공성전의 맛을 더했다.

넥슨이 '프라시아 전기'에 접목한 여러 시도는 눈에 띈다. '크리에이터 후원'으로 스트리머와 유저가 함께 '프라시아 전기'를 공략하는 틀을 만들었고, '어시스트 모드'를 통해 실시간 플레이의 부담감을 낮췄다. 특히 자체 결제 시스템인 'WPC'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유저와 더 가까워지는 성과를 만들었다.

지금, 넥슨이 '프라시아 전기'의 새로운 1년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이익제 디렉터는 게임사의 '기밀'과 같은 숫자 자료까지 공개하며 지난 1년을 되짚었다. 결과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신규 스탠더도 부담 없이 전쟁을 즐길 수 있는 '프라시아 전기'다.

이미 1년 서비스된 게임에 신규 유저가 진입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넥슨은 신규서버 '마커스'를 27일에 오픈하며 부담을 낮췄다. 이와 함께 새로운 클래스, 자유시점 모드(결사던전), 월드 거래소, 월드 공성전까지 올해 업데이트 예정이다.

▲ (오른쪽부터) 이익제 디렉터, 임훈 부디렉터

- 내일이 서비스 1주년인 3월 30일이다. 소감이 궁금한데.

이익제 디렉터
= 게임 개발자로서 서비스 1주년이라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프라시아 전기'는 처음 디렉터를 맡은 게임이다. 최근 생방송으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도 많은 스탠더가 들어와 성원해 주셨다. 실시간으로 채팅창에 "그동안 수고했다"라는 유저의 말이 빠르게 올라가는데, 그동안 영광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라시아 전기'가 나올 즈음에 시장은 이미 여러 모바일 MMORPG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 게임이 매출순위가 정확하게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다. 자체적으로 평가했을 때에는 최상위권과 비슷하게 냈을 거 같다. 이처럼 신규 IP로 만든 MMORPG가 유저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 16일 쇼케이스는 네 번째 생방송이었다. 쇼케이스 때마다 유저분들이 반응해 주고, 다시 게임이 돌아와 준다는 게 지표로도 확인이 된다. 그런 성과들, 게임을 맡은 디렉터로서 감사함을 느낀다. 진짜 지난 방송 때 채팅창에 "수고했다"라는 글이 올라올 때는 울뻔했다.

유저에서 팬이 된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 감정이 사업적인 성과보다 더 큰 의미가 있기도 하고. 팬이 된다는 건, 우리의 진심을 느끼는 유저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서비스 1년을 앞두고 그런 감동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잘해야겠구나,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잘해야 한다고 여긴다. 어쩌다 보니 소감이 너무 길어졌다.

임훈 부디렉터 = 디렉터가 말을 다 해서 비슷할 거 같은데, 영광스럽다는 것에 공감한다. 쇼케이스 때 문득 채팅창을 봤는데... 응원의 메시지가 있어서 울컥했다. 게임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프라시아 전기'는 두 번째 선보인 신작이었다. 이번에는 유저들이 전작보다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즐기는 거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 그만큼 책임감 역시 느낀다.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을지, 그런 생각들이 계속 든다.


- 1년 전에 내건 슬로건이 '공성전의 대중화'였다.

이익제 디렉터
= 지난 발표 때 소개했지만, 거점전에 참여한 결사가 5천 개가 넘는다. PVE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은 숫자가 나온다. 다른 MMORPG에서 중하위권 유저가 주도적으로 즐기기 힘든 상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대중화를 이뤘다곤 여기고 있다. 사실, 대중화 부분은 상대적인 거 같다. 개발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유저가 공성전을 즐기길 바랐으니까.

쇼케이스는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솔직하게 전달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약속하는 자리였다. 처음 '프라시아 전기'를 만들 때부터 중요하게 여긴 목표는 반짝 돈을 벌고 끝내는 MMORPG가 아니라, '전쟁 MMORPG'였다. 개인적으론 대규모 협력을 통한 재미는 MMORPG만이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게임의 디렉터이지만 장르의 팬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MMORPG의 재미를 다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만든 게 '프라시아 전기'다. 그래서 장르는 정말 재밌지만, 우리가 아직 다 못 드렸단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이번에 오픈한 신규서버 '마커스'에 그런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초반 필드 PK 위험을 줄이면서, 바로 전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마커스'를 통해 전쟁의 대중화가 더 이뤄질 거라 기대한다.

정리하자면, 소기의 성과는 있었으나 우리는 더 대중화를 이루고 싶다. 그리고, 할 수 있다.

▲ 1년 전 '프라시아 전기'를 소개하는 이익제 디렉터

- 어떻게 보면 MMORPG에서 공성전의 최상위 콘텐츠인데, 대중화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서로 상충하는 걸 이으려다 보니 디렉터가 여기는 아쉬운 부분이 나타난 게 아닐까?

이익제 디렉터
= 예를 들어 공성전이 PVP의 최상위 콘텐츠라면, PVE에는 레이드가 있다. 게임에서 레이드는 비교적 많은 유저가 즐기지만 난이도가 노멀이냐 하드냐에 따라서 즐기는 층이 나뉘게 된다. 이처럼 공성전도 많은 유저가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이게 최상위 콘텐츠여서가 아니라, 게임사가 제공을 잘하지 못한 게 더 맞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공성전을 최상위 유저만 즐기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프로젝트 ER' 때부터 생각한 것은 어떤 거점을 두고 결사끼리 싸울 때, 스탠더 개인의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결사끼리 그룹으로 싸우는 '한타'의 재미는 분명히 있다고 봤다. 챌린저끼리 싸우는 것도 재밌는데, 브론즈끼리 싸워도 재밌으니까.

그래서 '공성전의 대중화'라는 슬로건은 우리가 모두 즐기게 해주겠단 의도를 담고 있다. 물론, 레이드에서 하드모드가 있는 거처럼 거점전도 난이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매력적인 보상을 제공하면서 더 강한 결사끼리 싸우도록 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하되, 그 안에서 난이도와 보상에 차이를 두는 식이다.

임훈 부디렉터 = 내부적으로 확인한 데이터 중에 굉장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최상위 라인도 있지만, 방황하거나 중립인 라인도 있다. 그 중립 라인끼리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 리텐션이 굉장히 높았다. 그 유저들은 서버 이전을 통하면서 게임을 이어가는 등 엄청나게 높은 애착을 형성하며 플레이를 진행했다.

그렇게 몇몇 유저만 재밌게 즐기는 거 말고, 우리가 더 넓게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지금까지 이룬 성과보다 더 큰 대중화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 1년은 기존의 것을 확장하는 느낌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했다면, 한동안은 수준이 맞는 사람끼리 더 많이 싸우고 한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쇼케이스 때 공개된 거점전 데이터

- 확실히 '프라시아 전기'의 공성전은 여타 게임에서 나타나는 단순 힘대 힘 구도가 아니라,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해 역할 분배가 나타나는 게 긍정적이다.

이익제 디렉터
= 확실히 대규모 전쟁에서 역할의 재미가 뚜렷한 것은 지금 '프라시아 전기'가 제일 잘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스탠더마다 역할이 있고, 힘싸움이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도록 했다. 아무리 강한 캐릭터가 있더라도 뒤에서 장궁 향사수처럼 받쳐주는 캐릭터가 없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런 전투 시스템에는 자부심이 있다.

대규모 전투에서 '평캔'이 되는 게임은 거의 없을 것이고, 상태이상을 적극적으로 사용케해서 컨트롤의 재미, 역할의 의미를 만들었다. 개발 단계에서도 그 부분에 굉장히 많은 자원을 투입했었다. 올해 클래스 케어 업데이트도 계획되어 있는데, 그 역할의 재미를 더 선명하게 할 것이다.

아마 그대로만 두면 결국 단순 힘싸움 구도로 갈 것이다. 그래서 역할이 선명해지는 방향으로 클래스를 리뉴얼할 계획이다. 이러한 작업은 이전에도 했었고, 앞으로도 이어진다. 역할마다 협력이 필요한 대규모 전투의 재미를 강조하고자 한다.

실제 '프라시아 전기' 스트리머도 역할이 분명한 것에 많은 칭찬을 해주시더라. 소수에 의해 결정되는 전투가 아닌, 모두가 같이할 수 있는 전투라는 평가다. 기억에 남는 얘기는 "여기선 엑스트라가 아니다"라는 반응이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프라시아 전기'를 잘 만들어 갔다고 여긴다. 그런 칭찬이 서비스 1주년을 만들어줬다.

임훈 부디렉터 = 개인적으로 '렐름 대난투'를 열심히 했는데, 결사에 '용캐'(압도적으로 강한 캐릭터)가 없음에도 전략으로 이기곤 한다. 전략으로 이기는 순간 결사원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온다. 우리 결사원 분들은 내가 이 게임의 부디렉터라는 걸 모르는데, 그런 반응을 들을 때마다 힘을 얻는다.

▲ "클래스 리뉴얼, 역할이 선명해지는 방향으로 진행"

- 간혹 '프라시아 전기'가 모바일 MMORPG의 주류와 같단 평가를 들으면 억울할 거 같다.

이익제 디렉터
=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세상과 별로 싸우지 않는 성격이다. 세상이 그렇게 평가한다면, 그렇다고 여긴다.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무엇이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프라시아 전기'를 소개할 때 '전쟁 MMORPG'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란 평가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평가를 장르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집중하는 건 유저들이 협력하며 전쟁을 즐기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서사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원래 MMORPG는 유저끼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장르다. 옛날부터 게임에서 친해져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결혼식까지 갔다는 이야기가 많지 않았나. 축의금 봉투에다가 이름이 아닌 캐릭터명을 쓴다거나. MMORPG는 원래 그런 것인데, 비즈니스 모델로 독식하게 되면서 안 좋은 모습이 됐다고 생각한다.

MMORPG는 재밌는 장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유저도 있지만, 가볍게 즐기는 유저도 콘텐츠를 즐길 여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집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누구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은 경쟁작보다 자신 있다. 경쟁작이 '프라시아 전기'처럼 못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굉장히 난도가 높다. 그렇게 다른 게임보다 차별화를 이뤄냈다고 본다.

아직 '프라시아 전기'를 해보지 않은 유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목표는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전쟁 MMORPG이고, 그 차별점을 계속해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경쟁작을 해보셨다면 '프라시아 전기'의 상품에 굉장한 고민이 들어갔다는 걸 느끼실 수 있다. 사람마다 부담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확실히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뽑기 천장이나 잠식 부분도 계속해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상품을 많이 파는 게 아니라, 많은 분이 우리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많은 분이 '프라시아 전기'의 차별점 경험할 수 있도록 계속 신경 쓰고 있다. 우리가 꾸준히 해낸다면, 다른 유저분들도 알아주실 거라 생각한다.

임훈 부디렉터 = 유저 사이의 격차를 항상 고민하며 업데이트를 준비한다. 사실, RPG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적용하면 치고 나가는 유저가 있기 마련이다. 이 격차를 가만히 두면 우리가 강조하는 전쟁의 재미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 치고 나가는 유저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이 사이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정말 많은 토론, 갑론을박이 있다. 그리고 논의 끝에 나온 합의를 업데이트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조절이 잘 안됐을 때는 속도를 조정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익제 디렉터 = 결국, 모두를 위한 운영에 집중한다는 게 중요하다. 어떤 업데이트를 하면 1등부터 꼴찌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게임 서비스라는 건 모두에게 좋아야 한다. 특정한 최상위층에만 좋은 업데이트라 여겨진다면, 더 고민하게 된다. 가끔은 최상위층만을 위한 업데이트가 적용될 수 있겠으나, 계속 신경쓰고 있다.

▲ '프라시아 전기' 2024년 업데이트 로드맵

- 지난 쇼케이스 때 "모든 스탠더가 거점전을 충분히 즐겼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아쉬움의 배경은 어디서 나왔을까?

이익제 디렉터
= 거점전의 경우, 결국 필드에서 어떤 전쟁이 벌어지면 사냥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한다. 그래서 런칭 때부터 사냥터가 막히는 걸 대비하기 위해 비슷한 레벨 대의 장소를 굉장히 여러 곳에 배치했다. '프라시아 전기'는 이동하는 상황이 많은데 전쟁에 휩싸여 죽어도 부활을 쉽게 한다던가, 어시스트 모드를 이용하는 등 다시 사냥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었다.

그래서 부담이 많이 낮아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분명 경쟁작 대비 부담이 낮기는 하겠으나 '모두'에게는 우리의 의도가 미치지 못한 거 같다. 어딘가에 부담스러운 지점이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신규서버 '마커스'는 초기에 평화서버 개념으로 거점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의도했다. PK 불가 지역을 만들어 편하게 성장하시라는 느낌으로다가.

부담 없이 성장하고 본격적으로 전쟁을 즐길 때에는 향후 업데이트될 월드 공성전 개념의 '유니버스 리그'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유니버스 리그'가 모든 유저가 거점전을 즐길 수 있는 역할을 해줄 거라 생각한다.

임훈 부디렉터 = 거점전에 있어서 우리가 조금 간과했던 부분은, 유저의 몰입이었다. '썰자'를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예상하지 못한 무한 썰자 같은 것들. 다른 요소는 서버별로 다른 상황들이었다. 어느 서버는 치열하고 어떤 서버는 평화로운데, 서로 상황이 다르니 업데이트를 어떻게 할지 어려웠다. 여러 고민의 결과가 신규서버 '마커스'에 적용됐으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거래소는... 처음엔 우리 의도대로 모든 서버에서 골고루 잘 이뤄지고 있었다. 서버 이전 이후 흔히 말하는 도시서버화, 시골서버화가 급격히 되다 보니 어느 순간 거래의 재미가 많이 떨어지게 됐다.

그래서 월드 거래소를 기획할 때 처음에는 최상위 아이템만 거래할 수 있게 하려다가, 데이터를 보면서 예전에 비해 거래의 재미가 떨어진 점을 반영해 모든 아이템이 되도록 했다. 그게 유저에게도 편의적으로 좋고, 플레이적으로도 즐거움을 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물론, 우리로선 관리의 어려움이 생기겠지만.

월드 거래소가 적용된 이후에는 서버 이전도 더 편리해져 더 다이나믹한 전쟁이 이뤄질 거라 기대한다. 거래의 재미도 더 커질 것이고.

이익제 디렉터 = 월드 거래소 개방은 게임사 입장에서 큰 도전이다. 어떤 어려움이 발생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스탠더에게 즐거움을 대폭 드리자는 게 의사결정의 중요 포인트였다. 시골 서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미를 잃어버리면 안 되는 거니까.

▲ 모든 아이템 거래를 푼 '월드 거래소'

- 얘기를 나눠보면 '프라시아 전기'는 잘 운영되는 게임이다.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면 전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다만, 자체결제 시스템(WPC)이 활성화되어서 모바일 게임 동향에는 이러한 '프라시아 전기'의 성과가 숨겨지는 거 같다. 신규 유저는 잘 되는 게임을 보고 안정성을 평가할 텐데.

이익제 디렉터
= 유저분들도 자유게시판에서 매출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하신다. 매출 순위에서 보이지 않는데, 게임이 걱정된다는 얘기들이다. 유저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말씀드리면, 한국의 MMORPG 중 분명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아마 WPC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최상위권 순위에 있을 것이다.

확실히 WPC 도입으로 매출순위에서 불리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WPC를 넣고, 계속 유지하는 것은 우리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혜택이 더 가야 한단 생각에서다. 처음에는 이벤트 성격으로 WPC를 이용했다면, 유저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셔서 직접적인 혜택으로 접근하고 있다. 단순 매출순위로 마케팅 효과를 보느니 그냥 유저에게 혜택을 돌려드리겠단 생각이다. 덜 알려지는 부분에서는 그냥 우리가 열심히 알려야겠지.


- 지난 쇼케이스 때 많은 것을 발표했다. 앞으로 '프라시아 전기'가 어떻게 발전할까?

임훈 부디렉터
= 신규서버 마커스와 함께 새로운 지역,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업데이트의 큰 줄기다. 유저에겐 새로운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새로운 도전 거리를 준다. 개발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경쟁작보다 내러티브를 강조하고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거였다. 그래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며 콘텐츠를 구성했다.

쉽게 설명하면 유저 성장에 맞춰 새로운 지역과 도전 거리를 많이 만들었다. 새로운 지역이 열리면서 그 지역에 있는 클래스, '태양감시자'가 등장하게 된다. 태양감시자는 기본적으로 근거리와 원거리를 다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에 암살자인 '환영검사'가 있는데, 태양감시자는 원거리 암살자 개념으로 멀리서 지켜보다 순식간에 안쪽으로 돌파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기본적으로 암살자형 캐릭터는 일반 사냥에 불리할 수 있어서 태양감시자는 광역 사냥을 할 수 있게끔 했다. 스탠스에 따라 서브 탱커 역할도 할 수 있고. 현재 힐러 캐릭터가 부족한 면이 있어서 딜과 힐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특히 힐러 스탠스인 환원은 딜을 해야 힐을 할 수 있어서 전투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유저분들에게 덧붙이고 싶은 말은... 클래스 업데이트가 좀 늦었다. 이유는 한 번에 3개의 스탠스를 만드는 것이다 보니까 좀 늦어졌지만, 오래 개발했기에 볼륨이나 퀄리티는 자신 있다.


- 태양감시자가 게임 내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임훈 부디렉터
= 결국 유저의 플레이는 우리의 기획을 뛰어넘는다. 분명히 즐겁게 플레이할 거라 생각한다. 당장은 유저가 태양감시자를 견제용 캐릭터로 사용하겠지만, 또 어떤 모습이 나올지 모른다. 적의 힐러를 암살하거나, 아군을 지원할 수도 있다. 특히 그동안 서포터 역할을 재밌게 한 분들이 태양감시자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거라 기대한다.

이익제 디렉터 = 다양한 스탠스와 다양한 상황에서 유저가 전략을 만들어내는 걸 계속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게임이 계속 메타를 변화시키고 플레이어가 답을 찾는 거처럼 우리가 생각치도 못한 방식으로 태양감시자가 활약하길 바란다.


- 쇼케이스 당시에 '초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데.

이익제 디렉터
=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성장 시스템은 맞지만, 단순히 상위 단계를 추가한 개념은 아니다. 현재 프라시아 전기에 성장감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약간 강화하는 시스템이 추가되는 거다. 신화 다음에 초월과 같은 개념이 아니라, 신화와 전설 사이에 성장감을 채우는 정도다.

유저의 우려는 초월이 생기면 또 어떤 비용이 필요할지라 생각된다. 높은 등급으로 갈수록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시간을 들여 천천히 형상과 탈것을 얻으시는 대다수의 스탠더 분들께서는 더욱더 많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번 1주년을 기점으로 각 등급 간의 간극을 어느 정도 해소함과 동시에 등급 교체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하고 형상과 탈것을 통한 성장감을 보강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초월 시스템은 보다 합리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연성을 통한 상위 등급 도전과 초월 증표를 모아 초월을 도전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연성과 초월 둘 다 누릴 수 있는 방향이다. 필요한 초월 증표는 게임 내 보상 아이템으로도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도전에 대한 부담감 역시 낮추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지난번 업데이트된 '형상, 탈것 연금석'이나 '확정 강화 시스템'과 같이, 도전 후 실패를 하면 성공 확률이 올라가도록 보정될 뿐만 아니라 초월 수치를 일부 되돌려주어 도전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절했다.

초월은 형상과 탈것의 높은 단계 초월을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반복된 실패 경험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동시에 비교적 성장감을 빠르게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 초월은 상위 단계가 아닌 부족함을 채우는 개념으로 적용된다

- 결사 던전에선 시점 제한이 풀리는데, 이를 통해 플레이 양상도 바뀌게 될까?

이익제 디렉터
= 아직 상상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론 전투의 양상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카메라 제한을 푼 것이지 클래스 능력치는 그대로다. 다만, 전투 상황에서 유저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좀 달라질 수 있다. 그게 얼마나 차이 날 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비슷한 양의 정보가 들어올 거라고 본다.

전투 때 정보의 양은 쿼터뷰가 제일 많이 들어온다. 프라시아 전기를 개발할 때부터 쿼터뷰를 사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시점을 풀어 하늘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은, 색다른 전투를 기대케 한다.

카메라를 풀게 됨으로써 기믹이 추가되는 등 게임의 기능성이 확장됐다는 걸 주목하셨으면 좋겠다. '프라시아 전기'라는 게임은 런칭했을 때 모습이 끝인 게임은 아니다. 앞으로 2년 뒤, 5년 뒤 '프라시아 전기'가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는 일이기도 하고. 더 재밌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유저의 애정이 있고, 유저끼리 유대감이 있는 게임이니까. 그런 방향에서 게임의 기능성을 확장하기 위해 시야를 푼 이유도 있다.


- 당장은 결사 던전에서만 시점이 풀리나?

이익제 디렉터
= 당장은 그렇다. 이후 컨텐츠에는 선택할 수 있는 요소라고 본다. 기술적으로 게임이 기본적으로 쿼터뷰다 보니까, 유저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은 만들어지지 않은 게 있다. 대신 쿼터뷰로 볼 수 있도록 필드를 굉장히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모든 부분에서 시점을 푼다면, 다시 게임을 개발하는 거처럼 빈 곳을 채워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 만약 시점을 풀어서 유저 10만 명이 더 들어올 수 있다면... 그러면 무조건 풀 거 같다.

결사 던전엔 기본적인 콘텐츠 입장 조건을 만족하는 결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통제나 결사 간 큰 수준 차에 의한 압도적인 판도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는데, 결사 던전은 MMR 점수를 통해 최대한 비슷한 수준의 결사끼리 매칭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슷한 수준의 결사들끼리 재미있는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드리는 것이 결사 던전의 가장 큰 목표다.

▲ 처음으로 시점이 풀리는 '결사 던전'

- 월드 공성전에 해당하는 '유니버스 리그'는 최상위 콘텐츠로 역할을 하게 되나?

임훈 부디렉터
= 일단 유니버스 리그가 최상위 결사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아니다. 예로 1티어부터 4티어까지 나눠서, 각 결사가 수준에 맞는 상대를 대결하고, 승리를 거듭하며 위로 올라가는 구조다.

다른 게임과 달리 특별한 포인트가 있다면 이 보상은 승자 독식 형태가 아닌 '리그'라는 특성을 고려해서, 이뤄낸 성과의 수준에 따라 분배율을 적용해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4분기 적용 때까지 누적될 다이아가 상당해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 신규서버 '마커스'를 연다. 신규 유저에게 좋은 기회가 될 텐데.

이익제 디렉터
= 벼르고 준비했다. '프라시아 전기'의 목표가 모두가 전쟁을 즐길 수 있다는 거지만, 1년이 지나다 보니 격차가 있을 수 있다. 마커스의 기본적인 혜택은 신규유저의 부담을 크게 낮추는 거다. 출석 이벤트나 도전형 WP 쿠폰으로 빠르게 스펙을 맞춰나갈 수 있다.

프라시아 전기를 오픈하고 나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거점전은 재미있는데 전쟁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는 거였다. 많은 스탠더가 PK를 즐기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기본 사냥과 성장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거점전까지 즐기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전쟁 MMORPG가 정말 재밌는 게임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이러한 재미를 모든 스탠더가 경험할 수 있도록 '마커스'는 평화 서버로 오픈된다.

평화 서버 목적은 초반 성장에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되는 필드 PK의 빈도를 크게 줄이기 위함이다. 저마다 성장의 속도와 전쟁에 합류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전쟁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는 수준까지 각자의 템포에 맞게 성장하실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 더 많은 분들이 프라시아 전기의 전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 "마커스, 전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도"


- 쇼케이스 때 앞으로의 1년을 얘기했고, 그 이후 '프라시아 전기'는 어떻게 나아갈까?

이익제 디렉터
= 지금 얘기하면 2주년 쇼케이스 때 할 얘기가 없어지는데...


- 그래도.

이익제 디렉터
= 유니버스 리그가 월드 거래소에 쌓이는 다이아를 가져가기에 엔드 콘텐츠는 맞다. 그러나 그게 '프라시아 전기'의 끝은 아니다. 게임 내에는 거점전이나 투석기와 같이 다양한 요소가 있다. 교량 전차로 다리를 만들면 유저들이 뛰어 올라서 성벽을 무너뜨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유저가 이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전쟁의 대중화 측면에서 재미를 확장하고자 한다.

규칙적인 부분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면 메타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지역적인 발전이나 보스 콘텐츠도 어떻게 고도화할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있다. 이를 어떻게 게임에 잘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 이 콘텐츠들이 업데이트되면 '프라시아 전기'가 끝이 날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개인적으로 '프라시아 전기'를 만들어 간다고 여기지 않고, 포석을 놓는다고 여긴다. 결국 우리의 역할은 유저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판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방향성으로 게임을 개선시키고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해 포석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두고 있다.

임훈 부디렉터 = 항상 전쟁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유저가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게임들이 계속해 나올 것이고, 전쟁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 '프라시아 전기'가 중요한 게임이 되길 바란다. 이를테면 "저 게임에 들어가면 진짜 재밌게 싸우고 놀 수 있어"와 같이.

간혹 오랜만에 '프라시아 전기'를 재개하는 유저도 있을 수 있다. 격차가 벌어졌어도 수준에 맞는 전쟁을 즐기고, 빠르게 차이를 좁혀 상위 콘텐츠로 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드려고 한다.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전쟁 MMORPG의 커다란 방주가 되고 싶다. 격하게 싸우다가도 한동안 쉬엄쉬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외연을 확장하는 게 개발자로서의 목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