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개발자협회(회장 이승훈)는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통해 게임중독이라는 명칭 은 게임개발자와 이용자에 대한 불명예이며 문화산업과 인터넷을 통제하여 세금 징수를 위한 발판 만들기라 비판했다.

더불어 게임산업계가 게임의 학문으로서 연구에 대한 지원과 투자의 필요성이 더욱 필요함을 말하고, 게임산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한 사회적 노력의 확장, 지속적인 게임개발을 통해 더욱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 이용자를 늘려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게임중독법안에 대한 반대 활동을 위한 슬로건과 이미지 제작을 공모하기 시작했으며, 선정된 슬로건과 이미지로 뱃지 와 티셔츠를 제작하여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한국정책학회(학회장 정윤수)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2013 게임 개발자 규제 인식조사 연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게임중독과 규제에 대해 설문조사도 진행해 게임중독법안과 관련되어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한 통계 자료를 대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이어, 협회는 이미 성명서를 각 해당부처와, 관계기관에 전송했다고 전하였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통해 게임산업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다음은 게임개발자협회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중독법이라는 것은, 문화 산업에 대한 모독입니다.
게임을 중독물질 취급하는 것은 상식의 결여입니다. 결국은 문화와 인터넷을 통제하여 세금을 쥐어짜기 위한 밑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상식의 결여, 언론을 통한 호도, 검증되지 않은 자료로 만들어진 법안, 오해를 빙자한 기만으로 마음과 명예에 상처를 입으신 게임산업 종사자, 국민 여러분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개발자들은 기존의 셧다운제를 포함하여 이미 게임관련 법들로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좋은 게임을 개발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왔다고 감히 말해 보겠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게임이 하나의 문화이고 거기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게임이 인정을 받았으니,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에서도 게임이라는 것이 문화이고, 생활의 한 부분인 것을 알아줄 것이다.”

“언젠가는 당당하게, 남들 앞에서 '게임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당면한 현실은 점차 악화되어, 고통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산업은 점차 침체되기 시작하고, 많은 중견회사들이 문을 닫아가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마약 제조업자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으며, 게임이용자들은 마약 복용자가 되었습니다.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잘해왔는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졌습니다. “우리가 마약이라고 말하면 마약이다”라는 이들은 상식과 논리를 통한 대화가 아니라, 무조건적인 굴복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게 처음 있는 일인가를 되짚어보면, 과거, 힘 있는 사람들이 가정의 실패, 교육의 실패, 여론 호도와 정치적 논리를 앞세워서, 만화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 뿌리째 뽑아 버리고는 “자, 사회악이 이제 없어졌다, 우리를 지지해달라”라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그때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게임산업, 앞에 단어 두 글자만 달라졌습니다.

이제 우리가 품은 분노는 정당하고, 명확한 목표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당장이라도 시작해야 하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게임에 대한 연구와, 학술적 증명의 확대입니다. 둘째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고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셋째는 분노의 표현입니다.

첫째, 게임 학계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해외에 비교하면 지원과 관심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게임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사회적 인정과 존중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그 발판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둘째, 우리가 말하는 사실이 아무리 옳더라도,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음을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번을 기회로 삼아 반드시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우선, 우리의 주위부터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바꿔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셋째로 분노의 표현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번일은 결코 “이런 부당한 일이 있으니 알아 달라!” 소리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앉아서 열을 식히기보다는, 의미 있는 하나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반대 서명만 으로는 꿈쩍도 안할 대상이라면, 그 이상의 행동을 해야 하고, 여러분을 돕기 위해 저희 협회에서도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대갚음을 얘기하려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지금 보다 훨씬 재미있고 많은 게임을 퍼트려, 더 많은 게임 이용자를 늘려갈 것이고, 신나고 재미난 세계를 만들 겁니다. 이것이 사회와 우리, 그리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끝없이 경쟁하기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대갚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