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바람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2월 11일, 프리 시즌 두 번째 패치인 4.21 패치가 국내 서버에 적용되었다. 이 때문에 프리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워윅과 판테온은 너프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4.21 패치가 만들어 낸 가장 중요한 결과는 바로 원거리 딜러 챔피언 라인업의 판세 변화다. 수많은 너프 속에서도 꾸준히 픽률 1위를 유지했던 루시안이 드디어 왕좌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빈 왕좌는 2015 롤 챔피언스 프리 시즌에서 승률 88.9%를 기록하고 있는 이즈리얼이 차지하게 된다.


▲ 지속적인 너프 공세에 드디어 무너지기 시작한 루시안



■ 스킬과 척후병의 사브르 하향! 워윅, 그의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라이엇 게임즈가 4.21 패치노트를 통해 밝힌 것처럼, 2015 프리 시즌의 시작과 함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엄청난 인기와 60%에 육박하는 미친 듯한 승률! 바로 워윅에 대한 이야기다. 새로워진 정글 시스템과 아이템, 그리고 워윅의 스킬 잠재력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일종의 참사였다. 때문에 라이엇 게임즈가 4.21 패치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첫 번째 목표는 ‘워윅 대란’의 수습에 있었다.


▲ 약 보름간 리그오브레전드를 집어삼켰던 워윅


수습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됐다. 우선, 워윅의 스킬들이 지닌 잠재력을 대폭 낮췄다. 공격 속도를 상승시키는 스킬인 사냥 본능(W)은 지속 시간이 10초에 6초로 감소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대미지를 폭발시켰던 무한의 구속(R) 기본 대미지도 250/335/420에서 150/250/350으로 대폭 하향됐다.

이와 함께 워윅 대란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척후병의 사브르’와 ‘마법 부여 - 포식자’도 그 위력이 감소했다. 승부의 강타를 적 챔피언에게 적중시켜 기본 공격마다 추가 피해를 주었던 척후병의 사브르는 기본 공격 시 3초 동안 도트 대미지를 주도록 변화했다. ‘마법 부여 - 포식자’는 기본 공격 당 추가 피해가 40에서 25로 감소했다.

노골적인 스킬 너프와 주력 아이템의 변경 앞에 미쳐 날뛰고 있던 워윅도 버티질 못한다. 90% 이상을 기록하던 밴율은 지속적으로 추락했고, 픽률과 승률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현재 워윅의 성적은 밴율 20%대, 승률 50%대.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4.21 패치 노트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워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예고했고, 이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예상하게 한다. 프리 시즌을 통해 날아올랐던 워윅! 과연, 이 난폭한 야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90% 이상을 기록했던 워윅의 밴율은 4.21 패치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출처 : FOW.KR)


1레벨 드래곤 공략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던 판테온 역시 너프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판테온의 변경 사항은 비교적 간단하다. 기본 공격 속도가 0.679에서 0.625로 변경된 것. 하지만 판테온의 스킬 구성을 고려했을 때, 기본 공격 속도 감소는 결코 작은 패치가 아니다.

판테온이 프리 시즌에 들어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 공격 또는 스킬을 4번 사용하면 상대의 다음 공격을 무조건 막아내는 ‘방패 방어술(패시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 공격 속도의 감소는 방패 방어술의 활성화 빈도수를 낮추게 되고, 이는 판테온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정글링 안정성에 타격을 주었다. 결국, 판테온의 승률과 픽률은 동반 하락한다. 55%대를 기록하던 승률은 52% 수준으로 떨어졌고, 20% 후반을 유지하던 픽률은 20% 아래로 추락했다.



▲ 4.21 패치 이후 판테온의 승률과 픽률은 하락했다! 하지만...
(출처 : FOW.KR)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판테온의 현재 성적 역시 워윅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글 난이도 상승에 따라 정글링의 안정성 확보가 핵심 포인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즉, 스킬과 능력치 그리고 주력 아이템이 하향되더라도, 강력해진 정글 몬스터 앞에 유지력과 안정성을 자랑하는 워윅과 판테온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단순한 너프 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 프리 시즌이 만들어 놓은 거센 변화의 물결이 어떤 결말을 맺을 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너프되지 않은 챔피언이 승리한다?! 이즈리얼, 픽률 1위에 등극하다

루시안의 왕국은 참으로 견고했다. 루시안은 지난 7월 17일에 진행된 4.12 패치를 통해 최강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으로 거듭난다. 해당 패치에는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진행됐다. 바로 끈질긴 추격(E)의 메커니즘이 변화된 것이다. 빛의 심판(R) 시전 중에 킬을 올리면 끈질긴 추격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었던 기존의 방식이 빛의 사수(패시브)가 발동된 상황에서 공격에 적중하면 끈질긴 추격의 쿨 타임이 감소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결국 이 패치로 인해 루시안의 위력은 크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핵심은 지금부터다. 최근 진행된 4.21 패치까지 루시안은 수시로 패치 노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다. 당연히 대부분 내용은 크고 작은 너프였다. 그러나 루시안은 꾸준히 솔로 랭크 픽률 상위권을 유지했고, 프로 경기에서도 1티어 원거리 딜러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라이엇 게임즈의 하드 카운터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 루시안 왕국의 시작점이 되었던 4.12 패치의 루시안 변경점


하지만 4.21 패치가 적용되면서, 루시안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밴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원거리 딜러 챔피언 승률 1위 자리에서 물러가게 되었다. 루시안은 4.21 패치로 인해 빛의 사수(패시브) 효과 지속 시간이 6초에서 3초로 감소했고, 공격력 계수는 0.5에서 0.3/0.4/0.5로 하향됐다. 스킬 사용 후 두 번의 기본 공격이 가능하도록 해줬던 빛의 사수는 그동안 루시안의 강함을 설명하는 근거였다. 따라서 이번 패치는 루시안의 핵심을 제대로 겨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루시안의 빈자리는 누구의 차지였을까? 바로 이즈리얼이다. 사실 이즈리얼은 4.21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10월 10일에 진행된 4.18 패치에서 약간의 상향을 겪었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 이즈리얼은 픽률 54%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5 롤 챔피언스 프리 시즌에서 9승 2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 루시안의 픽률 하락은 그대로 이즈리얼의 픽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출처 : FOW.KR)


이즈리얼의 귀환! 이유는 간단하다. 너프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루시안을 비롯해 최근 몇 달간 진행된 패치에서 원거리 딜러 챔피언 대부분이 너프됐다. 엄청난 암살력을 자랑하던 트위치도, 극한의 후반 캐리력을 선보이던 트리스타나와 코그모도, 라인 푸시가 좋은 코르키도 라이엇 게임즈의 너프 공세에 안전하지 못했다. 이즈리얼의 하드 카운터인 케이틀린은 현재 메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결국, 살아남은 것은 이즈리얼 뿐이었고, 그에 따른 결과가 픽률 1위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이즈리얼의 템트리, 바로 ‘파랑 이즈’다. 경기 초반 여신의 눈을 장착하고 마나무네를 가는 이 템트리는 라인전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원거리 딜러 이즈리얼에게 그다지 선호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이즈리얼을 견제할 챔피언들은 모두 너프됐고, 이즈리얼은 솔로 랭크뿐만 아니라 프로 경기에서도 여신의 눈물을 선택한다. 그만큼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판세는 이즈리얼에게 최적화 되어 있으며, 큰 변화가 없는 이상 그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상위 티어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파랑 이즈' 열풍!
(출처 : FOW.KR)



■ 그들이 다시 돌아온다?! 야스오와 르블랑, 상승세를 타다!

위에서 언급된 챔피언들 이외에도, 다양한 챔피언들이 프리 시즌이라는 격동 속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야스오가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야스오는 4.21 패치를 통해 이동 속도가 340에서 345로 상승했고, 강철 폭풍(Q)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5/4.75/4.5/4.25/4초에서 전 레벨 공통 4초로 감소했다.

이러한 변경은 4.18 패치 이후 초반 라인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야스오에게 그동안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40% 초반에 머물던 승률은 40% 중반으로 올라갔고, 픽률도 상위 티어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부활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야스오의 엄청난 잠재력은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 그의 내일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 야스오, 그의 포텐셜은 또 다시 폭발할 수 있을까?
(출처 : FOW.KR)


야스오와 마찬가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르블랑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침묵 삭제라는 충격적인 너프 이후 르블랑은 그저 그런 미드 챔피언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돌고 도는 메타 속에서 왜곡(W)을 통한 높은 유틸성과 갱킹 회피력은 재조명받는다. 이즈리얼과 마찬가지로, 타 미드 챔피언들의 연이은 하향도 르블랑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2015 롤 챔피언스 프리 시즌에서 르블랑은 밴픽률 71.4%를 기록. 탑 라인에서도 활약하는 리산드라와 제이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선택된 미드 챔피언이 되었다. 이러한 프로 경기의 분위기는 솔로 랭크에도 영향을 끼쳤다. 비록 승률 측면에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픽률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 르블랑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이른다.


▲ 롤 챔피언스에서 르블랑은 밴픽률 71.4%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렇듯 리그오브레전드는 2015 프리 시즌에 돌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몰락하는 챔피언에서부터 부활을 꿈꾸는 챔피언까지. 다양한 챔피언들이 만드는 여러 이야기 속에서 유저들은 치열하고 뜨거운 머리싸움을 펼치고 있다. 과연 2015시즌을 지배할 꿀 챔피언은 누가 될 것인가? 프리 시즌의 열기는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