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승까지 한 걸음

지난 1월 11일(토) 진행되었던 4강 첫 번째 경기인, ARETE와 ARPS의 전투 결과는 많은 이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최고의 경기'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시즌 2 우승을 노리는 한국 최고의 팀 중 하나인 ARETE와 그에 맞서는 다크호스, ARPS의 치열한 승부는 보는 사람 모두를 감탄하게 할 만한 좋은 경기를 보여준 덕에 승패를 제쳐두고 양 팀 모두 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오는 1월 18일, WTKL 시즌2 결승전을 위한 마지막 전투가 펼쳐질 예정이다. 오픈 시즌 우승 팀이자 시즌 1 준우승팀인 NOA와 WTKL 전 시즌 4강 진출에 성공한 VIPERS가 맞붙는다.


3개 시즌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한국 리그인 WTKL에서의 성적(서킷 포인트)에 따라 월드 리그인 WGL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이번 시즌은 한국 서버 최종전이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난 시즌까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NOA는 4강전을 앞둔 현재 서킷 포인트 550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ARETE가 450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쫒고 있을 뿐만 아니라, VIPERS가 175점으로 4위에 위치해 있다.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경험한 NOA, ARETE의 점수 차이는 불과 100점. 여기에 먼저 결승전에 진출한 ARETE는 150점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다소 김빠지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으로 보면 VIPERS는 이번 시즌 우승을 한다 해도 WGL 출전은 어렵다.



지난 시즌까지의 서킷 포인트 순위
이번 시즌이 종료된 후, 최종 포인트에 따라 WGL 출전권이 주어진다.


VIPERS팀은 WGL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VIPERS가 NOA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WGL 진출팀 결정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 만큼 더 이상 '다음 경기'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두 팀 모두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을 준비해야 할 때다.


뿐만 아니라 (4강 1경기와 마찬가지로) NOA와 VIPERS는 서로 연습 상대로 함께 리그를 준비해 온 관계다. 수많은 전략을 연습하고 실력을 겨루며 올라온 만큼,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있는 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양 팀의 전력을 따져보았을 때, NOA의 우세를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VIPERS도 그리 호락호락 당할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VIPERS 팀장 'DAMY' 양영훈 선수(왼쪽)와
NOA 팀장 'EVENFALL' 송호성 선수(오른쪽)





NOA : '우리는 꼭 이겨야만 하는 상대가 있다'






오픈 시즌 당시 자주포를 주력으로 크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약 스타로 급부상한 신생팀, '헤츨링의 반란'은 처음 출전한 공식 리그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최고의 팀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엔비디아 WOT 오픈 토너먼트와 같은 국제 대회에 참가해 기량과 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드라키 클랜에서 독립, BH라는 이름의 클랜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진행해 왔다.

시즌 1 부터 팀의 이름을 NOA로 변경한 이들은 막강한 개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 날카로운 판단력과 잔인하기까지 한 냉정함을 가진 팀으로 평가받으며 또 한 번의 WTKL 우승과 함께 WGL 진출 티켓을 노리고 있다.

NOA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매 경기마다 증명해 왔다. NOA를 대표하는 인물인 팀장 'Evenfall' 송호성 선수의 오더는 각 전장에서의 '큰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 다시말해 전투의 흐름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NOA의 장점이 송호성 선수의 오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변화하는 날카로운 전략을 수행하는 팀원들의 기량 또한 한국 최고의 수준. 최근, 절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시후파파' 방정한 선수를 필두로 팀원 모두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잘 싸우는 팀원이 좋은 전략을 무리없이 소화했을 때의 안정감, NOA의 가장 큰 장점이다.

4강에서 맞붙게 될 VIPERS는 NOA의 형제팀과 다름없을 정도로 가까운 팀이다. 시즌을 거듭하는 동안 꾸준하게 도움을 주고받았던 만큼, 더더욱 방심하지 말아야 할 상대이지만 전반적인 기량에서는 VIPERS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NOA는 오픈 시즌 우승 이후, 줄곧 WGL을 목표로 삼아왔다. NOA로써는 시즌1부터 시작된 라이벌 관계, ARETE와의 담판을 짓기 위해서라도 이번 4강전은 꼭 이겨야만 하는 큰 의미를 갖는 전투다.


▶ [클릭] NOA의 주목할 만한 경기 영상 : 8강 6경기 NOA vs DRAKI








VIPERS : 다음은 없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때






VIPERS는 팀장 'Damy' 양영훈 선수를 주축으로 하는 베테랑 팀이다. 북미 서버에서부터 활약해 온 베테랑 클랜 DRAKI와 독사 소속의 멤버들로 DRAKI-VIPERS라는 이름의 팀을 생성하여 오픈 시즌부터 꾸준하게 경기에 참가해 왔다. VIPERS는 현재 진행중인 WTKL 시즌 2를 포함해 매 시즌 4강 진출에 성공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였으며, 뛰어난 쇼맨십도 가지고 있었기에 나름의 인지도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월드오브탱크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던 VIPERS는 시즌을 거듭하며 크고 작은 멤버 교체를 맞았고,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 또한 굉장한 실력을 지닌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상대가 예상치 못한 전차 조합, 허를 찌르는 전략 등으로 팬들의 환호를 얻어내기도 했던 그들이지만, VIPERS의 '전 시즌 4강 진출 성공'이라는 업적은 이제 그들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벽이 되어버렸다. 오픈 시즌에서의 NOA, 시즌 1에서의 ARETE같은 강력한 팀이 등장했지만 VIPERS의 기량은 오픈 시즌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인터뷰에서도 종종 밝혔던 것처럼 팀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VIPERS는 간혹 경기를 '던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때에 따라 경기력에 큰 차이를 보여왔고,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VIPERS가 최근 약세로 평가받는다곤 하지만 NOA로써는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지난 시즌도 두 팀은 4강에서 만나 결승 진출을 놓고 자웅을 겨룬 바 있다. 결과는 3:2 NOA 승리. 강력한 우승 후보인 NOA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였던 팀은 ARETE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8강은 풀리그로 진행되었기에 다음 경기를 염두에 두고 승점을 쌓아나가는 완급조절이 필요했던 반면, 이번 경기에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만 한다. VIPERS는 지금 WTKL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 [클릭] VIPERS의 주목할 만한 경기 영상 : 8강 6경기 ARETE vs VIP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