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크라이엔진을 기반으로 크라이텍에서 직접 만든 PC 온라인 FPS가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의 FPS 매니아들이 기대에 부풀어 서로 소식을 주고받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 화려한 그래픽을 뽐내는 스크린샷이 올라오고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지인들의 기대는 환호로 바뀌었다.

그러나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워페이스는 뛰어난 외형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데는 성공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게이머들의 눈과 귀는 만족시켰지만 머리와 가슴을 만족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이를 만회하고자 워페이스는 2013년 12월 19일부터 '쿠데타' 업데이트를 긴급 투입했다. 과감함을 넘어 과격함마저 느껴지는 이름의 이번 업데이트에서 무엇이 추가되고 무엇이 바뀌는지 김영현 프로듀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라이텍코리아 서비스 프로듀서 김영현 차장





워페이스는 높은 퀄리티의 FPS로 많은 유저들에게 기대를 받았으나,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개발자로서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처음에는 크라이텍에서 나온 게임이라는 네임밸류 덕분에 유저들이 모인 듯 하다.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유저 분들에게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도 했다.

일단 게임 내적으로 본다면, 우리 개발진 쪽에서 유저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통계분석이 진행중이고, 다른 게임에 없었던 여러가지 색다른 시도도 고민 중이다.


'쿠데타'라고 이름 붙여진 대규모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간 진행된 업데이트에서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수정했나.

신규 유저의 안착을 위한 튜토리얼 개선이 이뤄졌고,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해서 최상급 PvE 콘텐츠인 타워모드를 업데이트 했다. 그리고 각종 밸런스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쿠데타' 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존에 한국서버에서 독자적으로 이뤄졌던 작업은 전면 백지화 하고, 한국 중국 러시아에서 얻은 다량의 통계 데이터를 참조해서 바닥에서부터 새로 쌓아나갔다. 총기 및 장비류 패치는 되도록이면 국민무기, 이 장비만큼은 꼭 있어야 한다 하는걸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번 패치로 큰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됐다고 보고있다. 다만 세부적인 조정을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며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다.


상위권 유저들의 대전은 다르겠지만, 메딕의 슬라이딩+샷건 조합을 비롯해 슬라이딩, 엎드리기 같은 경우 신규유저에게 진입장벽이 되던데 조정계획은 없는지?

슬라이딩이 그정도로까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심자 분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에서 조작법부터 충분히 다루고 있고, 근거리 조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선택지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샷건을 쓰는 메딕과 슬라이딩이 궁합이 좋은건 사실이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병과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메딕과 엔지니어는 맵을 넓게 보고 전황을 파악해서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되는 병과이니만큼 넓은 안목으로 이기는데 필요한 플레이스타일을 선택하시길 바란다.



▲무시무시한 난이도의 타워모드 '백상아리'


타워모드가 그렇게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실제로 플레이 해봤더니 정말 어렵더라. FPS 강국이라는 중국, 러시아에서도 클리어율이 상당히 낮다고 들었다.

오픈 초기에는 이게 진짜 클리어 가능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1주일정도 지나면서 공략법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전략이 필요하다보니, mmo게임에서 파티를 구성해 던전을 공략 하듯 멤버구성과 전략을 연구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중국서버 초기에 약간 버그성 플레이로 클리어팟이 많이 나왔었는데 패치 이후 클리어율이 크게 줄었다. 클리어율이 너무 안나오나 싶어서 잠시 난이도를 낮추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난이도를 높인 상태다.

이후 11월 러시아에도 12월 한국에도 어려워진 난이도 그대로 적용시켰다. 다만 부활코인 갯수의 차이를 두긴 했다. 그 외 난이도에 관해서 손 댈 계획은 당분간 없다.


15층 넘기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하는데, 제작자 입장에서 타워모드가 힘든 이유를 분석한다면?

AI의 능력치가 강하기도 하지만, 맵에 독가스가 퍼지는것 때문에 공간활용에 제약이 있어서 많이들 어렵게 느끼시는 것 같다.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클리어가 안나와서 잠시 AI의 체력을 내리기도 했다.

물론 한국에는 유저 수준을 감안해 AI체력이 원상복구된 최신빌드가 적용돼있다. 타워는 언제나 여러분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신규유저는 좀 즐기기 어려워 보인다.

타워모드는 기획부터 하드코어 유저들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 협동모드를 하드난이도까지 클리어 하면서 게임감각을 익히고 장비목록도 어느정도 오픈 해줘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클리어에 연연하지 않고 한층 한층 올라가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여성캐릭터들


여성캐릭터가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데 출시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될 지 궁금하다.

여성캐릭터에 대한 요구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있었고, 그 점에 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출시가 늦어진건 당초 러시아용으로 나온 디자인을 약간 동양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이 있어서였다.

워페이스의 여성캐릭터는 연예인 스킨이나 총만 한자루 든 민간인 여성이 아닌, 밀리터리 분위기에 어울리는 강한 이미지의 여전사이다. 그리고 피격면적을 비롯해 남성캐릭터와의 성능차이는 전혀 없다.



▲추석 이벤트에 등장했던 손가락총. 사진은 조준모드에 들어간 상태이다


추석 이벤트때 나왔던 손가락총을 보고 퀄리티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일회성이라고 보기에는 퀄리티가 상당하던데 이벤트 전용인가?

이벤트 전용이다. 만우절 이벤트 공모전때 우크라이나 지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데 한국에는 적용이 늦어져 추석이벤트로 선보이게 됐다. 올해 만우절에는 한국에서도 손가락총 못지 않은 재미있는 이벤트로 찾아갈 예정이다.

여담이지만 서양쪽 지사의 만우절 아이디어는 정말 대단했다. 손가락총 외에도 멋진 아이디어가 많았고, 일회성 이벤트임에도 직원들이 매우 열성적이었다.


해외에서도 서비스중인 게임인데 해외유저들의 성향이나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유저들과는 확실히 다른가?

피드백에 관련된 부분은 한국유저들이 더 좋다. 한국유저들은 컨텐츠 클리어속도도 빠르면서 밸런스에 민감하고, 피드백에도 적극적이다. 해외유저들은 한국유저와 같은 시간을 플레이 해도 피드백은 적다. 불편한 점이 있어도 고쳐야 된다는 생각을 못한 채 왠만하면 그냥 참고 플레이 하는 것 같다.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시장에 주목하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한국에서 먹히면 해외에서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콘텐츠 차이가 있었다. 지금은 차이가 어느정도 나는가.

한국쪽이 업데이트 주기가 짧은 편이라 이제 거의 따라잡았고, 이제 굵직한 패치는 컨트랙트 시스템 정도만 남아있다.

컨트랙트는 일종의 미션시스템인데, 시간제한이 있는 미션을 구매해서 클리어시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100여개의 다양한 미션이 다양한 난이도로 준비돼있고, 보상도 포인트, 기간제 무기, 장비류 등으로 다양하다. 컨트랙트 시스템은 상반기내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착한 요금제' 라는 이름 하에 완전무료로 서비스됐는데, 해외의 서비스 방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올해는 그 계획에 변동이 없는가?

해외서버는 일반적인 부분유료화 방식이다. 일부 정해진 총기나 장착물, 방어구를 구매할 수 있고, '워박스' 라는 이름의 랜덤박스가 있다.

하지만 한국 워페이스 내에서 무리하게 현금사용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특히 '워박스' 같은 경우 서비스 기획단계에서부터 확실하게 선을 그어 둔 상태이다.


추후 업데이트 계획은?

일단 컨트랙트 시스템이 준비중이고, 장기적으로는 엔진 업그레이드와 그래픽 퀄리티 업그레이드도 예정돼있다. 최적화와 안정성 면에서 실수 없이 선보이기 위해 많은 검증단계를 거치고 있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해 내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영국스튜디오에서 전담 팀을 가동중이다.

그리고 아시아에 이어서 신규 PvE 지역이 제작중이다. 어딘지는 콕 찍어 밝힐 수는 없지만 크라이엔진의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께 한말씀 부탁한다.

워페이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다른게임에서 경험하지 못했을 새로운 컨텐츠들이 아직 남아있고 또 개발중이다. 꾸준히 즐겨주시고 기대해주시면 그 기대 저버리지 않고 만족시켜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