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시즌 우승, 월드 리그 국가대표 출전권, 한국 최고의 7:7팀 타이틀. 이 모든 것을 건 한 번의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1월 26일(일)에 펼쳐지는 WTKL 시즌2 결승전은 '숙적' ARETENOA가 맞붙는다. WTKL 시즌2는 ARETE와 NOA가 참가하면서부터 양 팀의 대립구도가 결승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결승 전까지는 시시한 경기만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이는 뛰어난 팀들이 활약하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보여 뜨거운 열기를 이어왔다.


하지만 역시 '명불허전'이라고나 할까. 모두의 예상은 결국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오픈 시즌 우승 팀 NOA와 시즌1 우승 팀 ARETE가 다시 한 번 맞붙어 마지막 승부를 가린다.


특히 WTKL 시즌2 우승은 단순히 리그 우승 타이틀 외에도, 월드 리그인 WGL(Wargaming.net League)에 국가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서킷 포인트를 크게 획득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각각 1회의 리그 우승을 한 두 팀은 이 승부를 통해 국제 무대 진출 여부까지 결정짓게 된다.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WTKL 시즌2 우승과 함께
WGL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둘을 놓고 '한국 최고의 팀'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을것이다. 하지만 어떤 대회든 우승 타이틀은 하나 뿐. 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맞붙어 왔던 두 팀은 몇 번의 우승과 준우승을 반복한 끝에 어느덧 한국 서버 최고의 라이벌로 불리게 되었다.


ARETE와 NOA는 각각 그 색채가 강할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의 정상에서 수 차례 마주친 적이 있었기에, 라이벌 구도의 형성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양 팀 모두 국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인정받은 팀이며 국제 무대 경험도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성적으로나 실력으로나 호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 ARETE : 이 기세를 몰아 WGL까지!




ARETE의 시즌1 우승 이후, 탄력받은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맹렬하게 치솟았다. WCG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G-STAR 2013 한일전 대표 선발 우승 뿐만 아니라 WCG 무대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하는 등 '대세는 ARETE'라는 평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ARETE와 NOA의 대립 구도가 치열하지만 ARETE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최근 NOA와의 전적도 ARETE가 앞서있기에 지금의 ARETE가 패배하는 모습은 쉽게 그려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 2에서도 완벽한 스코어로 결승에 진출할 것 같았던 기대와는 달리, 형제 팀인 ARPS에게 세트 스코어를 내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ARPS가 이번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승리한 경기에서도 다소 위험했던 순간이 있었던 것을 보면 현재 챔피언 자리에 올라있는 ARETE도 천하무적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ARPS가 ARETE를 상대로 스코어를 가져갔던 4강 3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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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TE는 팀원 각각의 실력과 경험만으로도 오더의 실수를 메울 수 있을 만큼 듬직한 팀이다. 실제로도 일부 경기에서는 오더미스로 인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던 상황을 팀원 각각의 재량으로 무마시킨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양 팀 선수간의 레이팅 비교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ARETE는 이전 인터뷰에서 '연습 상대가 부족한 관계로 5:5 단위의 연습도 자주 진행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전략보다는 개개인의 피지컬 향상을 목적으로 한 훈련 덕택일까? ARETE는 오더 없이도 어느 정도의 상황에는 각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낼 수 있었고, 이는 실전의 위기상황에서도 종종 팀을 구해내는 모습을 연출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잠재력은 단순히 팀원 개개인의 성적으로는 판별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ARETE와 NOA의 라이벌 매치였던 한일 대표 선발전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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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상대 NOA는 팀장인 'Evenfall' 송호성의 날카로운 오더가 눈부신 팀이다. 지난 시즌 결승을 비롯해 ARETE가 NOA와 맞붙어 승리한 전적이 있다지만, NOA는 이번 시즌에서 상당한 전력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RETE로서는 우선 NOA의 전략을 뒤흔들고 허점을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깜짝 전략이나 '꿀 자리'와 같은 기습을 시도하는 것도 좋겠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빠르고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대응하는 것이 NOA다. 비밀 전략이나 특정 포인트에 너무 집착하다 역으로 NOA의 운영에 휘말릴 수도 있다. NOA가 한 방에 나가떨어지지 않는 어려운 상대라는 것을 ARETE도 알고 있을것이다.




◆ NOA :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NOA는 스스로를 '패자들의 모임에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오픈 시즌 당시, DRAKI 클랜 내에서 세 번째로 결성된 대회 팀으로 상대적으로 대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주축이 되었기에 큰 활약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첫 출전부터 범상치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승리 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오픈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하기에 이른다.


그들은 첫 대회에서 숱한 베테랑 팀들을 이겨내며 경험만이 실력의 전부는 아님을 입증했다. 오픈 시즌 당시에는 자주포를 활용한 인상적인 플레이로 눈길을 끌더니, 시즌 1에서는 과감히 자주포를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소화했다. 시대에 따라, 상대의 수준에 따라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것이 NOA의 강점이다.





NOA는 최근 ARETE와의 전투에서 연패를 당했다. 본격적으로 대회를 위해 팀을 정비했음에도 불구하고 WCG, 한일전 등에서 '한국 대표 팀' 타이틀을 놓쳤다는 것은 단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는것 이상의 큰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NOA는 이번 결승전을 위해 끊임없이 칼을 갈아왔다. 본선 리그에서 두 팀이 서로 다른 조에 편성되면서부터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전 경기보다 전력이 크게 강해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팀의 분위기도 한껏 고조된 상태다. 결승전 이후로는 WGL이 진행되기에 NOA가 이 설욕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두 팀이 맞붙을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다. 절호의 기회이지만,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절정에 오른 NOA의 순간적 기지를 볼 수 있었던 ARPS와의 4강 3세트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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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을 준비하는 NOA의 입장에서는 ARPS의 존재가 고마울 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즌 ARPS는 NOA, ARETE와 각각 전투를 치러 세트 스코어 1점씩을 챙겼던 다크호스였다. NOA가 ARPS를 상대로 완전히 전략을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ARPS의 놀라운 교전 능력으로 첫 번째 실점을 기록한 것, ARETE가 ARPS와의 전투에서 수 차례 위기를 맞았던 것은 ARETE와 직접 전투를 벌일 기회가 없었던 NOA에게 귀중한 데이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ARPS가 NOA의 전략을 뒤엎었던 8강 4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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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는 '수 싸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RPS와의 엔스크전은 이번 시즌, NOA의 약점이 최초로 노출되는 순간이었다. 의도한 전략이 그대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에서의 실수가 세트 스코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연습 과정에서 전략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검증되지 않은 전략을 들고 '(우리 전략이) 여기까지 들어가면 무조건 이긴다'는 판단은 위험하다. 양 팀 모두 국내 정상급 실력인 만큼 작은 실수 하나까지 고려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ARETE와 NOA의 결승전은 오는 1월 26일(일) 오후 3시부터
강남 곰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WTKL 결승전에서 패배해 준우승에 머문다 할지라도 WGL 진출 기회는 남아있다. WTKL 종료 후 열리게 될 플레이오프를 통해 서킷 포인트 2위에서 5위까지의 팀이 다시 한 번 경합해 하나의 팀을 선발, WGL 진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기, ARETE와 NOA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걸려 있다. 양 팀의 '자존심'이다. 그 누구보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강한 두 팀의 총력전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경기보다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가 되리라 감히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