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잭' 강형우. 캐리비안 해적의 잭 스패로우 선장처럼 그는 한때 CJ 블레이즈의 유능한 선장이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피지컬, 한타 때의 위치 선정, 때때로 보여주는 슈퍼 플레이로 뭇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CJ 블레이즈는 강형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작년 초까지 강형우의 CJ 블레이즈는 최고의 팀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선장은 금방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원거리 딜러 중심으로 운영하지 않는 게 더 좋았던 새로운 메타, 그리고 자신 스스로 느꼈던 떨어진 기량, 새로운 블레이즈의 원거리 딜러. 강형우의 순항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래 탔던 CJ 블레이즈란 배에서 내렸다. 은퇴하는 것일까. 아니었다. 강형우는 곧바로 새로운 배를 찾았다. 바로 진에어 그린윙스였다.

CJ 블레이즈라는 좋은 배에서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주전이든 아니든, CJ 블레이즈에 소속되어 있다면 롤챔스 우승이나 롤드컵 진출도 먼 얘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강형우는 진에어 그린윙스에 입단했다. 새로운 배에서 휴식 없이 바로 출발하는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신도림에서 만난 강형우. 그는 어떤 각오로 이번 승선을 준비하고 있을까.



새로운 항해를 준비한다. '캡틴잭' 강형우


Q. CJ 블레이즈에서 진에어 스텔스로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주전으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CJ 블레이즈에서는 기회가 적었다. 출전 시간을 보장받는 팀을 원했다.

내가 강현종 감독님께 먼저 말씀을 드렸다. 블레이즈에 계속 있으면 여전히 출전 시간이 적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식스맨 자리에 있는 것은 나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팬들에게 내 경기를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다.

만약 내가 주전 기회가 보장되는 팀이 있다면, 옮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진에어에서 나를 원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적을 결심했다.



Q. 객관적인 전력을 비교해본다면 CJ 블레이즈보다 진에어 스텔스가 약하다. 부담은 없었는지?

지금 당장은 CJ 블레이즈보다 셀 수는 없다. 하지만 팀멤버를 봤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Q. CJ 블레이즈 소속일 때, 자신이 있음에도 새로운 원거리 딜러를 영입해서 팀에 서운하진 않았나?

애초에 내 실력이 뛰어났다면 새로운 선수가 영입될 일이 없지 않았겠나. 제일 큰 문제는 나 자신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회가 적어졌기 때문에 팬들에게 내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선 아쉬웠다.




Q. 진에어 스텔스는 '트레이스' 여창동 외 전원이 새로운 얼굴이다. 새로운 팀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나도 새로운 팀이라고 생각한다. 맞춰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마스터즈가 바로 코앞이다.



Q. 롤 마스터즈를 준비하는 시간이 적은데, 대진 상대가 하필 CJ엔투스다. 감회가 새롭진 않은가?

(웃으며) 감회가 새롭진 않다. 마스터즈에서 약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을 만나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본다. 롤 마스터즈와 (나이스게임티비) 배틀로얄은 팀을 재정비하고 호흡을 맞추는 좋은 기회다. 진정한 메인은 롤챔스다. 연습 방향도 롤챔스 중심으로 잡고 있다.



Q. (CJ 블레이즈 시절)출전 시간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솔로 랭크 상위권을 유지했다. 기량 부분에선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솔로 랭크 위주로 연습하다 보니, 팀 게임에서 중요한 것을 소홀히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팀 게임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



Q. 캡틴잭의 몰락이, 원거리 딜러 위주의 메타보다 탑 미드 메타로 변경된 것이 주 이유라는 얘기가 있다.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메타 변화) 그것에 대한 영향이 아예 없다곤 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내가 정말로 실력이 뛰어났다면 팀원에게 얘기해서 내 위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그저 내가 다른 팀원들보다 실력이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


Q. 새로운 팀의 분위기는 어떤가?

CJ에서는 연습을 정말 '빡세게'했다. 진에어는 아마추어에서 있었던 사람도 있어서 조금 더 '프리'한 분위기다. 우리 팀이 더 강팀이 되려면 이런 프리한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열심히 연습할 필요가 있다.




Q. 진에어 스텔스 팀원들의 첫인상은 어땠나?

'트레이스' (여)창동이 형은 항상 잘한다고 생각했다. 연습 게임에서도 잘한다. '레이더' 김항민은 처음 봤을 때 다가와서 내 팬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친해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은 평소에 못 봤던 선수들이라서 잘 모르겠다. 친해지는 단계다.



Q. 진에어 소속으로서의 개인적인 목표는?

진에어가 4강 이상 가본 적이 없다. 롤챔스 4강이 일차적인 목표다. 나 자신에게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랫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꾸준히 응원해주신 팬들이 있다. 정말 그런 분들이 있어서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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