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이카루스'의 잦은 튕김 현상으로 유저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하지만 서버가 불안정한 건 문제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계속된 버그와 서버 불안정에 유저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더 큰 문제다.


게임 플레이가 불안정해서 게임 중 자주 튕긴다는 제보가 이어졌던 이카루스. 25일에는 튕김 현상이 더 심해졌다. 낮부터 튕김 현상을 호소하는 유저가 점점 늘어나는가 싶더니, 오후 5시 경에는 이런 증상에 대한 제보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밤 11시 경에는 아예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몬스터를 한 마리 잡을 때마다 튕기는 수준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이템 복사도 생겼다. 서버가 불안정하고 계속 튕기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생긴 문제였다. 창고에 아이템을 옮기는 중에, 혹은 아이템을 나누는 중에 튕기면 아이템 복사 현상이 발생한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 새벽부터 복사 및 튕김현상에 대한 글이 많아졌다




■ 오픈 첫 날부터 서버 문제 생겨. 아이템 복사도 반복



사실 이카루스의 서버 문제는 오픈베타 첫 날부터 시작된 것.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오전 6시에 서버를 열었던 이카루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베타 35분만에 서버를 내려야 했다. 오후가 되면서는 희대의 서버 점검 연장 릴레이가 펼쳐졌다. 오후 3시에 30분간 하겠다던 점검이 30분 늦춰지고 다시 1시간 늦춰지고 하더니 밤 9시까지로 점검 시간이 연장되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잠깐 열리나 했던 서버는 다시 닫히고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다시 점검에 들어갔다.


오픈 베타 첫 24시간 중 16시간을 점검하는데 보낸 것이다.


▲ 첫 날 서버점검에 대해 정리한 글은 인터넷 상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복사 또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제 좀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나 했던 오픈베타 둘째 날, 점검 연장의 여파가 사라지나 할 때 복사 파동이 일어났다. 우편함으로 받은 아이템을 반복해서 받을 수 있는 버그로 인해, 아이템과 골드가 복사된 것.


복사 버그를 악용한 798명을 제재한다는 발표가 이어졌지만, 이미 복사된 아이템과 골드가 서비스 초기에 서버에 풀렸다는 불안감이 남았다. 모두 회수 조치했다고는 하지만 100% 되었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은 많지 않았다. 복사가 없는 '깨끗한' 신서버에 유저들이 몰린 이유다.


아이템 복사 파동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난 23일에는 주화 버그가 생겼다. 영웅급 무기를 주는 상자로 교환할 수 있는 주화를, 던전을 이동하거나 채널을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획득할 수 있었던 것. 하루에 몇 개밖에 획득할 수 없는 주화였지만, 인벤토리에 수백 개의 주화를 가진 유저들이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또 복사가 일어난 것이다.


※ 관련기사 : [취재] 이카루스 '골드복사' 발생, 위메이드 "강력히 대처할 것" (2014. 4. 17)



■ 서비스 안정성, 불신이 쌓이는 게 문제



아이템 복사와 같은 중요한 문제가 오픈베타 초기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런 문제가 서버 문제와 연결되어 반복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첫 아이템 복사 파동이 서버 지연 현상과 맞물리면서 생겼다면, 23일 있었던 주화 문제는 정기 점검 후 새롭게 생겨난 버그였다. 이번에 새롭게 생긴 아이템 복사 역시 서버 튕김 현상과 맞물려 생긴 문제. 서버 점검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서버 불안정과 결부된 아이템 복사 사건이 반복되면서 유저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의 '쉬쉬' 하는 운영이 이런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박자 늦은 대처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튕김 현상이 극심해 지면서, 많은 유저들이 빠르게 서버 점검을 하고 정상적인 플레이 환경을 회복하기를 기대했으나 서버 점검을 하겠다는 공지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서버가 '누웠다'는 이미지(●▅▇█▇▆▅▄▆)의 게시물이 공식홈페이지 이카루스 게시판을 이미 가득 채우고 난 후에야 점검 공지가 올라왔다.


그런데 그마저도 지금 당장 점검을 한다는 내용이 아니어서 의문을 낳았다. 지금 당장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지경인데 점검은 새벽 4시에 한다고 되어있었던 것. 점검 시간이 늦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점검 안내 공지 어디에도 극심한 튕김 현상을 수정하겠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 점검 공지에 튕김 현상에 대한 언급은 없다




역시나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서버 점검은 26일 12시가 되어서야 끝났지만,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에 대한 내용이 아닌 '잦은 튕김 현상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어 허탈감을 주었다.


이카루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외에도 산적해 있다. 활력이 사라져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활력 버그부터 광폭 버그, 특성버그, 길드 버그, 펠로우 버그, 길드 버그, 제작 버그 등 유저들이 지적하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닌 상황. 이런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서버 안정화, 그리고 게임 내 재화의 신뢰도 부분이 반복해서 논란이 된다는 건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이카루스가 무조건 피해야 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 한 유저가 제보한 이카루스의 버그 내용들...





■ 운영과 서비스, 신뢰 회복을 위한 움직임 필요



만레벨을 25레벨로 제한하며 다소 컨텐츠 볼륨을 작게 가져갔던 이카루스는 25레벨 이후 컨텐츠인 'The 파르나 Part 1' 업데이트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만레벨 확장, 신규 던전, 신규 지역 등 새로운 컨텐츠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많은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대규모 업데이트도 빛을 잃기 마련이다. 오픈 베타 이전 게임사의 핵심 이슈가 '개발'에 있다면 오픈 베타 이후에는 '서비스'가 중요한 시점이다.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 투명하게 그리고 신뢰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은 이제 서비스의 기본 중 기본이다.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한 대작 MMORPG 이카루스의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오픈베타와 동시에 온라인 게임순위 17위에 올랐고, PC방 점유율은 5위까지 올라갔다. 재미있는 전투와 던전, 흥미로운 펠로우 시스템 등 게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 목소리가 크지 않을까. '게임은 좋은데 운영이...' 라는 자조섞인 말을 이카루스에서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