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를 다녀온 기자의 솔직한 느낌을 유저 여러분께 보다 명확하게 전달해 드리고자 '자문자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보다 입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 수라 온라인, 직접 해본 소감

2012년에 처음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독특한 그래픽과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고 감탄한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어느새 2년이 흘렀네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놀라운 수준입니다. 게임의 완성도가 전무후무할 정도로 높다는 게 아니라, 이런 종류의 조작감과 아트 디자인을 보여준 국내 온라인 게임은 본 기억이 없었거든요. 한마디로 독창성이 매우 짙은 작품입니다.

먼저 접할 수 있었던 것은 PvE 였어요. 솔직히 던전 구성은 여느 MORPG와 크게 다른건 없었고요. 다만, 앞서 말한대로 몬스터나 배경 그래픽이 워낙 색이 뚜렷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한 차례 인터뷰를 통해 PvP를 강화한다고 언급한 '수라 온라인'이지만, 그게 PvE 콘텐츠의 축소를 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거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4년 여의 시간 동안 이미 개발해놓은 콘텐츠만 해도 워낙 많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현재의 PvE만으로도 최소한의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PvP는 개발진의 말대로 '업계 최고'를 노리고 있고요.


2. 어렵다는 말이 많던데... 정말? 진심?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 다른 것 같았습니다. FGT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4시간 정도 플레이하고 4년 동안 게임 만든 개발자와 호각지세로 싸우더라고요.

저요? 나름 액션엔 자신있다고 생각했지만, '수라 온라인'의 조작감은 지금까지 즐겨왔던 게임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솔직히 국내에 출시되었던 온라인 게임 중 비슷한 조작감을 가진 게임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손맛은 매우 훌륭하나, 전체적으로 상당히 무겁습니다. 음... '갓 오브 워'의 속도, '몬스터 헌터'의 중량감, '철권'의 콤보 감각이 섞였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저한테는 좀 어려웠다는 소립니다.

조작 외 PvE 밸런스는 아직 함부로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FGT잖아요. 하지만 각 던전의 보스들은 저마다 고유의 패턴을 갖고 있었으며, 까딱 방심하면 눕기도 할 정도로 강했습니다. 절망적인 수준이라기보다는, '어라, 제법인데?'라는 게 정확한 것 같아요.



3. PvP를 그렇게 강조하던데... 재미있었나.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였고, 그만큼 몰입도도 높았습니다. 콤보 시스템은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MORPG들이 대부분 챙기는 옵션이지만, '수라 온라인'은 특히 이 부분에 강합니다.

타격감이 좋다, 판정이 예술이다, 뭐 이런 것 때문이 아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라 온라인'은 상당히 무거운 조작감을 보여주는데, 이런 모습으로 콤보를 우겨넣는 게임은 굉장히 드물었습니다. 여기에 신선한 스킬 이펙트와 캐릭터 모션이 더해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로 끌어올렸죠.

한가지 걱정이 든 것은 캐릭터 숫자입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FGT 버전에서는 한 캐릭터당 스킬 숫자가 6개를 넘지 않았습니다. 구현된 캐릭터 숫자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꾸준한 클래스 업데이트가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있는 캐릭터들도 워낙 개성이 강한 편이라 새로운 클래스를 술술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뭐, 탁 탁 나오긴 하겠지만 그 주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죠.

모드는 제법 다양하긴 했습니다만,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창의적인 것은 아직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기획자와 버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대전격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철권'의 태그 시스템이나 '킹 오브 파이터즈'의 그것이 될 수도 있겠지요.


4. 자, 결론이 뭔가.

색이 대단히 강한,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2012년에 처음 공개된 버전에 비하면 꽤나 대중적으로 변한 상태인데도 말이죠. 특히, 동양 느낌이 진하게 풍기는 외형이 포인트입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개발자의 대중성이 결여된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모든 게이머가 즐거워할만 한 게임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게이머가 한 번 쯤은 즐겨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취향이 안 맞으면 그 땐 안해도 됩니다. 단지 우리나라에서도 타협따위 없는 스타일리쉬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메세지'가 열리지도 않은 채 뭍히는 건 아까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