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승후보 ARETE가 더욱 강해져서 돌아왔다.

5월 17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치러진 WGL APAC 실버 시리즈 개막전에 출전한 ARETE는 그 명성만큼이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사했다. 1세트는 적진을 순식간에 점령하면서 손쉬운 승리를 따냈고, 2세트는 ARETE의 단단한 운영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ARETE는 NOA와 합쳐지면서 사상 최강의 팀으로 재탄생했음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것인지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를 모은다. 다음은 ARETE의 '소도둑놈' 송준협과 'EvenFall' 송호성의 인터뷰 전문이다.

▲ ARETE의 '소도둑놈' 송준협(좌)과 'EvenFall' 송호성(우)


Q. 오늘 경기를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실버 시리즈 1위를 차지한 소감은?

'소도둑놈' 송준협 : 솔직히 말해서 담담하다.

'EvenFall' 송호성 : 약간 떨리기도 헀는데 첫 경기라기 보다는 새로운 스탭과 새로운 장소에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예민해진 부분도 있었다. 잘 끝내서 좋은 것 같다.


Q. 1세트 때 일방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소도둑놈' 송준협 : 상대가 그렇게 픽을 가져오면 올인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5번 자리에 있던 상대의 T1이 예사로운 위치가 아니라서 올인이라고 판단했다. 우리 전차들의 위치도 고지에 있어서 잡아내자 생각이었지만 의외로 점령으로 끝났다.

'EvenFall' 송호성 : 우리가 고지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상대 T1 위치를 봤기 때문이고, 우리 T1이 잘릴 때 상대 8티어 2대를 발견했다. 가장 기본적인 전술인 '캡'을 올리자는 전술에서 '캡'이 딱 올라간 경우다.


Q. 2세트에서는 상대 T1이 절벽으로 자살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소도둑놈' 송준협 : 언제나 있는 일이다. 안타깝긴 한데 상대도 열심히 하려 했을 것이다.

'EvenFall' 송호성 : 어차피 잡히는 탱크였다. 절벽에서 경전차 셋을 운영했고 그 쪽은 둘을 이용했는데 우리는 기동성을 앞세워 상대를 포위하는 진영을 만들었다. 상대가 13 90의 기동성을 살리지 못한 것이 우리의 승산을 높여주지 않았나 싶다.


Q. 지난 WTKL에서 1-2위를 다투던 ARETE와 NOA가 한 팀이 됐다. 이에 대한 배경은?

'EvenFall' 송호성 : NOA팀 같은 경우엔 군대를 간 팀원도 있고 전체적으로 인원 유출이 많았다. NOA팀으로서의 활동을 그만 두고 좀 더 가볍게 대회를 즐기는 입장으로 참가를 할까 하다가 송준혁 팀장이 ARETE에서 게임을 해 볼 생각이 없나 싶어서 들어갔다.

ARETE도 인원 문제가 있었다. NOA처럼 치명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추가 인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그렇게 해서 ARETE에서 활동을 하게 됐다. 1-2위를 다투던 팀이 합쳐진 느낌이라 더 나은 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선수들이 모인다고 해서 좋은 팀이 되는 것 아니지 않나. 이런 부분이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으니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소도둑놈' 송준협 : 아직은 과도기다. 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맞춰보고 있는 상황이고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venFall' 송호성 : 서로 못한다고 본다.

'소도둑놈' 송준협 : 우리끼리 쓰레기라고 한다(웃음). NOA랑 합치고 나니 도발할 팀이 없더라. 참 하찮은데 같은 팀이 됐으니 존중해줘야 하지 않나(웃음).


Q. WGL APEC 전체에서 경계하는 팀이 있다면?

'소도둑놈' 송준협 : PvP 슈퍼프랜즈가 경험도 많고, 동남아의 ARETE라 볼 수 있다. 그 팀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진 경기도 있고 올라와줬으면 한다.

'EvenFall' 송호성 : 꼭 복수할 것이다.

'소도둑놈' 송준협 : WCG에서는 우리가 이겼다(웃음).


Q. 용산에서의 첫 경기라 낮설었을 것 같다. 소감을 말하자면?

'소도둑놈' 송준협 : 굉장히 바쁘다. 스탭과 선수가 서로 시간에 쫒긴다. 오랜만에 나와서 여러가지 미숙한 부분이 많아 죄송할 따름이다. 서로 호흡을 맞춰가면 괜찮아질 것 같다. 갈 수록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화면 잡는 모습같은 부분을 보면 준비가 많이 됐다는 느낌이 든다.

'EvenFall' 송호성 : 선수 입장에서는 일찍 불러놓고 아무것도 안 시키다가 갑자기 촉박하게 닥달해서 당황하긴 했다. 그래도 처음이니까 이해하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Q. 해외팀과 경기할 가능성이 더욱 늘어났다. 이에 대한 생각은?

'소도둑놈' 송준협 : 늘어났다기 보다는 WGL 마지막에 붙지 않나. 경험은 경험이다. WCG가 사라졌으니 그런 경험이 소중하다. 골드 시리즈에서 대표로 뽑힌다면 그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EvenFall' 송호성 : 파이널이 목표다. 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한국팀보다도 해외팀의 경험이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더 많은 세계대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소도둑놈' 송준협 : 드림핵에도 월드오브탱크 리그가 있다. 드림핵에도 나가보고 싶다.


Q. NOA에서 오더를 보던 송호성이 ARETE의 오더를 맡게 됐다. 평가를 하자면?

'소도둑놈' 송준협 : 잘 한다. 말이 많아서 그렇지(웃음). 다른 사람의 정보가 무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부분은 절충하기로 헀다. 실제 경기랑 연습이랑 차이가 나는데 기복 없는게 중요하다. 실제 경기에서는 부들부들 떠는 사람도 있다. 긴장하지 않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연습을 실전같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을 연습같이 하는 선수다.

'EvenFall' 송호성 : NOA에서도 그랬지만 내가 수직적으로 오더를 하다보니 팀원들이 소극적인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ARETE의 경우 오더와 상관없이 팀원들이 알아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이를 조화시키려 한다. 발전을 시키고자 한다.


Q. 연습 시간은 많이 늘어났나?

'소도둑놈' 송준협 : 연습 시간은 사실 더 줄었다. 팀 프로핏이 취직도 하고, 하루에 네 시간씩 했는데 이제는 두 시간씩 하기도 힘들다. 밤 10시에나 시작하는데 그 시간을 지키는 경우도 적다. 시뮬레이션 위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EvenFall' 송호성 : 시간은 줄었지만 연습의 질은 늘어났다. 다만 연습 계정의 문제만 워게이밍측에서 해결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


Q. 해외 팀과의 연습은 자주하는 편인가?

'소도둑놈' 송준협 : 핑 차이가 나서 힘들다. 그쪽도 시간이 없다고 한다. NAVI와 연습해보자고 했지만 거절당한 적이 있다.


Q. 브론즈 시리즈와 실버 시리즈의 일정이 빡빡하다. 이에 대한 생각은?

'소도둑놈' 송준협 : 체력 분배도 할 생각이다. 부담되는 일정이 있어서 후발 주자들에게 경험을 주고자 불참할 생각도 있다.

'EvenFall' 송호성 : 우리가 1등을 독식하는 것도 좋은 것 같지 않다. 1위를 확정지을 수만 있다면 전략 노출도 줄일 수 있다. 내가 지금은 ARETE 팀 소속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팀의 전략을 봐주거나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런 분들한테도 더 많은 기회를 돌아가게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소도둑놈' 송준협 : 실버 시리즈에는 계속 출전하더라도 결코 져줄 생각은 없다.


Q. 팀 프로핏이 공격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본인도 해볼 생각은 없었나?

'소도둑놈' 송준협 : 팀 프로핏과 연습을 하다보면 늘 보는 것이다. 그 정도면 노말한 편이다. 우리가 공격적으로 하게 되면 WGL수준이다. 제대로 던지는 수준이다. 보여줄 것도 많다.

'EvenFall' 송호성 : 상대가 더 강해지면 우리도 더 강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더 강한 상대들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소도둑놈' 송준협 : 2013년에 이어서 2014년에도 월탱 리그에 나오게 됐다. 잘 부탁드리고, 호구식(59식)보다는 ARETE를 보러 와 달라(웃음).

'EvenFall' 송호성 : 작년에 좋은 모습 보여줬던 두 팀이 힘을 합친 만큼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고, WGL 파이널때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