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토) 워게이밍 아시아태평양 리그 (WGL APAC)가 시작된 용산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워게이밍 코리아의 이스포츠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고진규 실장을 만났다. 지난 4월, 폴란드에서의 결승전으로 막을 내린 WGL 첫 번째 리그 이후 약 두 달만이다.

WGL APAC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대표 팀을 선발하고, 이들이 다시 한 번 아시아태평양의 각 대표팀과 겨루는 방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유럽과 러시아, 북미 지역의 챔피언과 다시 한 번 맞붙어 세계 최고를 가리는 식이다. 한국 리그인 WTKL에서 대표를 선발해 곧바로 국제 무대에 올려보냈던 지난 리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관하는 방송사가 변경되며 관람 현장의 환경도, 온라인 중계 방식도 바뀌었다.


월드오브탱크의 이스포츠화는 많은 이들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글로벌 리그를 성공리에 끝마친 워게이밍은 또다른 리그를 개최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워게이밍 코리아 고진규 고객지원 실장



Q. WGL을 아시아태평양 단위로 진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참가 팀도 중요하지만 이를 보고 즐기는 이들도 중요하다. WTKL에서 전국체전 형식으로 팀을 선발해 세계대회에 출전 시켰는데, 정작 세계 무대에서는 제 실력을 내지 못했다. 경험이나 연습이 부족해 생긴 결과라고도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는 매 주 진행되는 브론즈 - 실버 경기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관객들은 팀의 성장과 활약을 보다 생동감 있게 비켜볼 수 있게 되었다. 국내 대회 이후 곧바로 세계 대회가 아니라서 경기 규모가 다소 작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역 단위로 보다 알찬 구성을 위해 시도한 것이다.

물론 WGL APAC이후, WGL그랜드파이널도 열린다. WGL은 작년에도 있었는데, 지역별 대표팀을 선발해서 국제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한국 리그 였던 WTKL이 WGL APAC으로 통합된 격으로 보면 되겠다. WGL 오피셜 사이트도 새로 열린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리그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기존에 곰TV와 함께 리그를 진행해왔다. 새로운 리그에서 온게임넷과 손을 잡은 이유는?

온게임넷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것이 컸다. 곰TV의 경우는 유저들이 직접 찾아보아야 하는 플랫폼이었다면, 온게임넷은 이미 많은 게이머들이 관람하고 있는 채널이다. 월드오브탱크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온게임넷에서 리그 진행에 대해 어떤 제안을 해왔나?

그동안 내부적으로 잘된 점이나 부족했던 점을 두고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가장 집중해야 할 사안으로, '보기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이와 함께 리그에 참여하기 위한 벽을 낮추기 위해 신경쓴 것도 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온게임넷과 수십 차례의 회의를 하면서 같이 고민했다.



Q. 실제 변하거나 적용되는 것들을 예로 들자면?

먼저 UI가 많이 변경되었다. WGL 결승전에서 사용되었던 공식 UI가 준비되었고, 보다 많은 정보를 (스팟, 장전 등)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해설진들도 월드오브탱크를 좋아하는 분들로 섭외해 앞서 말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WGL 결승전을 통해 선보였던 글로벌 UI
전차의 종류와 체력, 장전 상태와 스팟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Q. 지난 경기들을 보면 무승부나 수비 위주의 경기가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이런 흐름을 지양하기 위한 대안이 있나?

공격 성향의 팀들이 조금 더 유리해지는 방향으로 룰 조정 중이다. 무승부가 일어났을 때, 강습전 맵을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비보다 공격 측이 유리한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도록 짜여져 있다.



Q.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당연하지만, 선수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다. WGL 결승전이 열린 폴란드에서도 그랬지만, 우리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선수들이었다. 참가 선수들에게 대회에 대한 피드백을 꾸준하게 받아왔고, 대회를 준비하며 개인이 사용하는 골드 소모를 우리가 지원해 주는 형태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부터 지방에서 이동하는 선수들에게 교통비 등을 지원해 주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일정이 선수들에게 일정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고려하고 있던 부분이다. 분명 선수들이 느끼는 일정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것이다. 두세달 이상 연습하고 예선전에 나섰는데, 거기서 떨어지면 다음 시즌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일정상으로는 6주간 실버리그를 거쳐 골드리그로 넘어가는 식인데, 브론즈리그는 월~수 사이에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연습' 혹은 '예선'의 성격이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보다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브론즈 리그에서 탈락하더라도 다음 주차에 다시 재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을 오히려 최소화 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WGL APAC 2014 시즌 1의 진행 개요


Q. 중계진은 어떻게 구성했나?

정준, 이동진, 김태형 해설이 담당하게 된다. 골드 리그가 진행될 때에는 전용준 해설이 메인 캐스터로 활약하게 될 것이다.



Q. 대회를 새로 개편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작년과 달리 브론즈, 실버, 골드 시리즈를 통해 팀의 한 번 실수나 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바로 탈락하거고 순위가 바뀌는 등의 요소를 줄이려고 생각했다. 여러 번의 기회를 줘서 다소 실수를 하더라도 잘 하는 팀은 충분히 다음 리그까지 올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두번째로는 아시아와 한국이 함께 준비해서 글로벌 대회에 진출했을 때 보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뛰어난 팀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이번 리그의 목표다.

현재로써는 아레테 팀이 최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아레테를 위협할 수 있는 팀들이 나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고, 아시아권에서도 그만큼 강력한 팀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Q. 다른 게임들은 예능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볼 거리가 진행되고 있다. WGL에서도 그런 계획이 있나?

WGL은 한국을 위한 리그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유저들을 위한 리그이기도 하다. 리그를 보다 쉽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워게이밍 코리아에서도, WGL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다양한 방송 콘텐츠와 소규모 아마추어 대회 등을 준비하며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다.

보았을 때 재미있는 리그, 쉽게 참가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드는 것이 이번 리그의 가장 큰 안건이다. 지난 시즌 이스포츠 리그를 출범할 당시에도 밝혔듯이 우리의 목표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오브탱크 3강 체제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Q. 현장 이벤트는 어떻게 준비했나?

작년보다 풍성하게 준비했다. 골드 쿠폰 등의 온라인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선물로 준비했다. '가질 수 있는 것', '입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고, 다양한 이벤트도 고민중이다.



Type 59는 이제 월드오브탱크 리그 직관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Q. 국내에 한정해 생각해 보면, 다른 이스포츠 종목은 프로 팀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월드오브탱크도 국내에서 프로팀 창단을 고려하고 있나?

물론이다. 하지만 스폰서를 먼저 섭외하기보다 프로팀이 먼저 눈길을 돌릴만한 저변 확보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수십 개의 팀들이 이미 해외에서는 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아마추어 또한 프로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을 보이고 있고. 이처럼 한국에서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리그에 참가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맞춰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프로 팀이 창단된다면 워게이밍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것이다.



Q. 이번 시즌은 어느정도의 반응을 예상하고 있나?

곰TV에서 진행할 당시의 시청자가 평균 3만 가량이었다. 이는 월드오브탱크를 매일 접속하는 유저의 80%가량 된다. 이번에는 20%가량 더 성장된 수치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WGL을 준비하면서 보는 재미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월드오브탱크를 모르는 시청자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변 확대를 위해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섭외를 진행하고 있다. 광고비를 제외하고 책정된 금액이 광고비를 제외하고, 천만 달러에 이른다.



Q. 지난 시즌에 리그에 출전했던 팀들이 상당수 통폐합을 거쳤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지난 WGL에서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팀을 운영하며 느꼈던 여러가지 고충을 들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몸담고 있던 팀에서 나와 새로운 팀을 만드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노하우가 공유되고 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새로운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에서 월드오브탱크라는 이스포츠가 자리잡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모쪼록 좋은 이야기, 쓴 이야기 아끼지 말고 해 달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