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포화되고 있습니다."

파티게임즈 이대형 대표의 강연중에 나온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와일드카드 컨설팅에서 발표한 2014년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국내만 해도 2,000여개의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무려 2,000개! 집계되지 않은 회사까지 포함한다면, 2,000개 이상의 개발사들이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포화 때문일까? 국내의 많은 모바일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라는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사 파티게임즈 이대형 대표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중국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NDC2014에서 진솔하게 풀어내며,중국 진출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체험담을 전했다.


"칠종칠금이라는 단어를 강연 제목에 붙인 이유는 이제 곧 7번째 중국진출 시도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연에서 만난 이대형대표는 중국 시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아이러브 커피'의 웹버전이 등장하게 된 배경도, 중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일념하에 시작된 일이라고 한다.

"다날이라는 직장에서 중국시장을 처음 만났습니다. '중국 모바일 휴대폰 결제'에 대한 B2B비즈니스를 진행했어요. 성공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B2B 비즈니스를 통해서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고, 다음에는 꼭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다날을 떠나고, 온라인 게임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레이시티, 배틀필드 온라인, FIFA ONLINE 2를 중국에 성공적으로 서비스 해야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네임밸류가 있는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현지화'과정이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중국시장에 오래 몸 담다 보니, 중국의 웹시장이 커지고 있고, 중국 SNS시장의 강자 시나웨이보가 게임 플랫폼 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웹시장에 진출하자고 생각했고 실행에 옮겼죠. 파티게임즈를 세우고, 아이러브커피 웹버전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350만의 누적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200만의 액티브유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기대한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대형 대표는 이후 아이러브커피를 모바일로 만들었고 한국에서 큰 성공을 이루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고나니 다시 자신감이 생겼고 다시 한번 중국에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아이러브커피가 한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자신감이 생겼고, 다시 중국시장에 도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위챗을 통해 중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중국 내부의 정책 변경이나 중국업체들의 요구사항 등 다양한 요인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다른 방법을 찾게되었습니다. 마침 중국 360마켓에 '다함께 차차차'와 '윈드러너'가 출시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직접 진출하기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현지에 로컬 파트너사를 만들거나 중국 지사를 세워 진출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파티게임즈가 선택한 것은 반대되는 방법이었다. 한국에서 중국어에 정통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직접 게임내용을 번역해 중국의 마켓에 유통하는 것은 물론 운영까지도 스스로 처리했다.

"처음엔 '다운로드수는 높지만, 매출은 적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운로드 수도 적고, 매출도 일 1,000만원 수준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중국에 직접 서비스 하는 방법도 할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중국이냐고 많이 물었습니다. 사실 중국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에서 고생하면서 이 시장만은 꼭 정복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유도 있지만, 원래 중국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마켓퍼포먼스(시장 성과)가 좋았던 점이 큽니다."

"중국시장은 모바일사용자 수와 모바일 인프라 성장이 빠르고, 개발사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며, 유저들이 가지는 게임에 대한 기대치도 낮습니다. 또한 마케팅 비용도 저렴합니다."

"그리고 최근 중국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 유저 규모는 전년대비 248.5% 증가했고, 매출규모는 246%나 상승했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이대형 대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각각 '직접진출' '퍼블리셔' '텐센트와의 협약' 세가지를 들었다.

"직접 진출은 중국시장 플랫폼에 직접 출시하는 방법입니다. 중국 시장에 퍼블리셔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R/S(매출 분배율)가 높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개별 마켓들이 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명확합니다. 진출 시킨 중국의 마켓에 들어가는 게임의 버전이나 규격이 모두 달라, SDK(소프트웨어 개발키트)를 플랫폼 별로 따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시장내 존재하는 모든 마켓에 동시에 게임을 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은 다른 플랫폼으로 부터 차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창유나 샨다같은 퍼블리셔와의 계약을 통해 진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퍼블리셔와 계약시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이 크고,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와 운영에 대해서는 걱정 안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퍼블리셔를 통해서 서비스 하기 때문에, 직접 중국에 진출할 때 보다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낮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텐센트와 계약하는 방법입니다. '텐센트'역시 퍼블리셔에 해당하지만, 중국에서 가장 확실한 파트너로서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회사입니다. 그러나 텐센트와는 계약을 맺기가 매우 어려우며, 체결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게임을 중국시장에 런칭할때까지 요구사항이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대형 대표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7번째 게임으로 퍼플랩이 개발한 '무한돌파 삼국지'를 소개했다. 삼국지라는 친숙한 소재를 이용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겠다고.

"사실 퍼플랩에서 개발한 '무한돌파 삼국지'를 오늘부터 중국 알리바바 마켓을 통해 CBT를 진행합니다. 이로서 중국시장에는 7번째 도전입니다. 이제 막 게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알리바바를 선택한 이유는 게임 플랫폼 시장 선점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2013년 1월 출시한 자사의 '퍼즐 바리스타'와 킹사의 '캔디크러쉬사가'의 사례를 소개한 이대형 대표는 결국 해외진출의 열쇠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이나 해외의 유명게임들과 유사한 중국 게임들을 보면서,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어떻게 진출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좋은 게임을 만드는게 더 의미있는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중국진출도 비슷합니다. 제갈량이 맹획을 얻기 위해 7번이나 풀어준 것처럼, 중국진출을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어린 시절에 즐겼던 드래곤 퀘스트 IV나 파이널판타지 V 를 즐기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잖아요? 결국 성공적인 해외진출의 답은 게임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