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라 생각됐던 애로우 게이밍이 무너졌다.

한국시각 9일 펼쳐진 GEST 동남아 8강전에서 포커페이스가 애로우 게이밍을 2:0으로 꺾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MVP 피닉스가 여러 차례 애로우 게이밍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전패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포커페이스가 대신 달랜 셈이다.

애로우 게이밍은 TI4 동남아 지역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직행한 팀으로, 타이탄, 사이드와 함께 동남아의 대표적인 티어1으로 꼽힌다. MVP 피닉스가 사이드를, 포커페이스가 애로우 게이밍을 제압하면서 앞으로 한국 팀의 목표는 동남아의 제왕 타이탄이 될 예정이다.

이날 포커페이스가 보여준 경기력은 애로우 게이밍을 훨씬 웃돌았다. 1세트, 레인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킬을 만들어내며 상대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포커페이스는 켄타우로스 전쟁용사와 슬라크의 기동력과 상대의 화력을 재치있게 분산시키면서 한타로 많은 재미를 보았다.

애로우 게이밍은 파밍을 통해 튼실하게 다진 기본기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한타에서 승리를 거둔 쪽은 늘 포커페이스였다. 포커페이스가 즐기는 난전 구도로 경기는 흘러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전투력이 빛을 발하며 먼저 세트 포인트를 획득했다.

이어진 2세트는 'MP' 표노아와 'Febby' 김용민의 합작품이었다. 취권도사를 선택한 표노아는 미드 레인에서 ddz의 바이퍼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고, 탑 레인 지원에 힘을 쏟으며 최근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족한 로밍을 고친 듯 보였다.

표노아의 견제에 애로우 게이밍은 늑대 인간과 요술사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포탑을 11분이 넘어서야 파괴할 수 있었다. 늑대 인간이 비교적 수월한 성장세를 보이긴 했으나, 중반 한타에서 강력한 위용을 떨치는 바이퍼의 성장이 뒤처지면서 포커페이스는 쉽게 중반 한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포커페이스는 미드 1차 포탑을 두고 다소 무리한 교전을 펼쳤고, 킬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상대에게 로샨을 내주고 말았다. 이를 통해 애로우 게이밍은 골드와 경험치를 역전하기도 했다.

오히려 2차 포탑 압박을 당한 포커페이스는 다시금 취권도사의 진입에 이은 스킬 연계로 불리한 상황에서의 한타를 이길 수 있었고, 연달아 벌어진 한타에서도 상대 마법 영웅들을 봉쇄하며 35분 만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승리로 4강에 오른 포커페이스는 알라펫 트릭과 미네스키 간의 경기 승자와 맞붙을 예정이다. 한편, GEST 동남아 토너먼트 반대쪽 트리에는 사이드와 미쓰 트러스트, 타이탄이 포진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