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나이 차가 많이 났던 형들에게서 우연히 접한 무협소설. 그리고 소년은 곧 무협세계에 빠져든다. 칼싸움이 많이 나오는 만화를 봤지만 무협소설에 맛을 들인 뒤 만화는 시시해졌다.

대개 무협소설의 스토리는 뻔하다. 선악(善惡) 대결구도이고 종국에는 선이 승리하는 식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런 스토리 구조에 열광했다. 그러면서 그의 잠재의식 속엔 자연히 선에 대한 동경, 선에 대한 갈망이 자리하게 됐다.

소년이 어느덧 나이를 먹어 삶에 찌든 도시인으로서 종종걸음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순간에도, 가끔은 어린 시절에 밤 새워 읽어내려가던 무협소설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생뚱맞은 공상을 한다. 대나무 숲을 마음대로 날아다니고, 손에선 장풍이 나오고, 인체의 급소를 집으면 꼼짝달싹 못하고. 우리가 거대한 세상 울타리에 갇혀 맞서 현실이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우는 동안, 협객들은 상상속에서 싸워나간다.



하지만 이제 책이라는 물적 재료를 기반으로 소설이라는 특정 공간에서만 향유되던 무협지는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오늘날 무협의 범주는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으며, 태블릿 PC, 모바일 등을 위시한 매체 기술의 혁신은 기존의 무협에 대한 수용 양상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꿔놓았다.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무협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중국 게임 개발사 '윈드플레이'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3D RPG '삼검호'도 그 중 하나다.

유일 정통 무협 게임을 외치는 '삼검호'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23일부터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시작하고, 7월 초부터 정식 출시에 들어간다. 월드컵 기간인 만큼 일정은 빡빡하고, 막강한 경쟁자는 수두룩하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내부의 기대도 높다. 한 마디로 강행군이다. 이쯤이면 개발자 입장에선 입술이 바싹 탈만 하다.

하물며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PM의 입장에서 오죽하랴. 그런 절박함을 안고 넥슨 최영진 PM과 윈드플레이 Jelly PM을 만났다. 헌데, 그들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긴장 하거나 고민하는 눈치가 아니다. 그들의 본심을 끄집어내기 위해 다소 불편한 질문부터 했다. "최근 월드컵 기간에 맞춰 준수한 경쟁작들이 대거 출시되었다. 이들과 경쟁해야 할텐데, 자신 있나?"

“삼검호는 유일무이한 정통 무협 모바일 게임이다. 장엄한 무협 세계를 모두 담아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중압감 같은 것은 없다. 그저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하는 모습을 빨리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

상대를 잘못 봤다. 그들은 RPG 장르에서 평균 개발 경력 10년 이상을 자랑하는 내공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수많은 라이벌과 일전을 벌였고 그때마다 승부수를 걸었다. 그만큼 자부심 또한 남달랐다. 무협으로 치면 한 분야에서 ‘대성’을 이룬 고수 중에 고수였다.

▲ 인터뷰를 진행한 윈드플레이 Jelly PM(좌)과 넥슨 최영진 PM(우)




Q. 삼검호가 중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최고 순위 10위권에 들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 국내 유저들에게는 낯선 작품이다. 삼검호는 어떤 게임인가?

삼검호는 게임명 그대로 본인의 캐릭터와 두 명의 협객이 하나의 팀을 이뤄 전투를 펼치는 무협 RPG로, 각 문파들이 징기스칸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나선다는 설정을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 외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협객을 자신의 팀에 소환할 수 있으며, 이들과 함께 실시간 전투를 치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 육성 및 다양한 전략 요소까지 갖추고 있다.

삼검호에서는 보통 PC나 콘솔게임에 존재하는 랜더링 기법을 도입해, 실제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하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화려한 특수효과와 부드러운 모션으로 플레이어는 훌륭한 타격감 느낄 수 있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자유로운 방향전환 등 세밀한 플레이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 랜더링 기법을 도입해 우수한 그래픽을 구현


Q. 무협은 나이나 성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다. 주요 타겟층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딱히 주요 타겟층을 생각하고 있진 않다. 무협이 취향을 많이 타는 소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삼검호는 기본 RPG 요소도 튼튼히 잡혀있기 때문에 RPG 유저층과 무협 매니아층을 함께 아우를 자신이 있다.

한국에서는 무협보단 판타지 장르가 강세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무협의 진정한 매력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절박한 스토리다. 정통 무협을 내세운 만큼 스토리에 남다른 신경을 썼을 것 같다.

명칭이나 용어같은 게임의 기본적인 배경은 김용을 비롯한 중국의 유명 소설가들의 작품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핵심인 메인 스토리는 삼검호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다. 강함을 추구하고 협(俠)을 행하는 무협의 정신은 그대로 이어받되, 독창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뻔해보일 수 있는 전개방식을 피했다. 실제로 중국 버전에서는 스토리가 굉장히 몰입감이 있다는 유저들의 평을 받고 있다.

▲ 독창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액션!


Q. 협객 시스템이 상당히 독특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협객은 최대 8명까지 보유가 가능하며, 팀 편성 시 2인 1조로 최대 6명까지 배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전투에서는 주인공 캐릭터와 함께 2인씩 교대로 함께 행동하게 된다. 협객은 반드시 자동으로 행동하며 조종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는 수동과 자동 중 선택할 수 있다.

협객은 각 던전을 탐방하면서 만날 수 있는데, 탐방을 완료한 협객은 소환메뉴를 통해 혼백이라는 포인트를 소모해서 획득이 가능하다. 협객은 등급에 따라 1성에서 4성으로 나뉘는데, 높은 등급의 협객일 수록 많은 혼백 포인트를 요구한다.

또한, 협객들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수련 시스템을 통해 능력치 성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특정 비급 아이템을 사용하면 다른 협객의 스킬을 훔쳐서 배울 수도 있다.

▲ 주인공과 두 명의 협객. 이름하여 삼검호!


Q. PVE 모드 던전은 일반 던전과 스페셜 던전으로 나뉜다고 들었다.

일반 던전은 메인 스토리를 따라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며 드나드는 곳이다. 이 곳을 공략하면 각종 장비나 정령석 등의 강화 재료들을 얻을 수 있다.

스페셜던전은 특정한 조건에 맞춰 등장하는 던전으로 보통 일일 입장 횟수가 정해진 한정 던전이다. 정해진 시간동안 적의 침입을 막는 디펜스 모드,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고 강한 적들을 상대하는 협력 모드 등이 있다. 특히 협력 모드는 중국판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콘텐츠로 실시간으로 동료들과 함께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강퇴 기능도 존재하는데 입장하려는 던전에 비해 장비가 다소 부족하다 싶은 구성원은 강퇴조치를 할 수도 있다(웃음).


Q. 처음 주인공을 설정할 때 곤륜, 소림, 개방, 명교 중 하나의 문파를 강제적으로 선택해야 하는데, 선택의 폭이 좁은 것 같다. 다른 문파나 독고구검과 같이 문파에 속하지 않는 경우도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아직까진 주인공의 문파를 따로 추가할 게획은 없다. 단지 협객의 문파 정도만 추가될 예정이다. 하지만 유저들의 요구가 있다면 고려해 보겠다.


Q. 무협과 액션이 만난 게임에서 PVP 이야기를 또 빠트릴 수 없다.

삼검호에서 PVP 모드는 일종의 미니 공성전으로, 따로 대기할 필요 없이 비동기화로 진행되며,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골라 즉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수비측에서는 미리 협객과 몬스터를 배치한 방어진을 설치해두고 상대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데, 공격측이 방어진 돌파에 성공하면 공격측의 승리. 돌파를 저지하면 방어측의 승리가 된다.

공격측이 패배할 경우에는 일정량의 수수료만 잃게 되지만, 승리할 경우 상대방의 몬스터 카드나 재화 포인트를 일정 확률로 빼앗아 올 수 있다. 수비측은 한번 공격 받았을 경우 3시간 동안 피해를 받지 않는 보호 모드 상태가 되는데, 이 시간동안 재정비가 가능하다. 수비측이 방어에 실패하면 리벤지 버튼이 활성화 되어 만회할 기회도 주어진다.

PVP 전투에서는 협객 간의 궁합이나 공격 전략 등이 중요한 승패의 요소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를 잘 활용하면 자신의 팀보다 좀 더 강력한 상대와 싸워 승리를 거둘 수 있으며, 더욱 많은 보상도 얻을 수 있다.

▲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몬스터와 협객을 배치하자.


Q. 중국 개발사가 제작한 무협 게임이다보니 중국의 색채가 다소 강한 것 같다. 현지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따로 한국만의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는가?

아무래도 정통 무협을 내세우다보니 중국 색채가 강하게 들어가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처음 한국 출시를 결정했을 때 현지화를 어느 수준까지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삼검호는 현재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게임성 역시 검증을 마친 상태다. 그래서 게임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현지화를 최소화 하기로 결정했다. 대사 번역과 일부 UX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수정 작업만 거친 상태며, 가능한 작품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사실 워낙 잘 짜여진 게임이라 어디 딱히 손 볼 곳이 없었고, 불필요한 현지화 작업을 줄여 좀 더 빨리 한국에 선보이고 싶단 욕심도 있었다.

한국형 콘텐츠에 관해서는 현재 여러모로 준비중에 있다. 업데이트 뿐만 아니라, 각종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한국형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한국형 캐릭터 협객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며, 국경일에 맞춰 태극기 같은 아이템도 추가될 예정이다.


Q. 한자를 그대로 번역해서 UI에 사용된 용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한자를 번역하는데 있어 어떻게 번역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았던 부분이다. 무협 용어는 물론이거니와 고유명사 같은 것도 그대로 번역하게 되면, 자칫 무협에 대해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는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한자나 용어를 풀어서 번역하게 되면 반대로 무협의 색채를 지워버릴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가능한 그대로 번역을 하되, 무협을 잘 모르는 유저라도 게임에 금방 적응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최적화에 힘썼다.


Q. 실제 플레이 화면을 보니 그래픽이 상당히 뛰어나다. 사양이 꽤 높을 것 같은데 게임의 최적화는 잘 되었는가?

삼검호는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이고, 이미 최적화 문제는 검증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한국은 중국에 비해 기기나 네트워크 환경이 우수한 만큼, 한국 버전은 그래픽 등이 약간 상향될 예정이다. 그래서 권장사양도 약간 높아졌다.

테스트 결과 '아이폰 4S', '갤럭시 4.0' 이상이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요 근래 2~3년 내에 출시한 기기라면 충분한 권장사양이다.

▲ 뛰어난 그래픽! 하지만 사양은 낮다.


Q. 한국에서는 인기 연예인이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삼검호에서도 연예인 특징을 딴 협객이 등장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중국 버전에는 이미 인기 연예인이 협객으로 구현되어 있다. 음... 한국 버전에서도 고려해보겠다. 요즘 중국에서는 한국 연예인 붐이 일고 있는데, 반대로 전지현 같은 인기스타를 협객으로 만들어 중국 버전에 적용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웃음).


Q. 출시 때 제공되는 콘텐츠의 규모는 어느 정도며 향후 업데이트는 어떻게 진행할 생각인가?

삼검호는 중국에서 지난 3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미 여러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버전의 콘텐츠로 오픈할 예정이다. 출시 버전에서는 1차로 60레벨, 그리고 2차로 한계돌파라는 다른 개념의 레벨 시스템이 100까지 존재한다.

또, 삼검호에는 '동맹'이라는 일종의 길드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출시 버전에서는 동맹을 창설하고 여기에 가입하면, 이벤트 참여 활동을 통해 동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현된다. 그리고 이후 업데이트에서는 동맹 간의 전투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가 하나씩 열릴 예정이다.

▲ 이후 동맹전을 비롯한 다양한 업데이트가 공개될 예정


Q. 마지막으로 삼검호는 어떤 게임이 되고 싶은지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중국의 문화와 무협의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정통 무협 RPG라는 평가를 유저들에게 받고 싶다. 플레이어는 일상의 공간을 뛰어넘어 중국의 광활함이 묻어나는 무협 세계를 누비고 유쾌한 쾌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윈드플레이 개발팀은 워낙 RPG만 전문적으로 개발해 온 전문가들인 만큼, 뛰어난 개발 능력을 갖췄으며,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양질의 신속한 업데이트와 지속적인 피드백을 약속한다. 충분히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낼 자신이 있고. 반드시 롱런하는 게임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