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우 대 어윤수 팀킬 결승을 앞두고 있는 시점, 지도자 최연성의 생각은 어떨까?

인벤과의 인터뷰에 임한 최연성 감독은 김도우 대 어윤수의 결승전 대결은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동시에 패배한 선수가 지나친 감정 소모로 트라우마를 겪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더구나 곧 다가올 프로리그 4라운드 5주차 CJ 엔투스와의 일전도 임박해 최 감독의 생각은 복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팀킬 결승을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던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노련하게 조언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힘쓰고 있었다. 다음은 SK텔레콤 T1 최연성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16강에서 T1 선수가 7명이 올라가더니 결승에서 만났다. 이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결승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마치 없는 스케쥴 같다. 스케쥴로 인식이 잘 안된다. 누가 우승해도 훌륭한 선수들이라 걱정이 안 된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GSL 결승에는 신경을 거의 쓰고 있지 않고, 곧 1년의 결실을 맺을 프로리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어윤수와 김도우를 지도자의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솔직히 말해서 결승전에 올라가는 수준의 선수면 에이스결정전에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어)윤수와 (김)도우는 아직 에이스결정전에는 끼지 못한다. 결승에 가는 선수들은 프로리그에서 확실한 1승 카드 이상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1승 카드는 16강에서 8강만 가는 선수도 충분히 1승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리그 결승급 카드들은 에이스결정전까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두 선수들에게는 아직까지 그런 폼이 느껴지지 않는다. 더 성장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본인들이 보다 확실한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Q. 어윤수나 김도우가 아직 부족하다고 보는 것인가?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할 수 있는 선수, 즉 에이스결정전에도 믿고 내보낼 수 있는 믿음직한 선수가 되길 바라지만 그런 경우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 우승을 찍고 난 후 커리어를 확보 해놓은 상태에서 시작해야 될 것 같긴 하다. 본인들도 그런 욕심이 있을 것이다. 에이스 대우 받고 싶을 것이고, 아직은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니까 속상하기도 할 것이다.

일례를 보면 (정)경두가 8강을 갔어도 프로리그에서는 출전기회가 거의 없다. 연습 파트너 수준이다. 경두도 굉장히 아쉬울텐데 주전 경쟁이 치열하니 어쩔 수가 없다. 어윤수와 김도우가 주전 경쟁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아직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번 기회에 우승을 해서 본인들이 자신들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Q. 김도우와 어윤수의 결승전 결과를 예상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도우가 이길 것 같다. 결승전에는 무대 환경, 대회 방식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는데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어윤수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어윤수는 아직 우승을 못 해봤다. 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판단 실수를 하고 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입장이 똑같은 홍진호 선배 이야기를 해야 할텐데 그 선배가 준우승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트라우마가 있다. 순간적으로 냉정한 판단을 못하고 '또 지나?'란 생각에 그르친 판단을 한다. 그런 점 때문에 어윤수가 만약 이번에도 준우승을 하면 당분간은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나도 어윤수에게 "이번에도 준우승 하면 너는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도우한테는 "처음에 치고 올라갈 때 찍을 수 있는 곳까지 최고로 찍어놔야 한계가 뚫린다"고 말했다. 정점을 한 번 찍기가 어렵지 일단 한 번 찍으면 다음 우승도 쉽다. 처음이 기세가 가장 좋다. 경험은 부족하다 하더라도 처음 올라간 친구는 굉장히 무서운 법이다. 그래서 도우가 더 임팩트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

전략적인 측면을 보면 도우도 전략적인 선수고 윤수도 머리를 잘 쓰는 편이다.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게임이 나올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숨기고 있다. 전략적으로 연습시간을 많이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본인들은 좀 힘들 것이다. 어제도 프로리그 연습을 했고, 오늘도 프로리그 연습을 할 것이다. 하루에 세 시간씩은 개인리그 시간을 배려하고 있지만 선수들 욕심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도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할 선수들이기에 결승에서 사용할 빌드는 미리 준비했을 것이다. 지금은 빌드를 숙련하는 시간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Q. 결승전 연습 시간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이유가 있나?

프로리그가 마지막 두 게임 남았는데 CJ 엔투스에게 지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이기면 1등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연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같은 팀 결승이 아니었으면 연습을 더 많이 시켰을 것이다. 만약 이번에 주성욱과 했다면 더 많은 시간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팀의 결승이기 때문에 서로 시간을 주게 되면 지나치게 치열하게 연습을 하게 될 것이고, 지는 쪽은 심각한 감정소모가 있을 것이다. 굳이 내상을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4강에서도 약속했다. 만약 둘 다 올라가면 연습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공지했다. 두 선수 모두 불만은 없다.


Q. 최연성 감독도 팀킬 경험이 있지 않나. 두 선수에게 조언을 한 것이 있나?

조언을 했는데 듣지 않더라. (임)요환 형하고 결승 했을때는 정말 치열하게 연습을 했고, (박)용욱이와의 결승은 연습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팀킬 결승에서 승패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도우, 윤수에게 특별히 조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그 동안 우리 선수들에게 팀킬들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왔다. 숙소에서 서로 칸막이를 쳐놓고 치열하게 연습도 해봤고, 팀에서 연습을 한판도 하지 말라고 해서 아예 연습을 안해본 적도 있었고, 팀킬 당사자들 둘이서만 연습한 적도 있었다. 팀킬로 나올 수 있는 여러 연습 방법은 다 해봤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개인적 경험으로는 둘이서 연습할 때가 제일 결과가 좋았다. 아예 연습을 안하거나 칸막이까지 치고 연습하면 결국 우리 팀 선수가 우승을 못하더라. 하지만 둘이서만 같이 연습 하면 두 선수 중에 하나가 우승한다. 기본기가 훌륭한 상태에서 심리전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이번 결승도 "그렇게 하자, 그게 제일 좋았던 것 같다"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말을 안 듣더라(웃음). 서로 자기가 잘 한다면서 '아깝다'고 했다.

둘이 치열하게 싸우지 말라는 뜻으로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안 통했다. 양 선수 모두 자신이 분명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감독 입장에서의 욕심도 있었다. 그렇게 하면 프로리그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었다(웃음).

선수로 활동하다가 코치를 거쳐 감독이 되니까 선수들의 생각이 다 보인다. 선수들의 면담도 많이 해보면 심리상태나 이런 점이 느껴지더라. 선수들의 지금 감정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Q. 결승전이 끝나고 곧바로 CJ 엔투스와의 일전이 있다. 지는 선수는 타격이 있을 것 같은데 고심이 깊지 않나?

그렇다. 지는 선수는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승 다음날이 CJ 엔투스전인데 엔트리를 어떻게 낼 것인지 고심이 깊다. 토요일까진 양쪽 모두 괜찮겠지만 결승이 끝나면 분명히 상황은 변한다. 그래서 누구를 쓸지 고민이다. 분명히 타격이 있을 것이라 고민이 있긴 한데 선수가 흔들리지 않게 다듬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 같다.

그래도 윤수가 준우승을 한다면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장점이고, 도우가 준우승을 하면 첫 결승이었던 데다가 마음도 여린 선수라 한번 흔들리면 너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 결과적으로 최연성 감독은 29일 CJ 엔투스전 3세트에 어윤수를 기용했다. 김도우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Q. 결승을 앞두고 있는 두 선수에게 조언을 하자면?

판짜기나 다전제는 심리전이고, 컨셉을 잘 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 결승전은 두 선수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다전제 싸움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연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결승에서 판짜기를 하는 것은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몇 번 안되는 기회다. 이를 좋은 경험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부담없이 연습한다 생각하면 좋겠다. 실전 결승을 타팀하고 했다면 더 힘들고 떨렸을 것이다. 우리는 연습에서 서로 풀리그를 한다. 기본기는 전부 동등하게 갖춰진 만큼, 판짜기가 더욱 중요한데 개인리그 우승권 선수들은 다전제를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클래스가 갈린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클래스를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잘 횔용하기 바란다.


Q. 마지막으로 감독으로써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예전에 팀원끼리 결승을 해봤는데, 확실히 용욱이와 할 때와 요환이 형과 할때가 달랐다. 요환이 형과 할 때는 1:100으로 싸우는 기분이었다. 국회의원까지 와서 요환 형을 응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돌아보면 그것이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됐다. 김도우와 어윤수의 결승전이 그런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선수가 서로 다른 팀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팬들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결승만큼은 서로 다른팀이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겠다. (김)도우는 소울에서 이적해 오기도 하지 않았나? 지금까지 팀킬 결승은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이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결승 만큼은 소속을 떠나 선수에 주목하시면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전략적인 선수라 경기 내용은 훌륭할 것이다. 부디 많은 팬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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