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라는 미국 레슬링 프로그램에서 '언더테이커'라는 레슬링 역사상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가 있다. 주로 장의사 역할로 등장하는데, 음산한 음악과 관까지 동원하는 연출이 특징이다.

언더테이커는 상대방의 피니셔를 맞고도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괴물 같은 모습으로 상대방을 압도한다. 장의사 역할답게 소품인 관을 이용, 상대방을 처박아 버리거나 자신이 관에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역공을 펼치는 경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챔피언 중에서도 이런 언더테이커와 비슷한 챔피언이 있다. LoL에 등장한 여러 챔피언 중, 103번째 챔피언인 '렝가'다. 그렇다고 해서 카사딘처럼 태생적 OP 스킬 구성으로 항상 필밴 대열에 한 다리를 걸치고 있는 챔피언도 아니었다.

그러나 렝가만큼 많은 하향을 겪으면서도 부활, 다시 주류 챔피언 대열에 합류한 챔피언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 렝가의 특기는 부활이다. 언더테이커만큼이나 많은 관 속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챔피언은 지금까지 없었다.



▲ 오늘도 관짝을 박차고 어흥어흥!(원본 사진 출처: WWE.com)


이런 렝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많이 발견된다. 오죽하면 유저들 사이에서 렝가의 존재감은 '버그' 또는 '관짝파괴자'다. 인벤팀에서는 렝가가 출시된 2012년 8월 22일부터 지금까지 렝가의 정보와 변천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렝가만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선 챔피언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 렝가의 프로필을 알아보자!

렝가는 암살자, 전사 속성의 근접 공격수이며 주로 탑솔러나 정글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본 스테이터스 정보는 다음과 같다.




특이한 점은 체력 재생 능력인데, 과거 탱커 랭가의 유행으로 엄청난 회복력이 주목받게 되자 라이엇에서 체력 회복 부분은 하향한 과거가 있다. 현재 5초당 체력 재생은 10.8로 공동 118위, 하이머 딩거와 동일한 체력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암살자 챔피언이라고 하지만 흔히 말하는 '물몸' 마법사 유형의 챔피언보다도 낮은 체력 재생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 능력치는 특별히 뛰어난 것도 쳐지는 것도 없다.




렝가는 공격 자원으로 마나나 기력이 아닌 특유의 야성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적에게 스킬 공격을 가할 때마다 야성이 중첩되며 5회가 되면 렝가의 다음 스킬이 강화되어 추가 효과를 부여한다. 보통 챔피언들이 스킬을 사용하는 대가로 마나나 기력, 체력을 소모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장점이다.

야성 5 스택 상태에서는 궁극기를 제외한 스킬 아이콘의 색이 노란색으로 변하며 강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강화된 스킬은 기존 스킬과 쿨타임을 공유하지 않아 4~5 스택일 때 기존 스킬과 강화된 스킬을 연달아 사용하는 연계 콤보도 가능하다. 덕분에 스킬-강화 스킬-평타 공격이나 궁극기를 연계한 스킬 콤보가 손맛을 더한다.

장신구 슬롯에는 전용 아이템인 '뼈 이빨 목걸이'를 사용하는데, 킬이나 어시스트를 할 때마다 1 스택씩 누적, 일정 스택 이상부터는 특별한 능력이 추가된다. 대표적으로 6 스텍 이상 시 패시브 스킬인 '도약'의 사정거리가 125 증가하며, 12 스택 이상에서는 궁극기 '사냥의 전율' 은신 시간이 5초 증가하여 효율이 상승한다.



▣ 스킬로 알아보는 렝가

렝가의 스킬은 한 차례 리메이크를 거쳤지만, 그 기본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포식자 (패시브스킬)

렝가의 특징인 야성에 대한 설명과 특수 효과 '도약'이 포함된 스킬이다. 이 스킬로 렝가는 부시나 궁극기 사용 시 평범한 뚜벅이 챔피언이 아닌 돌진기를 지닌 챔피언으로 분류된다. 특히, 공격로가 아닌 정글 같은 부시가 많은 지형에서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도약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 후반부 평지에서 치르는 한타 교전에서는 궁극기를 제외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게 흠이다. 물론, 적에게 노출된 채로 한타 교전을 시작하는 렝가도 거의 없다.

출시부터 지금까지 도약 판정이 하향되고 있다. 과거 대미지가 도약을 시도할 때 들어간다는 점을 이용, 2단 점프나 3단 점프까지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이후, 대상에게 가까워지면 대미지가 들어간다거나, 근접 공격 모션이 들어가야 대미지가 들어가게 지속해서 하향되고 있다. 심지어 평타, Q, 평타라는 평타 캔슬을 기대할 경우 적에게 접근하여 몇 초간 가만히 부비부비 댄스를 추는 렝가를 볼 수도 있다.


■포악함 (Q스킬)

평범한 온히트 기술로 적당한 추가 대미지와 AD 계수를 지닌 스킬이다. 하지만 평타 캔슬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 그렇다고 해서 레넥톤의 스턴이나 탈론의 출혈 대미지, 가렌의 이동속도 증가나 침묵 같은 부가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부가 효과가 없는 평타 강화 스킬에서 최악으로 불러도 될 만큼 오히려 단점이 많은 기술이다.

단일 기술로 떼어놓으면 최악의 기술이지만 포악함의 진면목은 패시브와 조화에 있다. 마스터 시 재사용 대기시간(이하 쿨다운) 4초라는 짧은 재사용 대기시간도 장점이다. 패시브와 합쳐질 경우, 돌진기로 돌변하며 일반공격, Q, 강화Q의 총 누적 계수는 3.7 AD +스킬 대미지로 폭발적인 순간 딜링 기술로 변화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하향으로 현재 건물에 사용불가, 평타 캔슬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발동 모션이 상향되며 포악함을 사용 시 일시적으로 공격 속도가 증가한다. 이 공격 속도 증가는 강화된 포악함의 공격 속도 증가 효과가 아닌 발동되기 전 모션 속도를 위한 공격 속도 상승이다.


■전투의 포효 (W스킬)

렝가의 광역 기술로 범위 내의 적들에게 마법 대미지를 입히며 추가로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을 4초간 증가시켜준다. 강화된 전투의 포효는 체력 회복 효과가 있다. 주로 파밍과 견제 기술로 쓰인다. 암살자인 렝가에게 유일한 AP 계수 스킬이다.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 증가는 평범한 편이나 한타 교전에서 대미지를 받은 적 챔피언이나 대형 몬스터당 추가로 +50%씩 효과가 더해진다.

한때 AP 렝가가 등장할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킬이다. 현재 계수는 0.8 AP이지만 전성기 시절, 1 AP라는 계수와 강화 W의 체력 수급, 궁극기 은신 혹은 부시 점프와 조합되어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 타이밍에 불쑥 나타나 중요 챔피언을 자르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그러나 연이은 패치로 계수는 물론이고 기본 대미지 자체가 낮아졌다. 이후, AP 렝가가 만족할만한 딜은 나오지 않으며 사장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리메이크된 렝가의 야성 시스템을 활용하면 궁극기, 강화W, W, 강화W 라는 3중 포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성기 AP 렝가의 AP 계수가 2라면 현재 가능한 AP 렝가의 포효 계수는 2.4이다.


■올가미 투척 (E스킬)

리메이크 후 타겟팅 스킬에서 논 타겟팅 스킬로 변화한 기술이며 렝가의 유일한 CC기이다. 둔화 효과를 부여하며 강화 시 상대방을 1.75초간 속박한다. 노 코스트 챔피언인 렝가의 특성상 쿨타임마다 던질 수 있기에 안전하게 야성을 쌓을 수 있는 기술이다. 1레벨부터 둔화율이 상당한 편이다. 스킬의 사정거리는 1000으로 타겟팅 시절보다 약 2배가량 늘어났다.

올가미 투척은 렝가의 견제 스킬 중 하나로 타겟팅 시절 미니언 사이에 숨어 상대 챔피언을 견제하거나 부시에서 튀어나와 W, E로 일방적인 딜교환 후 후퇴하는 전술로 이용되던 스킬이다. 하지만 논 타겟 스킬로 변화하면서 사정거리 증가와 기본 공격력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유저가 많다.

논타겟으로 방식이 바뀌며 소폭 상승한 줄만 알았던 스킬이다. 타겟팅과 논 타겟팅의 편의성을 둘째로 치더라도 어중간한 투사체 속도와 판정이 단점이다. 게다가 렝가는 도약과 궁극기 은신을 활용하면 575에서도 충분히 적 챔피언에게 기술을 시전할 수 있었다는 점. 궁극기로 도약하며 강화 E를 던지는 것으로 명중률 향상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사냥의 전율(R스킬)

렝가의 궁극기이며 LoL에서 궁극기 중에서 몇 없는 은신기술이다. 궁을 쓰면 은신 상태에 돌입하고 열 감지 센서처럼 시야가 붉게 물들며 주변에 챔피언들을 감지할 수 있다. 은신이 지속하는 동안 렝가의 첫 공격은 도약으로 시작된다. 은신이 풀리면 렝가의 이동속도가 상승하며 야성이 서서히 5까지 차오른다.

은신기 자체의 성능은 논외로 치더라도 공격용 스킬로는 최상급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은신과 돌진을 한 번에 할 수 있으며 적 챔피언들의 합류나 역갱킹 여부까지 한 번에 파악이 가능한 만능형 은신 기술이다. 리메이크 이후에도 은신이 풀리며 차오르는 야성과 이동속도 증가로 목표 대상을 물고 늘어지는 능력은 상당한 편이다.

다만 방어나 생존을 위해서 사용할 때에는 은신 지연시간이 최대 3초로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4.5 패치 이후 사거리 1000의 대상에게 붉은 느낌표로 경고 표시를 하는 것도 상당히 황당한 측면이 있다. 이후, 패치로 적에게 보이는 위치에 있을 때만 표시되게 바뀌긴 했어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 찜찜한 부분이 더러 있다.



▣ 본격적으로 렝가의 역사를 알아보자

이제 본격적으로 렝가의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자. 렝가는 LoL의 103번째 챔피언으로 2012년 8월 22일, 첫 등장부터 OP나 필밴 챔피언은 아니었다. 새로운 개념의 챔피언이 등장하면 흔히 겪는 평가절하나 어느 챔프의 호환이라는 평가가 오갔다. 첫 출시 직후, 렝가의 평가는 쓰렝가(쓰레기+렝가), 서렌가(서렌더+렝가) 등으로 불렸다.


- AP 렝가의 시대

렝가의 첫 유행은 AP 렝가였다. 당시 광역기로 적으로 녹여버리는 렝가의 독특한 운영법은 여러 유저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AD 암살자로 생각했던 렝가의 이미지와 달리 은신과 점프를 활용한 암살은 한동안 LoL 탑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 이제는 전설로 남은 Siv HD의 AP 렝가 가이드(영상 출처: Siv HD)


물론, AD 챔피언으로 기획된 렝가가 황당하게도 AP 챔피언으로 굳어가는 것을 라이엇 입장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었다. 렝가 출시 후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W에 대한 철퇴가 가해진다. AP 계수의 하향은 물론이고 기본 대미지를 2차에 걸쳐 낮췄다. W스킬로 상승하는 방어력, 마법 방어력까지 하향 당했다.


- AD 렝가의 시대

AP 렝가가 사라진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AD 극딜 렝가였다. 어차피 렝가의 주력 컨텐츠(?)는 AD였던 만큼 기존 AP 렝가와 무관하게 AD 렝가는 너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오히려 AP 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일정 부분 상향을 받은 측면도 있었다.


▲ AD 암살 렝가의 극한! 신성의 검 렝가의 위엄(영상 출처: Nathaniel B)


AD 렝가는 QQ연계기로 시작하는 압도적인 폭딜과 궁극기의 은신, 감지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혼자 동떨어진 원딜러나 AP 누커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라이엇은 궁극기의 은신 돌입 시간 및 Q스킬의 계수 감소로 일정 부분 렝가의 공격력을 감소시켰다.


- 탱커 렝가의 시대

극강의 공격력으로 암살에 특화된 렝가가 너프 되자 이번에는 탱커 렝가의 시대가 도래한다. 대미지는 너프의 영향으로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강화 W 특유의 회복력, 15% 체력 회복은 적들의 누킹을 두드려 맞으면서도 악착같이 버티는 탱킹력이 특징이었다. 또한, 궁극기를 활용하여 탱킹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은신으로 도주하는 끈질긴 생존력을 자랑했다.

탱커 렝가는 시즌 2말기부터 시즌 2 프리 시즌까지 대회는 물론이고 랭크 전반에 걸쳐 렝가를 필밴 챔피언으로 자리 잡게 했다. 탱킹 능력은 기본, 강력한 로밍력과 라인 유지력까지 지닌 OP 챔피언으로 탈바꿈한 렝가는 시즌2 종료를 앞둔 프리 시즌에서 라이엇의 패치를 또다시 경험한다. 미니언 정리와 회복을 담당하는 W와 궁극기 R을 하향한 것이다.

특히 W의 회복률을 %에서 일정 수치로 변경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후 렝가는 새롭게 등장한 시즌 3, 워모그 메타로 불리는 체력 메타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주류 챔피언 대열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였다.


- 시즌 3, 버그 렝가의 시대

시즌 3에 들어 탑 라인은 워모그로 대표되는 체력 메타로 W 회복이 퍼센트 회복에서 일정 수치로 조정된 렝가가 활약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한, LoL 유저들의 실력향상(?)으로 투명 감지 와드나 예언자의 영약이 널리 활용되며 궁극기 은신의 효율도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렝가는 암흑기에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관짝파괴자 렝가가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는 법. 그동안 여러 유저의 연구와 스킬 활용으로 잠자고 있었던 버그가 렝가를 부활시켰다. 예전부터 렝가는 부시 도약과 야성 스택시스템으로 2단 점프나 강화 스킬 버그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2013년 8월 한 프로게이머에 의해 렝가가 강화 QW가 동시에 발동되는 버그가 발견된 것.


▲ 렝가의 버그 콤보 영상(영상 출처: Ynouk LoL)


게다가 이 버그는 8월이 아닌 2013년 2월부터 존재했던 버그라는 것이다. 많은 유저가 렝가에 대한 관심을 놓고 있었을 때, 소수의 장인이 알고 있었던 버그는 순식간에 렝가를 필수 밴 리스트로 등극시켰다. 심지어 2013년 패치 노트에서 1월부터 10월까지 렝가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9월, 3.11 패치로 버그 콤보는 사라지는 듯했으나 다시 연속 Q 버그가 간헐적으로 발견되며 렝가=버그라는 공식을 확정 짓기에 이른다.


- 부활한 탱커 렝가, 은신 챔피언의 귀환

버그로 악명을 날리던 렝가는 시즌 3 후반기 다시 탑 라인에 기용되기 시작한다. 흔히 탑솔 5대장이라고 불리는 레넥톤, 리븐, 쉬바나, 문도, 렝가 라인이 구축된다. 기존 주류 탑솔러들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되고 로밍과 스플릿 푸쉬같은 운영이 강조되며 자연스럽게 은신과 기동성, 부시 전투에서 강력한 면모를 가진 렝가가 떠오른 것이다.

이전 같은 압도적인 라인 전투력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끈질긴 유지력과 6레벨 이후, 다른 탑솔러보다 한 박자 빠른 로밍과 은신이라는 매리트가 렝가를 다시 정상급 탑솔러의 자리로 끌어올렸다. 특히, 한타에서 궁극기를 활용한 진입과 이니시에이팅, 탱킹능력과 단일 대상 암살은 탱킹 렝가의 부활을 알렸다.


▲ 탱커 렝가의 유행은 시즌 2을 거쳐 시즌 3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영상 출처: 온게임넷)


더욱이 시즌 4로 진입하는 3.14 패치에서 예언자의 물약과 와드 개수 제한으로 은신 챔피언이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이 렝가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렝가의 활약은 4.x 패치가 다가올 2014년까지 이어졌다. 시즌 4로 시즌이 바뀌며 렝가는 또다시 하향 패치를 당한다. W 회복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이 패치로 렝가의 밴픽률은 대폭 하락한다.

이 시기에도 버그는 존재했다. 대표적인 버그로는 W 회복량이 두 배가량 상승하는 회복량 버그, 굶주린 히드라를 Q와 동시에 사용할 경우 Q가 두 번 들어가는 극딜 버그, 부시에서 사거리 끝으로 도약하면 도약 없이 대미지만 들어가는 원딜 렝가 버그, 일반 스킬과 강화 스킬의 쿨타임이 꼬이는 버그, 포탑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은신술을 사용하는 궁극의 은신 버그 등이 패치를 통해 생성되고 해결됐다.


- 이제는 정글러다! 섬광 렝가로 귀환

이후 렝가는 4.5 패치로 리메이크될 때까지 암흑기를 겪는다. 리메이크 이후 렝가의 평가는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 큰 상향도 하향도 아니었다. 하지만 4.5 패치와 함께 등장한 아이템, '야생의 섬광'의 존재가 렝가를 다시 부활시켰다. 이전까지 비주류 트리로 쓰였던 AD 암살 렝가와 정글러의 면모가 재평가의 주된 이유였다.

리메이크된 렝가는 기존 전용 장신구가 시즌 4에 등장한 장신구 아이템으로 이동하며 시작부터 스택을 쌓을 수 있게 변경되었으며, 기존 다양한 부가효과들도 옮겨갔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장신구를 사용하려면 20 스택, 풀 스택을 쌓아야 하는 만만치 않은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사망 시 스택-1 효과가 없어진 장점도 있었다. 또한, 탑솔러보다 정글러로 사용되며 갱킹을 통해 킬이나 어시스트로 스택을 올릴 확률도 증가했다.

'야생의 섬광'의 등장은 렝가가 다시 활약할 계기가 되었다. 예전부터 정글러로 큰 활약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육식형 정글러라는 점과 W 스킬로 인해 안정성이 보장되고 노코스트 챔피언임으로 스킬 난사가 용의하다는 것. 특히, 궁극기를 활용한 갱킹은 시즌 4들어 은신감지가 힘들어진 LoL에서 매력적인 요소였다.


▲ inSec 선수의 정글 렝가 하이라이트 (영상 출처: 랑말TV)


물론, 4.5 당시에는 렝가가 궁극기로 접근하면 붉은 느낌표로 렝가의 존재를 알려주는 웃지 못할 패치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섬광 렝가의 등장은 다시금 렝가를 1티어 정글러로 급부상시켰다. 다른 1티어 정글러의 하향이 이뤄지면서 리메이크된 렝가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스프링 시즌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 렝가는 섬머 시즌에는 밴 리스트에도 종종 등장하게 될 만큼 존재감이 커졌다. 이번에도 다시 부활에 성공한 분위기이다. 현재 렝가의 위치는 1 티어급 정글러이자 유동적으로 밴리스트에 등장하는 챔피언이다.

특히, 지금까지 진행된 롤 챔피언스 섬머 8강의 전적으로 살펴보자면 A, B조 경기에서 블라인드 픽으로 진행된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렝가는 밴 또는 픽됐다. 현재까지 치러진 8강이 모두 풀세트 접전으로 총 10경기가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렝가의 밴픽률은 무려 90%로 주가 상승 중이다.

리메이크된 렝가에서는 버그가 없었을까? 이제는 버그가 없다면 렝가를 렝가로 여기는 것이 의문이 들 정도이다. 최근 발견된 버그로는 장신구 스택이 제대로 옮겨가지 못하는 버그, 부시에서 강화 Q를 사용하고 도약한 뒤, 일정 시간 동안 다시 도약할 경우 지속해서 강화 Q의 대미지가 들어가는 도약 버그, E 스킬 모션으로 나미의 파도를 무시하는 버그가 있었다.

최근 LCS에서 Q로 와드를 타격시 2회 타격이 들어가는 버그로 글로벌 밴을 당하기도 했지만 4.11 패치로 수정되어 다시 글로벌 밴 리스트에서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버그는 없을까…?



▣ 렝가, 'THE 관짝브레이커'

과연 LoL에서 렝가만큼 많은 너프와 부활을 반복한 챔피언이 있었을까? 본 기자의 생각에는 이보다 더 버라이어티한 챔피언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많은 유저들은 말한다. 렝가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관짝이라고 불리는 너프를 딛고 부활한 것이냐고.

렝가는 언제나 자신이 고양이가 아닌 사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많은 유저들은 지금도 새로운 모습의 렝가를 만들어 내고 있다. AP 렝가, AD 렝가, 탱커 렝가, 정글러 렝가로 챔피언의 조금이나마 남은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렝가는 부활했다.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새로운 렝가가 또다시 주류 챔피언 대열에 합류한다.




이것이 꼭 '버그=렝가'라는 공식의 탓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성을 빠르게 쌓아나가며 적절한 강화 기술에 사용하고 부시 사이를 오가는 기동성, 궁극기 은신이 렝가의 매력이다. 흔히 말하는 손맛, 노 코스트 챔피언이라는 장점과 기동성, 특히 난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렝가의 궁극적인 매력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