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서버 엔지니어… 아니, 국내 최초로 서버 엔진을 개발하고 상용화한 '넷텐션'의 배현직 대표를 차이나조이 2014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중국의 서버 기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였지만, 그의 첫 마디엔 걱정이 가득 서려 있었습니다.

중국 게임의 수준에 놀랐고, 그들의 서버 기술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합니다. 중국 게임시장의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패배'가 멀지 않았다고 우려한 배현직 대표 인터뷰 전문을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 넷텐션 배현직 대표


- 그간 여러 차례 차이나조이에 방문했다고 들었다. 올해 차이나조이를 둘러보고 느낀 점부터 들어보고 싶다.


작년까지는 PC 게임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약 30% 정도로 비중이 줄었다. 불과 1년 사이에. 특히,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완전히 모바일로 가버렸다. 한국도 모바일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는데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또, 중국의 신작 게임 수준이 한국 타이틀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데서 충격을 받았다. 이대로 간다면 정말 위기라고 부를 만 하다.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과 스타일 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런 부분만 제외하고 순수히 질만 놓고 보았을 때는 오히려 더 뛰어난 점도 많았다. 몇 년 지속된다면 정말 중국에 질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 중 RPG의 비중이 높은 것도 인상 깊었다. 또, 한국은 모바일 게임사라는 말이 주로 개발사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조금 더 포괄적으로 사용되더라. 게임을 잘 팔리게 해주는 서포트 업체라든지, 리워드 앱이라든지 하는 것 말이다.

그리고 나는 현장에서 프로그래머 위주로 만났는데, 중국 프로그래머 실력이 한국 프로그래머와 비교했을때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중국보다 낫다는 거, 이제는 정말 옛날 얘기다. 인적자원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를 역전하는 것은 거의 시간문제라고 본다.

- 중국 게임시장은 인구수가 많은 만큼, 무언가 다른 서버 구성을 보여줄 것 같은데.


대부분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동시접속자 수가 워낙 많다보니, 한국에서는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한 예로, 유저 데이터베이스 저장 구조로 한국에서는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먹히지 않는다. 중국은 현지 사정에 맞도록 '편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데, 이게 또 한국 시장에는 맞지 않는다.

중국 서버 기술 담당이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분야는 해킹 방지다. 그 다음이 데이터베이스 처리 문제고. 내가 보기에 이 두 분야는 한국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

- 구체적인 서버 운영 방식에서는 차이가 없나.


그 부분은 아직 나도 확인해보지 않았다. 일단은 비슷할 것 같다. 사실, 넷텐션 역시 서버 사용자 통계정보 얻는 방식이 한국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체크해보는 중이다.

- 중국 게임 중 서버 기술 면에서 인상깊은 게임이 있었는지, 만약 있었다면 어떤 방식이었나.


한 게임이 떠오르는데, 이름을 말해줄 수는 없고… 아무튼, 그 게임은 유저 정보 저장방식이 달랐다. 아까 말한 '편법'을 쓰고 있더라. 왜 그걸 고수하냐고 물어봤더니 "유저 수가 워낙 많아서 데이터베이스가 버티지 못한다"고 했다.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구조가 아닌, 서버 자체가 물리적으로 잘 버틸 수 있는게 중요했고 그걸 목적으로 개조를 한 것이었다. 우리 엔진도 한 번 따라해볼까 생각할 정도로 인상깊었다.

- 넷텐션의 프라우드넷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된 후 정식으로 스마트폰 디바이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게 제작년부터였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어떤가.


작년까지는 중국에서 프라우드넷 사용업체가 한 군데였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급속도로 늘고 있다.

-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은 프라우드넷이 중국어를 지원한다. 중국어로 기술지원도 해주고.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시대도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중국에서 모바일 RPG 개발 붐이 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다. 조금 돌려서 이야기하자면, 중국 모바일 게임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 프라우드넷을 사용한 작품도 많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까지의 중국 모바일 게임사는 대부분 유니티 엔진이나 코코스2D-X 엔진을 사용했다. 즉, 모든 서버가 이 둘 중 하나를 필수적으로 지원해야만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이 유니티 엔진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정말 많이 사용한다.

옛날 PC 온라인 게임을 보면, 유저의 해킹을 막기 위해 게임플레이 처리 부분을 클라이언트에서 서버로 옮기는 방식이 사용됐다. 아이템 거래, 보스몬스터 아이템 드랍 같은 것은 거의 무조건 서버 쪽에서 처리했다. 중국 모바일 업계에 RPG 만들기 유행이 불면서 이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아이템 해킹이 성행하면 유료 아이템 구매 동기가 사라지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개발사에 손해로 누적된다.

프라우드넷은 그 부분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웹서버 기반이 아닌, 소켓 단위로 접근하여 서버 데이터 과부하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였다. 즉, 과부하 및 해킹 방지 기술에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몬스터 길들이기' 개발사와, '세븐나이츠' 개발사가 이를 높게 평가했고, 현재 자신들의 게임에 프라우드넷을 적용한 상태다. 돌아와서 말하자면, 서버에서 얼마나 많은 양을 처리하느냐,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인데 프라우드넷이 중국 게임사의 기준을 통과한 셈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된 것이다.

- 게임 엔진 버전이 높아지고, 게임 그래픽 퀄리티도 높아지는 만큼, 서버 관련 기술도 향상될 것이다. 서버의 버전을 높일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어디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 개발자가 원하는 기능이 들어가 있는지를 보는 거다. 좋은 기능이 아닌, 개발자가 당장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게 중요하다. 타임 투 마켓을 첫 번째로 꼽는 시장이니까.

서버의 성능이나 안정성, 이런 일반적인 품질도 물론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 특히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서버가 흔들리는 것은 크리티컬이다. 잘못되면 서버 회사든, 게임 회사든 전부 끝장날 수도 있고. 그래서 안정성 부분은 그때마다 계속 업데이트한다.

-중국 게임사와 한국 게임사에서 받는 피드백에 차이가 있나.


거의 같다. 어느 한쪽에서 피드백을 받으면 모든 국가의 프라우드넷이 동시에 업데이트된다. 이렇게 하면 내부에서 개발하는 사람도 편하고, 구매자 역시 여러 나라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를 듣고 싶다.


인터뷰 초반에 말했던 내용의 연장선이다. 예전 중국 게임들은 타이틀 숫자가 제일 눈에 띄었지만, 지금은 그 속의 걸작들이 눈에 더 들어온다. 이런 작품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아마 중국 게임과의 경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전처럼 게임사들이 '빨리 내서 빨리 벌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 이제는 품질 전쟁이고, 중국의 물량을 버텨낼 수 있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서버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현재 서버 쪽의 가장 큰 이슈는 '보안'이다. 이 부분을 소홀히 했다가는 바로 해커들의 표적이 된다. 우리 프라우드넷은 준비된 상태다.(웃음)
차이나조이2014 인벤 특별취재팀
박태학(Karp), 박종면(Moch)
양영석(Lavii), 박 순(Elc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