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탱크'로 유명한 워게이밍의 차기작 '월드 오브 워쉽' 시연 자리가 게임스컴 2014에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쇼로 항상 인파가 가득했던 워게이밍 부스의 대기 시간은 기본 2시간이었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운 게임스컴에서 도저히 2시간이나 기다릴 자신이 없었습니다.



■ 실제 2차 세계 대전의 전투함을 그대로 살린 '월드 오브 워쉽'의 디자인



이런 상황에서 운 좋게 관계자를 통해 일반 워게이밍 부스가 아닌, 워게이밍 B2B 부스에서 '월드 오브 워쉽'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게임 개발자가 설명까지 해줬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한 미팅 룸에서 '월드 오브 워쉽'을 접하는 순간 전투함 디자인에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훌륭하고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죠. 시연을 도와준 개발자도 옆에서 신이 나게 전투함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이 전투함은 이 조그만 부분까지 신경 써서 실제와 똑같이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함도..."

솔직히 말하면 전투함에 대해 잘 모르는 기자에게 어려운 설명이었지만, 그 기뻐하는 눈빛에 빠져들어 조용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약 10분가량 전투함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 리얼 해상전투의 느낌 그대로! '월드오브 워쉽'의 전투


기나긴 설명이 끝난 뒤, 드디어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60대가량의 전투함이 완성된 상태지만,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6대만 선택할 수 있게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미국 함대 2대와 일본 함대 4대 중 선택이 가능했죠. 개발자는 7티어 일본 함대를 추천했지만, 저는 과감히 5티어 미국 함대를 선택했습니다. 아마 독자분들도 저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W나 S로 배 속도를 조절하면서 A와 D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우스 휠로 줌을 설정해서 포탄을 날릴 수 있죠. 함선마다 2종류의 포탄이 있으며, 배를 수리하는 기술과 특수 기술이 있습니다. 특수 기술은 배마다 다르지만, 설명을 들은 바로는 어뢰와 공중 포격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선택한 함선은 약 5분의 쿨 타임을 가진 공중 포격이었습니다.

포격할 때 마우스 휠을 누르면 포탄의 시점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거리와 방향 조절을 하면 됩니다. 기자가 무작정 포탄을 쏘자 개발자는 'No! No!' 하면서 포격 노하우를 알려줬습니다. 상대 배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거리를 계산해서 예측 샷을 날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발자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꽤 높은 적중률로 상대 함선을 맞췄습니다. 도움을 주던 개발자도 제가 맞출 때마다 신이 났는지, 'Bang! Bang!' 하면서 큰 리액션을 취하더군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포탄 쿨 타임이 20초였습니다. 솔직히 조금 더 팍팍 쏘고 싶은 마음에 개발자에게 항의했죠.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에 저는 도저히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이거 실제로 포탄 재장전 하는데 5분 넘게 걸려요. 양보하고 양보해서 20초로 설정한 겁니다."

만약 게임에서 5분에 2발씩 포탄을 쏜다고 하면 유저들이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20초로 워게이밍은 배려해준 거죠. 이런 면은 꽤 현실감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배에 보조 무기가 장착돼있는데, 공중 포격이나 어뢰는 이 보조 무기(발칸포)가 자동으로 막아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미친 듯이 날라오는 공중 포격과 어뢰를 조준한 적도 없는데 배가 어느 정도 멀쩡했습니다. 또, 미니맵에 모든 적의 위치가 표시되면서 생각보다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현실적이지만 느리다!


한 20분가량 즐겨본 '월드 오브 워쉽'은 기대작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게임이었습니다. 포탄을 발사할 때마다 느껴지는 반동과 긴 쿨타임으로 현실감을 더했고, 바다와 하늘, 그리고 불꽃의 묘사가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속도감'이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취향 차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FPS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월드 오브 워쉽'은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훌륭하지만,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을 수 도 있다고 느껴지는 '월드 오브 워쉽'. 과거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았던 '네이비 필드' 업그레이드판이었습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기 때문에 충분히 국내 유저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게임스컴2014 인벤 특별취재팀
서명종(Lupin), 강민우(Roootz), 허용욱(Noct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