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결승전을 끝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 4가 종료됐다. 5주간의 긴 여정 끝에 세계 챔피언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의 삼성 화이트가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면서 세계 제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자가 있으면 패배자도 있는 법.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모든 선수들이 웃을 수 없었고 눈물을 흘리는 순간도 있었다. 팬들은 그 눈물에 감동했고, 비록 그들이 패배했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 이름을 남기기 충분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 Fnatic

프나틱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거두면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슈퍼스타 '엑스페케'와 '레클리스'를 필두로 선전을 기대했지만, 죽음의 조를 통과하지 못 했다. 하지만 프나틱은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를 만들어낸 팀이다.

한국 1위로 진출한 삼성 블루와 프나틱의 대결은 그 어떤 경기보다 치열했다. 경기 내내 끝없이 싸우면서 '꿀잼' 경기를 만들었고, 삼성 블루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 삼성 블루의 3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프나틱이 승리는 전 세계 팬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또, 프나틱과 OMG의 경기는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가장 짜릿한 대결이었다. 끝까지 승리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경기였던 만큼 결말도 드라마틱했다. OMG의 넥서스를 한 대만 더 때렸다면 C조의 모든 결과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나틱은 종이 한 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비록 한국 무대에 올라오지 못한 프나틱이었지만, 그들은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가장 빛나는 조연이었다.



■ ahq e스포츠 클럽

사실 ahq가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어렵게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 올라왔고, 그들은 세계 대회에 대한 경험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ahq는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 했다. 하지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팀이었다.

ahq의 미드라이너 '웨스트도어'의 제드는 엄청났다. EDG를 상대로 보여준 플레이는 '슈퍼스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진 느낌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팀을 구하면서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슈퍼스타'에게는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을 만들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리고 '웨스트도어'는 이를 완벽히 해냈다.

서포터를 플레이한 '그린티'도 마찬가지다. 블리츠크랭크를 선택하면서 팬들에게 큰 웃음을 줬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쓰레쉬로 반전을 만들었다. 순위 결정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탈락한 ahq.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현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LoL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 Kaboom! e스포츠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팀이 승리한 경우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와일드카드는 아낌없이 승점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브라질의 카붐 e스포츠가 기적은 만들었다.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최초로 1승을 올리는 와일드카드 팀이 됐다.

카붐 e스포츠는 마지막 경기에서 유럽의 강호, 얼라이언스를 만나게 됐다. 얼라이언스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 가운데, 카붐 e스포츠의 미드라이너 '티노원스'가 아리로 미쳐 날뛰었다. 세계적인 미드라이너 '프로겐'을 압도했고, 결국 카붐 e스포츠가 1승을 거뒀다.

사실 브라질에서 e스포츠가 아직까지 활발하게 발달하지 않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큰 호응을 얻었지만, e스포츠 강국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브라질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을 세계 팬들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