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직접 한국에서 서비스할 것을 밝히며 사전등록을 시작한 '몬스터 스트라이크'(이하 몬스트). 몬스트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일본 내 다운로드 횟수 1,500만을 달성하며 일본의 새로운 모바일 국민 게임으로 등극한 바 있다.

이번 KGC2014(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에서는 자체 한국 서비스를 천명한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핵심 개발진을 초빙해 강연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강연은 게임의 핵심 개발진인 '키무라 코키'와 '오카모토 요시키'가 강연을 맡아 진행되었다.

두 사람은 강연을 통해 '몬스터 스트라이크를 개발하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느낀점'들을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달하려 했다. 이미 일본에서 성공을 거머쥐고, 한국과 북미로 시장을 넓혀 나가는 몬스트의 개발에는 과연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강연은 '키무라 코키'(이하 키무라)와 '오카모토 요시키'(이하 요시키)의 유쾌한 자기소개로 시작됐다. 키무라는 자신을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전세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사람' 이라고 간략하게 요약했다. 요시키 오카모토는 우리가 어린 시절 플레이 했을 법한 '파이널 파이트'와 '스트리트 파이터2'를 개발한 일본의 유명 개발자다. 캡콤(CAPCOM)에서 근무하며 게임을 개발하다가 퇴사하고, 자신의 회사를 꾸리기도 했다.

▲ 일본의 유명 개발자 요시키 오카모토. 사진이 유쾌하다

두 사람의 협력관계는 약 1년 반 정도인 게임 기획 시기부터 시작되어 실질적인 개발까지 계속 되어 왔다. 게임의 완성을 위해 함께 손발을 맞춰 온 것이다.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강연자인 키무라는 서울 명동에서 몬스터 스트라이크를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의 앞부분에 써있는 글자가 MONSTER 고, 셔츠에 새겨진 문자가 STRIKE인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는 둘이 합쳐 'MONSTER STRIKE'라고 말하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앞뒤를 합쳐 MONSTER STRIKE!

청중들의 웃음이 끝난 후,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설명을 시작했다.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다양한 몬스터를 수집하고 적과 싸우는 방식의 게임"이라고 말하며, 최대 4명이 동시에 플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10월에 출시되어, 얼마전 전세계 1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현재 퍼즐앤 드래곤과 함께 일본 매출 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는 게임이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대만, 미국에 이어서 11월 중 한국 서비스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몬스트가 일본 내에서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자인 키무라는 몬스트가 웹브라우저 타입의 게임이 아니라, 독자적인 구동이 가능한 네이티브 게임이었다는 것에서 성공요인을 찾았다.

"기존에 믹시에서 서비스하던 SNS 게임과 같은 웹브라우저 타입이 아니라, 실제 친구들과 함께 모여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즉, 비동기성 게임이 아니라, 같은 장소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SSG(Same Space Game)이라는 장르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거죠."


그리고 키무라는 게임을 멀티 협력 플레이 위주로 개발한 이유에 대해서 말을 이었다. 기존에 있던 PC와 콘솔, 모바일 게임이 혼자서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 출시한 게임들은 멀티 플레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게다가 대부분 휴대용 게임기가 인터넷 플레이를 지원함에도, 아직까지 직접 친구들과 모여서 근거리 통신으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해서, 키무라는 이런 현상들을 지켜 보면서 스마트폰 게임도 함께 모여서 하는 멀티 플레이로 진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인간에게는 '함께 있을때 플레이하면 재미있다'고 느끼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은 유저가 항상 휴대하며, 원하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딘가 모여서 함께 게임을 하기에는 최적의 기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모여서 플레이하는 것을 게임의 기초로 삼았기에, 게임의 방향성을 경쟁 보다는 협력에 더 비중을 두게 됐다.


"협력 위주인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는 방향을 설정한 뒤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 플레이를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특히, iOS와 안드로이드 유저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통의 매칭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많은 고민을 했죠."

처음에는 QR코드나 유저간의 패스워드를 이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사용하기 어렵고 번거롭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고민하다가 떠올린 것이 바로 GPS다. 현재 몬스트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GPS 위치정보를 통해 친구들과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GPS에 기반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온라인 플레이와는 다른 개념이 완성되었다. 즉, SSG (Same Space Game)라는 새로운 정의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 둘에게는 '어떻게 하면 유저에게 게임의 장점을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다른 차원의 고민이 생겼다.

▲ 열정적으로 설명을 이어간 오카모토 요시키 PD

"결국에는 모두가 모였을 때 이득이 된다는 것을 설계에 집어넣었습니다. 멀티를 할 때 1명 분의스테미너만 소모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외에도 한 명이 컨티뉴 하면 네 명이 모두 부활하도록 했고, 각자 가지고 있는 캐릭터 운수치의 총합에 따라서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실제 친구가 눈앞에서 게임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친구와 얼굴을 맞대고 플레이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도움을 줌으로써 게임에 끌어들이는 것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믹시는 애초에 SNS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업체기 때문에, SNS를 사용한 마케팅에서는 많은 성공 사례와 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보다는 직접 눈앞에 있는 사람을 초대하는 구전 마케팅이 몬스트의 성공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구전 마케팅과는 별도로, 동영상을 활용해 함께 플레이 한다면 더욱 즐겁다는 부분을 어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게임 방송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 '막스무라이'와 협력하여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으로 영상을 송출한 것도 또 다른 성공요인이었다는 것.

이외에도, 상급자부터 초보자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스테이지를 마련했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상급자 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 이점을 줌으로써 상급자가 초보자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높은 단계일수록 좋은 아이템이 더 드랍될 수 있도록, 확률적인 메리트를 넣어 던전을 구성했습니다. 초급자가 상급자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상급자가 초급자를 이끌어 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몬스트는 다같이 잘해도 재미있고, 상급자와 초보자가 같이 플레이 해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성공요인으로 일본 내에서 유수의 업체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을 꼽았다. 라인이나 고질라, 몬스터 헌터와 같이,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냉철한 분석과 과감한 실행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몬스터 스트라이크에게 아직 남아 있는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키무라의 답변은 게임을 벗어난 '더욱 다양한 매체에서 몬스트를 만나게 하는 것'이었다.

드래곤볼의 주제가로 잘알려진 '카게야마 히로노부'를 기용한 몬스터 스트라이크 주제가의 발표는 물론, 4vs4 대전이 가능한 몬스트 아케이드 게임기의 개발과 출시를 준비중이다. 동시에 글로벌 전개를 가속화 하여, 미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중에도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키무라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해외 서비스 준비를 하면서부터 생겨났다. "직접 서비스할 것인가? 해외 퍼블리셔에게 맡길 것인가"

"물론 한국 기업에 부탁하는 것이 서비스 준비 기간을 압도적으로 줄일 수 있겠죠. 추가적인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고요.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힘으로 직접 서비스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키무라 코키 PD

키무라는 오카모토와의 논의 끝에 업데이트 속도는 물론이거니와, 몬스트의 온전한 퀄리티를 그대로 제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진행되는 여러 이벤트와 동영상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것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모험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한국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퍼블리셔를 통해 유저의 목소리가 한 번 튕겨서 오는 것보다는,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한국 유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내에서 몬스트가 처음 성공했을 때의 느낌과, 자신이 설정한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을 때의 소감을 밝혔다. 라이벌 게임 ‘퍼즐 앤 드래곤’의 매출을 뛰어 넘었던 것도 언급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퍼즈도라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강연이 끝난 후 진행된 질의 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Q. 굳이 만나서 멀티플레이를 하기 보다는, 랜덤 매칭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 같은 것을 도입할 생각은 없는지?

오카모토: 그렇게 만들 예정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멀티플레이 방법은 '몬스터 스트라이크를 하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람과 게임을 하고 싶어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무라: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진 친구와 플레이를 하고 싶을 때는 카톡이나 라인같은 메신저를 통해 신청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입니다.


Q. 구체적이지 않아도 좋으니 개발 기간과 인원을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국내 현지화에서 따로 주의 했던 부분이 있는지?

오카모토: 처음에는 7~8명 정도로 시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개발 기간은 반 년 정도 걸렸고요. 지금은 멤버만 100명이상 되는 규모로 발전했습니다.

키무라: 현지화 문제는... 일단, 일본의 전국 시대 무장 무사들을 삭제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시장과 일본시장이 유사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에 이외의 부분에서 더 현지화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 이상의 수정은 하지 않는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Q. 지금의 몬스트는 처음의 모습에서 많이 변했다. 이전과 다르게 즐길 컨텐츠가 굉장히 많이 추가되었는데, 이중에서 유저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컨텐츠는 어떤 것이 있는지?

키무라: 초기 버전에서 여러가지가 추가되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까지의 컨텐츠들은 이미 기획 단계에서 부터 계획했던 것입니다.

오카모토: 기획 단계에서 구상했던 것이 점차 추가되면서 점점 완성되가는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적 차이가 있을 뿐이지, 추가되는 컨텐츠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합니다.

키무라: 유저가 보내준 의견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친구추천' 시스템입니다.친구를 추천 했을 때 오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이게 게임 출시 초기에 홍보 측면에서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Q. 일본에서 몬스트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는 유사한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또, 한국에서 서비스할 때 자체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오카모토: 유사 게임들이 나온다는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키무라: 개인적으로는 아마 전하고 싶었던 부분이 다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멀티 플레이를 이용해 서로가 즐겁게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게임들이 흉내내더라도 '우리 게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컨텐츠를 따라잡기는 어렵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오카모토: 한국만의 독자적인 콜라보레이션 계획은 아직 잡혀있지 않지만, 꼭 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의견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아이돌이나 탤런트, 드라마와 콜라보를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무라: 소녀시대 부터 시작해 볼까요? AOA 라던가? 꼭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