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찬웅 인커리지 책임 연구원

한국을 넘어서 세계로! KGC2014 (Korea Game Conference 2014)가 11월 5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KGC2014에서는 한국 게임 산업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트랜드, 그리고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에서는 인디 게임사처럼,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게임 개발이란 전쟁터에 합류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 다만 현실은 가혹한 법, 이러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인디 게임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은 앞으로 한국 게임 산업의 밑바탕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인디 게임 '삼한제국기'의 개발에 참여한 김찬웅 인커리지 책임 연구원이 이번 KGC2014의 강연대에 섰다. 그는 '생존'이란 테마를 바탕으로 '삼한제국기'를 개발하면서 생긴 소소한 에피소드와 개발 이슈들에 대해 털어놓는 자리를 가졌다.

"저는 '삼한제국기'를 개발하면서 '생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부분의 인디 게임사는 독창적인 기술력, 그래픽, 기획력 등 게임에 대한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걸 전부 실현한다면 시간과 비용의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게 뻔하거든요.(웃음)"

▲ 일단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는 인디 게임사

역시 '생존'에 초점을 맞춰서일까? 그는 '삼한제국기'를 개발하면서 모든 작업에 저비용 개발을 추구했다. 최대한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개발했고 사무실도 없이 카페를 전전하며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최대한 게임 개발하는데 비용을 절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무실 임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카페에서 작업을 시작했죠. 시끄럽다는 점만 빼면 모든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와이파이도 되고 음료 하나만 시키면 몇 시간이나 앉아 있을 수 있죠. 아마 그 때 마셨던 커피값을 생각해보면 한 달 사무실 임대 비용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애초에 목표했던 3개월의 개발 기간을 훨씬 넘어서 자그만치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삼한제국기'의 기본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그는 개발 시간이 길어진 이유를 '게임 개발 경험이 미숙', '일정 관리의 미숙' 그리고 '의사 전달 도구의 미숙'이라고 설명했다.

▲ 정말 쉽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삼한제국기'의 개발이 끝나고 배포하려고 보니 여러 부가적인 요소들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게임 실행과 업데이트를 담당할 런처가 필요했고 설치 파일도 필요했습니다. 또한, 게임을 흥보하기 위한 홈페이지도 있어야 했고요. 설상가상으로 게임 심의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뭐... 별 수 있겠습니까, 그냥 전부 만들어버렸습니다.(웃음)"

그는 단순히 게임 개발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작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삼한제국기'의 개발이 끝나고 게임 런처와 업데이터를 만들고 회원관리를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며 수익을 위해 결제사와 연동하거나 게임 심의까지 받는 등 많은 부가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2011년 1월 31일, '삼한제국기'의 초기 버전을 공개했지만 별 다른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저비용을 추구하다보니 다양한 버그가 발견되었고 미완성된 기능이 많았다. 그래서 그는 기존 버전을 모두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 우리가 생각하는 그 밥상이 아니다

"게임의 구조와 기획 등 모든 것을 싹 다 바꿔버렸습니다. 기존에 있던 그래픽 렌더링 엔진과 게임의 UI 시스템을 점검하고, 더 나아가 게임 내에 출력되는 군대 아이콘을 모조리 사람 아이콘으로 변경하는 등 싹 다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저희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이렇게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선하는 작업을 하는 건 좋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많아졌다. 아이콘으로 변경한 만큼 2D 그래픽을 3D로 바꿨으며 전투 기획을 개선하면서 다양한 구현 작업이 필요했다. 더불어 장르도 리얼타입 전투 시뮬레이션으로 바꾸고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개발하는 등 파격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결국 개발 기간보다 훨씬 긴 2년 3개월 후인 2013년 6월에 최종 버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개선에 투자해도 저조한 성과를 보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PC 버전의 실적은 거의 없었고 야심차게 준비한 모바일 버전은 iOS 유료앱 순위 23위 기록했죠."

▲ 오랜 시간을 투자한 만큼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가 생각하는 '삼한제국기'의 실패 요인은 바로 '출시 일정을 놓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2년이란 시간이 흐른 동안 국내 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고 그만큼 게임의 수준이 대폭 올라갔다. 그는 이러한 실패 요인을 예방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개발을 유저들에게 공개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한제국기'를 개발하면서 깨달은 점에 대해 언급했다.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있으면 반드시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점을 생각하고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힘써줬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