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가상현실은 과학 집약체 따위로 인식되는 먼 미래 기술이었다. 영화에서는 영상이 나오는 커다란 헬멧을 착용했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통증을 전달하는 식의 가상현실을 수백 년 뒤 미래의 모습인 양 그려냈다. 하지만 오늘날 가상현실의 일부가 구현되고 있으며, 개발되고 있는 분야까지 합하면 가상현실은 머지않아 구현될 기술로 분류되고 있다.

가상현실은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백만 원 미만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며, 놀이공원에 가면 3D 영화관에서 가상현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오큘러스 리프트 등 새로운 가상 현실 기술이 도입되면서 보다 실감 나는 게임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

Internet of Everything 페이스북 그룹의 이태영 강연자는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가상현실들을 소개하고 가상 현실의 첨단에 있는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더 나아가 가상현실의 기술이 게임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 Internet of Everything 페이스북 그룹의 이태영 강연자

이태영 강연자는 가장 먼저 가상현실, 그리고 증강현실(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 사용된 게임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가 소개한 게임은 키넥트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몸을 움직여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릭터들을 조작하는 대전 액션과 현실 화면 위에 게임 그래픽을 입혀 게임을 즐기는 '탱고' 예로 들었다.

앞선 게임은 실제 몸을 움직여 플레이하는 게임이며, 탱고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이다. 두 게임의 특성을 보면 같은 형태로 묶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태영 강연자는 이 둘을 가상현실을 대표하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가상현실은 현실에 가상을 덧입히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두 가지 모두 가상현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뇌파를 활용한 기술이 차세대 가상현실 기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입는 전자기기)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구글 글래스는 MindRDR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용자의 생각을 읽고 사진을 찍거나 원하는 정보를 표시하는 게 가능하다. 특히 이태영 운영자 이 기술이 구글 오픈 소스로 대중에 공개되어 있어 개발자들이 원하는 대로 게임에 적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뇌파를 이용해 전구를 켜는 'Electric bulb on the fire' 기술 역시 대중에 공개되어 있으며, 활용 방법에 따라서는 그 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뇌파를 이용한 가상현실 외에도 인간의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 등 오감을 감지하고 정보로 환산해 가상 현실에 이용하는 바이오 매트릭스(Biometrics: 생체인식)도 미래의 가상현실을 바꾸는 키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정보를 감지하는 기술이 부족하므로 사용 가능한 뇌파기술이 먼저 사용되고 있다.


뇌파 기술에 대해 일반 개발자가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존재하는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우선 앞서 공개한 기술이 안드로이드 휴대폰만 있으면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Electric bulb on the fire'의 경우 80만 원 가량하는 뇌파 인식 장치가 필요하지만, 그 외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상술했듯 소스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 구매를 위한 별다른 자금이 필요 없다. 또한, 뇌파를 통해 블루투스로 안드로이드 기기를 조종, 무선조종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기술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뇌파 기술의 경우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은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이태영 강연자는 기능을 적용하기 위한 알고리즘, 즉 절차적 분석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석이 없다면 수치화되어있지 않은 뇌파 정보를 게임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지만, 이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개발자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 뇌파를 이용해 RC카를 움직이는 기술은 공개 소스를 이용하면 일반 개발자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이태영 강연자는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예를 들며 집에서 앉아 원거리에서 펼쳐지는 전쟁에 참여하는 기술을 설명했다. 집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Thingful.net'과 같이 사물인터넷(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을 기반으로 위치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전쟁이 일어나는 아프가니스탄의 각종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제 전쟁 공간을 직접 인식하고 장애물을 탐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증강현실에 사용되는 물체 정보를 기재, 정보화해 실제 지형과 물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드론(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전파의 유도로 비행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비행체)을 이용해 전장의 실시간 상황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전송해 마치 내가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느낌을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Nixie같은 휴대용 드론이 이미 대중에 공개되어 있어 상용화까지의 벽도 낮은 편이다.

이태영 강연자는 위와 같은 과정을 게임에 적용한다면 임의로 만든 가상의 공간을 뛰어넘어 현실을 가상화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는 Thingful.net

▲ 웨어러블 드론 닉시(Nixie)의 광고



■ "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 " 강연 P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