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뮤'가 다시 화제입니다. 중국 서비스명은 '전민기적'(全民奇迹MU)이라고 하지요. '전민기적'은 웹젠의 대표 MMORPG인 '뮤 온라인'을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12월 1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첫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킹넷 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민기적'은 출시된 이후 5시간 만에 1천만 위안, 한화로 약 18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13시간 뒤에는 2,600만 위안(한화 약 4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하네요. 수치만 따져봐도 정말 엄청난 성과입니다.

이전까지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하면 '도탑전기'를 들 수 있습니다. '도탑전기'는 일 매출 33억 원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킹넷 엔터테인먼트의 '전민기적'역시 지금까지의 행보로만 보면 도탑전기에 버금갈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 전민기적은 어떤 매력을 가진 게임이길래, 중국에서 도탑전기에 아성에 대항할 정도로 떠오른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을까요? 국내시장에도 '뮤 오리진'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전민기적'을 플레이해봤습니다.



▲ 캐릭터 3종. 어디서 많이 보던 친구들이죠?





■ 편의성 극대화, 원클릭으로 사냥, 전투, 아이템을 한번에

일단 게임을 깔고 무작정 패치를 받고 시작해봤습니다. 화면 한 가득 펼쳐진 한자를 워낙에 잘 몰라서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일단 본능 믿기로 했습니다. 가입 화면에서 보이는 큰 빈 칸 두개에는 메일과 비밀번호를 본능적으로 적고 '확인'으로 추정되는 버튼을 눌러보니 일단은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사실 좀 걱정했었습니다. 일본 게임도 가끔은 가입절차에 골머리를 앓는데, 중국게임은 더 심하면 어쩌나 하고요. 다행히 언어를 모르는 사람도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가입절차와 플레이 형태를 보이고 있더군요. 단순히 뜨는 메시지에 확인만 눌러주면 되고, 그리고 전투는 알아서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심지어 퀘스트를 찾아가는 과정까지도요.

▲ 뭐라 하는진 모르겠는데, 일단 누르면 됩니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보이는 RPG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오히려 모바일 게임보다는 웹게임의 형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는 눌러주기만 하면 알아서 이동부터 퀘스트, 사냥, 보스전, 그리고 아이템 교체와 루팅까지 알아서 척척척해주는 형태라고 볼 수 있지요.

자동전투가 익숙해진 국내 모바일게임은 그래도 장비나 스킬을 세팅하는 부분이나, 사용자가 전략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유저의 조작이 자동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전민기적'은 자동전투가 오히려 더 효율이 높은 듯 해보였습니다. 획득하는 장비를 장착하는 일도 그냥 팝업 버튼만 눌러주면 됩니다. 포션 사용도 알아서 되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한 부분이나 번거로운 부분을 간소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픽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모바일 RPG에 버금가는 그래픽. 거기다 이펙트와 사운드까지 생각보다 훨씬 멋졌습니다. '뮤 온라인'에서 보던 모습이 한눈에 딱 들어옵니다. 일부러 남캐를 골랐는데, 옆에서 여캐가 뿜어내던 시커먼 용이 왜 그리 멋있던지....후회가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타격감도 정말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중국의 개발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지요.

사실 좀 플레이가 끊기긴 했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는데도 조금 끊김 현상이 있어서 아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로딩이 덜 된 화면에서 갑자기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서버에 인원이 많아서 생긴 현상으로 추측됩니다.

일단 사람이 적은, 혹은 없는 구간에서는 상당히 부드러웠거든요. 최적화는 꽤 잘된 것 같습니다. 갤럭시 노트2 모델로 제법 오래 플레이했는데, 스마트폰이 뜨겁다는 느낌이나 갑작스레 게임이 느려진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 생각보다 훨씬 좋은 이펙트, 그리고 타격감.

▲ 보스를 잡고 나면 루팅도 알아서 해줍니다. 참 편한 세상


■ 뮤(MU) 스타일에 모바일 편의성을 더하다

'전민기적'은 가입부터 플레이, 그리고 성장까지 일사천리로 물 흐르듯이 쉽게 진행됐습니다. 이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어느 시장에서도 통하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터치만 해주면 사냥, 퀘스트, 장비 교체까지 전부 알아서 되는 편의성을 제공하는 형태는 모바일 게임보다는 웹게임과 비슷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는 중국 시장에 딱 맞춘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타격감, 이펙트, 그래픽 모두 기대 이상입니다. 이 정도면 도탑전기의 아성에 도전하는 다크호스라고 꼽을만했습니다. 비록 게임의 퀘스트의 내용이나 구성에 대해서는 언어의 문제로 잘 알아보지 못한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적어도 NPC 간의 거리, 동선도 잘 짜여졌다고 생각됩니다. 불편하거나 찾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알아서 찾아가니까요. 원작인 '뮤'의 느낌도 잘 살아있고, 정말 치밀한 준비를 마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종합하자면 현재 전민기적의 인기는 간단한 조작법과 직관적인 UI 그리고 특유의 화려함까지 중국 유저들이 성향을 잘 짚어서 만든 특징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중국 내 아직 식지 않은 '뮤'의 인기가 한 몫 거들었다고 봐도 되겠네요.

그래도 아직은 좀 지켜봐야 할 듯싶습니다. 첫날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고 해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도탑전기와 바로 대등하다고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니까요. 다크호스는 맞지만, 앞으로의 운영과 유저들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히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전민기적, '뮤 오리진'으로 한국에 온다

현재 웹젠은 전민기적을 '뮤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입니다.

만약 '전민기적'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국내 시장에 맞춰서 변화를 준다면 모를까 만약 '그대로' 들어온다면 좀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 중국 웹게임들이 편의성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 무더기로 진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한 성적을 보였고, 지금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예전만큼은 아니죠. 전민기적은 기본적으로 웹게임의 거의 모든 편의성을 모바일로 옮겨 담은 게임입니다. 요컨대 조작은 단순화시키고 성장 요소와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죠.

이런 성향은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작이 불편한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상당히 대중화되어 유저들에게 익숙한 시스템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게임을 잘 모르거나 NPC를 찾아 헤메는 유저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점은 높이 살 수 있습니다. 최고의 장점은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하지만 게임을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내 캐릭터를 세팅하고 직접 전투를 조작하는 것 역시 게임의 재미를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거나 너무 쉽게 될 경우 게임의 재미가 '보는 재미'에만 치중될 수 있기 때문에 간혹 지루해지는 경향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 유저들은 전략과 조작의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이 많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유저는 존재합니다. 과연 '뮤 오리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는 찾아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미 '뮤 더 제네시스'로 시장을 한 번 경험해본 웹젠의 선택은 어느 쪽일지,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