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17세 소년이 밝힌 e스포츠의 진실, 용기가 필요한 선수들
허용욱 기자 (desk@inven.co.kr)
17세 소년이 밝힌 진실
MYM은 2001년부터 유럽 무대에서 활동한 명문 게임단이다. LoL 뿐만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 워크래프트3, 도타, 스타크래프트2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워크래프트3의 전설적인 존재, 장재호가 2009년 2월까지 몸을 담았고 현재 MYM의 LoL 팀에는 '호로' 조재환이 정글러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 깊은 게임단의 어두운 부분을 17세 소년이 폭로했다. 9일 외신은 MYM의 미드 라이너 '코리'가 매니저에게 협박받았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코리'는 LCS EU가 시작하기 직전에 팀을 떠났지만, 최근 다시 팀에 합류했다. 그의 이런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코리'는 MYM 이전, SHC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SHC에서 선수 활동을 하는 3~4개월 동안 임금을 지불받지 못했다. MYM은 SHC와 같은 매니지먼트이기 때문에 이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MYM의 매니저는 '코리'를 붙잡기 위해 전화상으로 협박했다. 매 게임 5만 달러(한화 5,440 만원 가량)를 손해 볼 거라고 했고, '코리'의 어머니가 계약서에 사인했기 때문에 그녀의 집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다.
'코리'는 이 모든 내용을 녹취했고,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채 MYM으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코리'는 MYM을 떠나고 싶어 했다. 북미 챌린저 팀 Roar에서도 '코리'를 영입하기 위해 빠르게 계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MYM과 2016년 1월까지 계약이 남아있는 상태이므로 '코리'는 Roar에 입단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엮인 시점에서 '코리'는 라이엇 게임즈의 e스포츠 담당자 닉 앨런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자신이 협박받았던 사실을 공개하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하 '코리'의 이메일 전문이다.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MYM의 코치였던 Kittz도 자신의 SNS에 MYM의 착취 내용을 공개했다. 그 역시 코치로 활동하는 동안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했고, 최악의 환경에서 훈련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소환사 아이콘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도 전혀 분배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아직 MYM에 어떤 징계를 내릴지, 혹은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다른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보다 상당히 어린 편이다.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어린 선수들을 협박하고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어른'들이 많다. MYM 같은 명문 게임단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e스포츠의 어두운 면도 많을 것이다. 이런 어두운 부분을 도려내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사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두렵고, 협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을 것이다. 비록 어린 선수들이지만 본인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용기만 낸다면 얼마든지 선수들을 도와줄 '어른'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허용욱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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