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시즌으로 진행된 월드오브탱크 아시아 리그 WGL APAC이 이제 그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시아 서버와 한국 서버에서 올라온 3개의 팀 ARETE와 ELONG, HORSEMEN이 풀리그를 거쳐 시즌 파이널을 펼치게 되고, 이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팀을 선발하게 되는 것. 시즌 파이널에서 승리하는 팀은 다시 한 번 세계 각지의 고수들이 모이는 WGL 그랜드 파이널에 출전하게 된다.


WGL APAC 시즌 파이널은 아시아 지역 최강의 팀들이 모이는 자리,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경기를 통해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할 2개 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즌2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ARETE에 패해 2위에 머물러야 했던 중국의 ELONG과 첫 번째 시즌 파이널 진출 팀인 HORSEMEN과 비교하면 한국의 ARETE는 훨씬 여유있는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미 시즌 파이널을 두 번이나 우승했기 때문에 레이팅 포인트를 각각 4000점씩 획득, 8000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이미 WGL 그랜드 파이널 진출이 확정된 것이다. 이제 남은 한 장의 그랜드 파이널 티켓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치러질 전망이다.


ELONG은 시즌2 준우승으로 얻은 레이팅 포인트 2200점을 확보했으며 HORSEMEN은 시즌 파이널 첫 진출이기 때문에 레이팅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시즌 파이널 2위 팀이 2200점을, 3위 팀이 1100점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ELONG은 이번 시즌 파이널에서 3위만 면하면 그랜드 파이널 진출이 확정된다. 설령 ELONG이 3위를 하더라도 ARETE가 우승하고 HORSEMEN이 2위를 기록한다면 각각 ELONG 3300점, HORSEMEN 2200점으로 ELONG이 진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니 HORESMEN은 시즌 파이널 우승만을 바라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니, 우승을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만약 HORSEMEN이 우승해도 ELONG이 2위를 하게 되면 ELONG이 4400점, HORSEMEN이 4000점으로 ELONG에게 진출권을 빼앗긴다.




ARETE는 3연속 시즌 파이널 우승 기록과 상금을 목표로, ELONG은 꼴찌만 면하자는 목표로, HORSEMEN은 무조건 우승, 여기에 ARETE의 2위를 기도해야만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경기를 앞둔 선수들간의 묘한 신경전도 오갔다. 홈그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되는 HORSEMEN 외에는 타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약간의 불안감과 긴장감도 느껴졌다. 시즌 파이널을 앞둔 그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지막 결전을 눈앞에 둔 세 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전 시즌 파이널 우승 기록을 향해! 한국 ARETE

▲(왼쪽부터)ARETE '소도둑놈' 송준협, '자주포쩔어연' 이태웅


Q. 대만에서 시즌 파이널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시즌 파이널 경기가 그동안 한국에서만 열리다가 이번 기회에 대만까지 올 수 있게 되어서 워게이밍에 감사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기회를 한국의 다른 팀들도 많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외에 나와 경기를 치러보면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다.

지난 2개 시즌과 다르게 대만서 경기를 치르게 되어서 즐겁다. 하지만 아직 경기장이나 기타 주변 환경이 익숙치 않아서 조금 걱정도 된다.


Q. ELONG은 지난 시즌에 상대해 본 경험이 있었지만, HORSEMEN과의 대결은 처음 아닌가.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진행되었나?

모든 아시아 서버 경기 중계를 찾아봤고, 이를 통해 각 팀의 정보를 파악했다. 처음 시즌 파이널에 진출한 HORSEMEN은 4:1 스코어로 뒤지고 있다가 역전한 경기도 있었을 만큼 저력이 있는 팀이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


Q. 3시즌 전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처음 보는 환경에서의 패배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장소에 구애받아 지는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이기는게 최선이다. 지면 기분 나쁘지 않나. (웃음)




Q. 이번 시즌 파이널을 앞두고 상대 팀들과 연습 전투나 친선전을 해 본 적 있나?

서로 마주치면 아는 척하고 어느 정도의 의견을 나눈 적은 있었지만, 연습 전투를 한 적은 없었다.


Q. 한국에서는 룰이 변경된 이후 기존에 사용하던 전략이 크게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팀들도 많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룰이 변경되면서 신생 팀들이 대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교과서가 없어서'다. 다른 지역에서 많이 주목하는 러시아 리그가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기 때문인 것도 있다. ARETE도 초반에는 갈피를 못 잡다가 연습량을 소화하면서 점차 방향을 찾아 나갔다. 팀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의 전략을 카피하는 것도 환영이다.


Q. 룰 변경 직후에는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각 팀의 실력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었고 다른 팀에 비해 시즌 사이의 쉬는 기간도 짧았다. 게임에 임하는 자세에서 큰 차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난 시즌, 우승의 원동력으로 '절실함'을 강조했던 ARETE


Q. 타국에서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컨디션은 어떤가?

잘 잤다. 한국서는 두 시간밖에 못 잤는데, 여기서는 굉장히 잘 잤다. 이제 나도 해외파라서 그런가보다.(웃음)


Q. 유럽이나 러시아쪽에서는 기존의 강자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팀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 어떤 팀을 가장 주목하고 있는지.

카즈나 크루(Kazna Kru) 팀을 꼽을 수 있다. 유럽 리그의 팀들 중에서도 눈에 띄게 저력있고 강력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들어 룰이 바뀌면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게 되었다.


Q. 시즌 파이널에서 어떤 팀과의 대결이 가장 기대되는지?

HORSEMEN과의 경기가 기대된다. ELONG과는 이미 붙어 보았지만, HORSEMEN은 대만 홈 팀이기도 해서 많은 응원을 받아가며 경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Q. 파이널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작년 WGL 그랜드 파이널 이후 ARETE와 NOA가 팀을 합칠 당시의 목표가 그랜드 파이널이었다. 유종의 미를 다하고 싶다. 한국서 응원해 주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아시아 유일 프로 팀의 저력, 제대로 보여주겠다! 중국 ELONG

▲(왼쪽부터)ELONG의 팀장과 오더를 맡고 있는 'Reflection' Jia Jin Li
매니저 겸 선수 'Nightmare' Wei Bai


Q. 한국의 월드오브탱크 팬들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중국 팀이다.

중국 전역에서 뽑힌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구성되었다. 2014년 6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Q. 중국 전역에서 선수 선발한 프로 팀이라면 경쟁도 치열할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쳐 선수를 선발하나?

자체적인 팀 시스템이 있다. 이메일로 서류 면접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레이팅, 전적, 리플레이를 첨부하고 'ELONG에서 어떠한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라는 각오와 소개가 담긴 이력서를 보내면 이를 선별하여 1차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후에는 온라인, 오프라인 연습 생활을 거쳐서 정규 멤버가 될 수 있다. 현재는 3~4명의 연습생이 활동하고 있다.

ELONG은 프로팀이지만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팀 멤버이자 매니저인 나이트메어가 자비를 들여 만들고 운영중인 팀이다.


Q. ELONG은 지난 시즌에 한국에서 경기를 치뤄 본 경험이 있을텐데, 시즌 파이널을 위한 비장의 전략을 준비한 것이 있는지.

준비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도 말해주지 않겠다. 극비 사항이다. 다만, 시즌 파이널 경기 결과를 통해 말해주도록 하겠다.


Q.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준비되었나? 다른 서버에서 활동하는 팀인 만큼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을텐데.

ARETE와 HORSEMEN의 경기는 별도로 찾아본 적이 전혀 없다. 별도의 대응전략을 준비하지 않았던 이유는 ARETE와 HORSEMEN 각각 우리와 경기를 치렀던 팀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각 팀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ELONG이 생각하는 ARETE와 HORSEMEN은 어떤 팀인가?

ARETE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팀이다. 각 맵의 특징을 잘 분석해서 어떤 기술, 어떤 타이밍에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굉장히 공격적인 팀이라는 점도 덧붙일 수 있겠다.

반면, HORSEMEN은 굉장히 방어적인 팀이다. 공격 측에서는 비교적 약한 팀이지만, 방어 진영에 서면 굉장히 다양한 방어전략을 구사한다. 종종 예측을 벗어나는 놀라움을 안겨주는 팀이다.


Q. 한국에서는 룰이 변경된 이후 기존에 사용하던 전략이 크게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팀들도 많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우리 팀은 모든 룰에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룰이 ELONG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ELONG이 룰을 만든다.



Q. 어떤 팀과의 대결이 가장 기대되는지?

HORSEMEN과의 경기가 기대된다. ARETE와는 여러 차례 경기를 진행했지만, HORSEMEN과는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 HORSEMEN이 시즌 파이널까지 올라오게 된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파워와 전략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Q. 유일하게 ELONG 팀만 다른 두 팀과의 대전 경력이 있다. 선수로써의 의견이 아닌 3개 팀의 전력을 모두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파이널의 순위를 점쳐보자면?

1등은 무조건 ELONG이고, 나머지는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웃음)


Q. 파이널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시즌3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최선을 다해서 아시아 팀이 세계 무대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LONG도 그랜드 파이널에서 우승할 수 있는 아시아 팀이 되도록 하겠다.

아직은 유럽, 러시아 팀들과 아시아 팀들간의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격차를 빨리 메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시즌3 목표다.



◈ 그랜드 파이널을 향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놓치지 않는다! 대만 HORSEMEN

▲(왼쪽부터)HORSEMEN의 팀장 'FuLuSo' Chun-Yueh Lai
팀 오더를 맡고 있는 'Spencer' Yun-Hsien Chang


Q. HORSEMEN 팀의 소개를 부탁한다.

HORSEMEN의 모든 선수들은 대만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 창단 당시 월드오브탱크를 처음 시작한 사람도 있었지만, 몇 명은 기존에 Yoe Flash Wolves라는 팀에서 활동하던 사람들도 있다.


Q. HORSEMEN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어떻게 지은 이름인가?

다른 팀에 있을 당시 시즌2 경기를 진행하면서 몇몇 선수들이 말 탈을 쓰고 경기를 한 적이 있었다. 반응도 좋았고 캐릭터성도 강하다고 생각해서 팀의 트레이드 마크로 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Q. 그렇다면 이번 시즌 파이널에도 말 탈을 쓰고 나올 예정인가?

기대해 달라. (웃음)




Q. 대만 단독 팀으로 파이널 진출은 처음이다. 여기에 홈그라운드 경기까지 치르게 되었는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우리 스스로 대만의 대표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플레이가 더 많은 대만 사람들이 월드오브탱크를 즐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대만에서는 우리들의 적수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 파이널이 우리들의 진정한 적수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Q.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준비되었나?

이번 시즌 파이널 경기를 위해서 ARETE와 ELONG의 모든 경기를 철저하게 분석했고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 또한 대응책을 마련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시뮬레이션 경기도 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응을 위해서 EU, 북미 리그 경기도 많이 참고하고 있다.


Q. HORSEMEN이 생각하는 상대 팀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RETE는 굉장히 유연성 있는 팀이다.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과 방어를 할 줄 아는 팀이다. ELONG보다는 ARETE가 더 강력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공격과 전술 변환이 빠른 팀이지만 ARETE에게 질 것 같지는 않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왔다.

ELONG은 공격적인 성향의 팀이다. 특히, 미리 준비된 전략을 잘 활용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패배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랜드 파이널에 나가는 티켓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Q. 공방전의 도입과 함게 전차 티어 제한이 풀리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어려움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오히려 공방전 시스템의 도입이 우리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룰이 변경된 이후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Q. 시즌 파이널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만큼 이번 경기에서 모든 것을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HORSEMEN이 되겠다.


Q. ELONG은 자신들의 우승 말고는 관심이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HORSEMEN이 생각하는 이번 파이널의 객관적인 순위 예측은?

우리 생각에는 ARETE와 ELONG이 우리와 대적할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1등인 것은 당연하고, 2, 3등도 HORSEMEN으로 채웠으면 하는 심정이다. ELONG의 코멘트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전장에서 결과로 보여주겠다.